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을 뜻하지 않게 다 보내고 47일만의 비행인데... 애고 이런? 미세먼지! "캑,캑..."
일자: 2016/12/17(토)
장소: 광명 서독산 동굴
기상: 남~남서~, 북서 4~5 m/s
체공: 45분42초
고도: 414.6m
속도: 52.2 km/h
동행: 비공 어르신외 서독산 지기들
금 주말 예보도 비행은 물 건너간듯....
이상하게도 금년 가을은 주말마다 비행기상이 아니라서 활공장에 갔다가도 그냥 돌아오거나 아니면 한강에 나가 핸드링 연습을 하고 보냈는데 이번 주말에도 거의 전국이 남풍성에다 강풍예보다.
탄도항 정도면 풍향은 맞겠지만 강풍이라 안될 것 같고... 일단 비공 어르신을 뵙고 상의해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뵌 어르신은 일단은 비행이 안되더라도 동호인들 얼굴이라도 보게 서독산으로 가보자 신다.
서독산 착륙장엔 최윤권 씨등 몇몇 동호인들이 있다가 마침 동굴이륙장으로 올라들 가려는 참이란다. 풍향이 바꼈냐니까 아직 남풍성인데 일단 이륙장에 올라가서 기다려 보려고 한단다.
이륙장으로 올라가는 일행의 차 뒷꽁무니를 따라 동굴이륙장 주차장에 당도하니 선행 차들이 없다. 모두들 등산길 오거리 쉼터까지 차들을 가지고 올라간 모양이다.
그냥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운동삼아 장비를 메고 올라가기로 했다. 어르신이 먼저 올라가시고 난 후 오늘도 비행할 기상이 아니니 서둘러 올라 갈 일도 없어 여유롭게 천천이 비행화로 갈아신고 장비 꺼내어 막 짊어지는데 차 한 대가 선다. 요즘 새로 나온 '티볼리 롱바디'로 못 보던 차라서 누군가 했더니 김보중 님이 내린다. 같이 올라가자니까 올라갈까 말까 한단다. 그래서 나만 먼저 올라가기로 했다.
^^ 당도한 이륙장! 먼저 올라 온 동호인들은 강풍에다 남풍성이니 모두들 장비도 풀지 않고 대기 모드다
^^ 어르신은 서독산 터줏대감인 약초꾼과 이 얘기 저 얘기 중이시고 주차장에서 올라갈까 말까 망서리던 김보중 씨도 결국 올라온다.
한참을 동호인들끼리 한담을 나누는데 어라? 밑에 사격장 깃발을 보니 풍향이 북서서다? 바람이 돈 듯... 그러나 바람은 아직 거세다. 일단은 풍향이 돌았으니 동호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장비들을 주섬주섬 풀기 시작한다.
^^ 아직 바람은 센 편이지만 리그전 선수인 매가님이 먼저 더미로 이륙을 한다. 약간의 가스트가 있으나 무사히 이륙을 하고...
^^ 이륙하자마다 골짜기를 빠져나가며 고도가 오르더니 왼쪽 능선으로 사라졌는데 매가님이 금새 깃방위에 나타난다. 더미의 임무인 상공의 바람 상황을 보여주려는 듯...
^^ 두 번 째 더미, 최윤권 씨!... 역시 발을 떼자마자 고도가 오르는데 그 걸 본 이륙장의 남은 동호인들은 선수용 날개를 가진 고수들만 장비를 세팅한다.
^^ 두 대의 기체가 서독산 하늘에서 고도를 잡은 걸 본 착륙장의 동호인들이 줄줄이 올라온다.
비행을 나왔으면 바로 이륙장으로 올라오지 착륙장에서 비행하나 안하나 눈치(?)보다 올라오냐고 농담을 하니 남고문 왈, 남풍 이륙장인 안산 100 고지엘 가서 비행을 한 판 했는데 풍향이 서풍으로 바뀌는 걸 보고 부리 낳게 서독산으로 달려오는 길이란다.
^^ 지방에 일감을 맡아 출장 중이던 이진호 님이 오랜만에 나타난다. 그 뒤로는 김유태 님!
