이 거이 누구야? 홀로 구봉활공장을 전세 내어 북망산 앞바다를 휘젔던 파이롯이?
일시: 2015/12/13(일)
장소: 대부도 북망산(구봉활공장)
기상: 북북서~북북동 1~2.5m/s
체공: 4분1초
고도: 100.1m
속도: 37.8km/h
동행: 비공어르신,홍기학상무님
보령은 서해대교가 낙뢰사고로 통행금지에다 기상예보도 북풍이라 포기를 하고 한국패러협회에서 주관하는 패러인들의 친목행사가 열리는 황금산을 가려는 계획이었었는데 이런? 토욜 오후, 황금산 기상은 약한 북풍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황금산 행 유턴... 게다가 차도 말썽을 부려 천호동 매제네 공장에 맡겨놓고 일욜, 홍상무님 차로 북풍에 비행이 좋은 구봉도로 가기로 했다.
구봉도 기상은 3시 이전까진 약한 북~북북동풍이고 3시 이후서 부터 초속 3m정도로 괜찮을 듯 했는데 홍상무님 차로 시화호 방조제를 건너며 멀리 구봉도 할공장 하늘을 보니 글라이더 한 대가 떠 있는데 예보완 달리 고도 침하도 없이 유유히 날고 있다. 활공장 사면을 떠나 앞으로 나올 때는 강풍인지 그 자리에서 호버링을 하는 듯 하고 돌아서면 빠른 속도로 사면으로 다가간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급해진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저렇게 좋은 바람인데 어째 다른 글라이더들은 안 보이고 점점 가까이 보이는 이륙장 위에도 사람 모습이 안 보인다. 완전 독채 전세를 내고 비행을 하고 있는 단독 비행자! 누굴까?
구봉도 쪽으로 접어들자마자 홍상무님이 4륜구동 차로 바로 임도를 따라 이륙장 후면까지 올라갔다. 비공어르신도 마음이 급하신 듯, 차에서 장비를 꺼내 1착으로 올라가시고... 어르신을 따라 이륙장엘 오르니... 이륙장에도 하늘에도 아무도 없이 텅비었다.
바람은 초속 약 3m정도! 아까 이름 모를 동호인이 비행을 하던 때보단 바람이 좀 죽은 듯하다. 시화호를 건너오며 바라보던 비행 모습으로는 초속 4~5m정도는 돼 보였는데... 지금은 비공어르신이 딱 좋아 하실 풍속이다. 물은 멀리서 들어오고 있는 중!
비공어르신이 서둘러 이륙준비를 하신다.
^^ 홍상무님의 이륙보조로 비공어르신이 이륙 타이밍을 잡고 계신다!
^^ 날개 세우시고...
^^ Take Up! 뒤에서 홍상무님이 힘껏 밀어드리고...
^^ 멋지게 이륙 성공!
^^ 북쪽 해안가에서 릿지로 고도를 올리시려는데 생각만큼 고도는 안 올라간다.
그래도 고도는 더 이상은 안 떨어지고 약 7부능선에서 릿지를 계속 타고 계신다. 쪼금만 더 바람이 불어주면 고도를 좀 더 올리시고 북쪽 해변 쪽으로 더 깊이 들어 가실 수 있을텐데...
한 참을 지켜보다 홍상무님이 준비를 한다.
^^ 홍상무님의 날개 셋팅!
그라운드 핸드링을 할 시간이 없어서 새 날개에 대한 감이 아직 익숙치 않아 몇 번 비행을 할 때마다 날개세우기가 좀 불안했다고 했는데...오늘은 어떨런지??(이상하게 날개를 세울 때마다 가운데가 오메가식으로 꺾어진단다)
^^ 홍상무님, 날개 세우기! 이번에는 가운데가 안 꺾어지고 제대로 올라온다!
^^ 앞으로 달리기, 여유만만하게..
^^ 멋지게 이륙 성공!
^^ 비공어르신은 약6부 능선에서, 홍상무님은 약8부~9부 능선에서 릿지 비행 중, 좀만 더 불어주면 좋으련만...
^^ 그런데 비공어르신이 착륙 모드로 해안가로 날아가신다. 물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시더니 서둘러 착륙하시려는 듯, (이륙하신 지 한 10분은 되셨으려나?)
^^ 홍상무님은 약7~9부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비행을 잘 하고 있다.
이 번에는 구봉 이륙장을 우리 3인이 전세를 냈다. 오늘 기상이 북풍이라 수도권에서 오늘 기상에 비행을 할만한 데가 여기 뿐이라 동호인들이 바글바글할 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비공어르신의 무전이 들어온다. (아까 비행중에는 무전기 개방을 안하셨었는데?)
아까 비행을 잘하던 친구가 그러는데 능선에 너무 붙어 있지 말고 바다 쪽으로 좀 나와보란단다. 홍상무님은 능선에 바짝 붙어 릿지를 탔는데 그 소리를 듣고 앞으로 좀 나간다.
그럼 이제 나도 슬슬 나가봐야지... 천천이 서둘지 않고 장비를 꺼내 셋팅을 하고 있는데 둘레길 코스로 애 하나와 부부가 올라왔다. 지금 비행하려고 하느냐며 이륙하는 걸 구경하려는 폼이다. 예보상으론 6시까지도 북풍 약3m/s이니 석양비행도 기대를 하려면 그 사람들한테 보여주려고 서둘러 나갈 필요는 없고... 잠시 기다리던 그 사람들은 내가 서둘지 않으니 구봉도 해넘이 코스로 내려간다.
