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농민시위 사진을 세월호 폭력집회 사진으로 둔갑시킨 채널A ‘김부장의 뉴스통’ 진행자 김광현 부장이 24일 발표한 동아일보·채널A 정기인사에서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으로 승진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 기자들 사이에서 자숙해야 할 보도책임자를 승진시킨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광현 부장은 지난 5월6일 시사프로그램 ‘김부장의 뉴스통’에서 ‘단독입수’ 자막을 내보내고 세월호 추모집회 관련 시위대의 경찰폭행 사진을 공개했다. 채널A는 2008년 6월2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시위대에게 전경이 폭행당한 장면을 찍은 조선일보 사진, 2003년 한국‧칠레 FTA국회비준을 앞두고 열린 농민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몸싸움 장면을 찍인 오마이뉴스 사진을 ‘세월호 시위대의 경찰 폭행사진’으로 왜곡 보도했다.
결국 김광현 부장은 보도 하루만인 5월7일 공식 사과했고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김광현 부장은 2013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두고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해 일으킨 폭동”이라는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냈던 시사프로그램 ‘김광현의 탕탕평평’ 진행자이기도 했다. ‘김광현의 탕탕평평’ 역시 오보 이후 폐지됐다. 김광현 부장은 개국 이래 채널A 최악의 오보 2건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다. 이번 승진 인사에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 2013년 5월15일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방송화면 갈무리. | ||
▲ 2015년 5월6일 채널A '김부장의 뉴스통' 방송화면 갈무리. | ||
채널A 기자들은 오보 사태 당시 “시청률이 뉴스의 질을 대변하게 된 상황에서 그 누구도 상식 이하의 보도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똑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처절한 내부 반성과 함께 대책을 회사 측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영진이 이번 인사에서 오히려 보도책임자를 승진시키며 기자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채널A의 한 기자는 김광현 부장의 부국장 승진을 두고 “오보 당시에도 김 부장은 프로그램에서만 물러나고 이렇다 할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전한 뒤 “박제균 보도본부장도 이번 인사에서 논설위원으로 발령 나며 좌천성이란 얘기가 도는데 김광현 부장의 승진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의 한 기자도 “두 번이나 대형 오보를 냈던 프로그램 진행자가 징계는커녕 부국장으로 승진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