날개를 풀어놓고 나니 문득 천안 흑성산에서 오른 쪽 조종줄이 캐노피 근처에서 엉켰던 생각이 난다. 그래서 이륙장에 주저 앉아 캐노피 산줄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케브라 산줄이 매듭이 져 있는 데를 발견했다. 그런데 누가 일부러 매듭을 지어 놓은 것도 아닌데 아주 단단히 매듭이 져 있다. 한참을 풀고 있는데 둘레꾼 두 사람이 올라왔다가 잠시 구경을 하다가 내려간다.
드디어 다 풀고 이륙장에 날개를 깔고 하네스를 착용하고 있는데 등산객인지 아닌지 모를 한 사람이 이륙장 뒷쪽에서 올라오고 잠시 후 비행복을 입은 사람이 올라온다. 그런데 어째 맨몸이다.
^^ 뒤늦게 맨몸으로 올라와 바람의 간을 보고 있는 날개팀원들... 이제 내가 이륙장 방을 뺄 때가 됐군...
어느 팀이냐고 물으니 날개팀이란다. 여자 회원도 올라오고 두어 사람이 더 올라와 자기들끼리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 "장비 가지고 올라올까?" "회장님이 올라오시면 결정하겠지 뭐" 등 자기들끼리 얘길 하는 걸 들으니 바람의 간을 보러 일단 맨몸으로 올라온 듯..
그 중에 중년 정도 돼 보이는 친구가 무슨 팀이냐, 몇년 되셨냐, 여기 구봉도에서 비행을 자주 하셨냐 등을 묻는 걸 보니 날개팀은 구봉도 비행을 자주 안 와 본듯..
일전에도 날개팀이 지상핸드링 연습 후 우리랑 같이 올라왔다가 바람이 약해 그냥 철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산줄 정리를 하려고 하니 산줄이 좀 엉켜있다. 그 중년친구는 산줄이 많이 엉켰다며 캐러비나에서 다시 풀고 정리하는 것이 어떠냐며 풀어준다.
내가 나이 50에 시작해 지금 70이라니 무척 나이가 많은 노인 취급을 하며 이 사람 저 사람들이 달려들어 도와준다고 하는데 내가 하겠다고 하기도 뭐해서 맡겨 두고 바람을 기다리는데 어라? 바람이 약해졌다. 홍상무님도 고도가 쳐지고 ... 물이 그 새 많이 들어왔다.
바람을 기다리다 날개를 세우고 압이 좀 약한듯 해 나가? 말어? 어쩔까 마음 속으로 잠시 망서리는 동안에 이륙타이밍을 놓쳐 일단 이륙을 포기했다. 날개팀원들이 달려들어 날개를 다시 이륙장에 깔아주고.. (아이구 고마워라!)
두 번 째, 날개 세우고 턴! Take Up! 성공!
고맙다고 크게 소리를 지르고 이륙해 나왔다 그런데 내가 이륙해 나오니 홍상무는 착륙모드다.
바람이 죽어 바리오에선 맥빠진 소리만 들린다. 좌우로 릿지를 타는데 북쪽 해변으로 나가면 고도가 더 떨어진다. 어쩔 수 없이 짧은 구간에서만 릿지를 좌우로 한 열번 돌리다가 더 버티는 건 포기하고 그냥 착륙모드로 내려 왔다.
해송 숲 옆에 착륙을 하고 나니 누군가 다가와 인사를 하는데.... 이 거이 누구야? 뜻밖에 청주의 박헌영씨다! 어찌 된 거냐니까 서울에서 모임이 있어 올라왔다가 청주로 내려가는 길에 한 비행을 했단다. 아까 혼자 신나는 비행을 한 사람이 자기란다.
혼자 비행을 왔는데 이륙장에서 일반 등산객들이 구경을 해 줘 신나게 원구봉도까지 갔다가 북쪽 해변가 끝까지 갔다오는 등 신나게 비행을 했는데 구경해 주던 등산객들도 다 내려가고 혼자 비행을 계속하려니 심심하기도 하고 바람도 좀 약해지는 듯 해 내려 왔는데 비공어르신과 내가 오실 줄 알았으면 더 버틸 걸 그랬단다.
^^ 홍상무님이 내가 착륙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잡았네? (해안가를 산책하던 커플이 내 모습을 찍고 있고...)
박헌영씨와 반가워서 인증사진 한장을 찍고 혹시 이륙장 뒷편에 차 올려 놨으면 모셔다 드리겠다고 해서 서둘러 홍상무님이 박헌영씨 차를 타고 올라 갔다.
비공어르신께 아까 좀 더 버티셔도 되실텐데 왜 서돌러 내려가셨냐니까 볼래로4가 L/D가 짧아 물 들어 와 착륙공간 없어지기 전에 착륙하려고 그러셨단다.
^^ 박헌영씨와 비공어르신!
^^ 나도 한 장!
박헌영씨와 내가 인증 사진을 찍고 있는데 글라이더 한 대가 우리들 머리 위를 지나 착륙을 하고 있는데... 해송 숲 거의 끝부분의 솔나무 가지를 왼쪽 윙 탭으로 툭치며 착륙을 한다. 휴~ 산줄 하나라도 걸렸으면...? 해송 가지가 하나 부러지던가 아니면 왼쪽으로 글라이더가 휙 돌아가던가 했을 텐데... 다행이다.
멀리 착륙해 있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날개팀 윤청씨 같다. 팀원들 착륙콜을 위해 먼저 더미로 나온듯...
그러고 보니 오늘 기상예보는 3시 이전엔 약하고 3시 넘어서 괜찮다더니 완전 반대로 오전부터 3시이전까지는 좋았다가 3시무렵서 부터는 약해졌으니 완전 반대네? ㅠㅠ
^^ 내 비행 GPS트랙, 풍향이 의외로 북동으로 나오네? 그래서 북쪽 해안 릿지가 안됐었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