이진호 씨는 올라오자마자 누구 비상식량 가지고 온 사람 있냔다. 풍향이 바뀐 걸 본 진호 씨가 서둘러 올라오느라 점심을 거른 듯... 그리고 보니 몇 년 전까지는 내가 비상 식량을 가지고 다니고 했는데 요즘은 그냥 다닌지 오래됐다. 마침 누군가가 하네스에서 초콜릿 한 개를 꺼내 이 거 몇 년 된 건지 잘 모른다며 건네준다. (전에 내가 비상식량으로 가지고 다니던 초콜릿도 사실은 오랫동안 넣고 다녔는데 이륙장에서 바람 기다리느라 점심을 훨씬 지나 허기가 졌을 때 꺼내 먹으면서도 속으로 이 거 이렇게 오래됐는데 먹어도 되는 건지...? 하며 먹던 생각이 난다. 초콜릿은 오래되도 변질이 잘 안 되는 게 희한하다)
^^ 3번 기로 이륙준비를 하는 박종호 씨,
이진호 씨가 4시 넘으면 바람이 죽을 지도 모른단다. (비공 어르신은 나보고 먼저 나가라시는데 그래도 어르신이 나가시는 걸 봐야 안심이 되니... 아직도 바람이 센듯한데 나가시라고 할 수도 없고..ㅠㅠ )
어르신께 일단 준비를 하고 계셨다가 바람이 좀 자는 순간에 이륙을 하시면 되지 않으시겠냐고 말씀을 드려 어르신도 장비를 풀고 준비를 하시고, 나도 일단 장비부터 풀어 천천히 준빌 하기로 했다.
장비를 풀고 있는데 "어?어?" 소리가 들린다. 막 박종호 씨가 골짜기를 빠져 나가고 있어 왜 그러냐고 주위 동호인들께 물으니 종호 씨가 나가며 밑에 나무를 치며 나갔단다. 가스트가 좀 있으니 종호 씨가 이륙할 때 순간적으로 바람이 약해졌었나 보다.
^^ 그러고 보니 모두들 이륙을 서둔다.
^^ 다음, 강산 님이 나갈 때는 또 바람이 강해졌다.
^^ 강산 님이 턴을 하여 발을 떼자마자 떠오른다!
^^ 다음, 남건현 고문님!
^^ 역시 가스트가 있다.
마침 바람이 좀 약해졌다. 나중에 이륙장으로 올라 온 한량님께 지금 어르신 나가셔도 되겠냐고 의견을 구하니 지금 나가셔도 되실 거 같다고하여 어르신이 용기를 내신다.
^^ 한량님의 세심한 이륙 도움을 받으시고...
^^ 비공 어르신이 무난히 이륙을 하셨다.
^^ 이후 김유태 씨!
그런데 비행중인 동호인들한테 무전이 들어오는데 비공어르신이 착륙장으로 들어가신단다. 헐? 방금 이륙하셨는데...?
^^ 한량님이 날개를 세웠는데 마침 또 가스트로 날개가 불안정하게 올라가더니 뒷쪽으로 끌려간다.
역시 노련한 고수라서 이륙장 바닥에 누워 끌려가면서도 날개 핸드링을 포기하지 않는다. 주변 나뭇가지에 살짝 걸쳐졌던 날개를 다시 세워 기여히 이륙에 성공한다. 역시 베테랑이다.
^^ 이진호 씨! 역시 턴을 하여 발을 떼자마자 엘리베이터다!
^^ 이진호 씨
이제 이륙장엔 나 혼자! 캠코더를 하나는 무릎에, 또 하나는 혹시 상황이 좋으면 비행 중에 모노포드로 찍어볼까하고 막대기에 장착을 하고 계기백 포켓에 찔러 놨다. 그리고 무전기를 점검할 겸, 어르신을 호출을 하는데 응신을 않으신다.(벌써 무전기를 꺼놓으셨나 보다)
비행 중인 동호인이 대신 응신을 해 주는데 잘 착륙을 하셔서 날개 정리를 하고 계시단다. 강한 바람에 착륙을 잘 하셨다니 다행인데.. 웬일로 릿지 한 번 안 타시고 바로 착륙장으로 들어가셨지?
날개를 펴고 산줄 정리를 하는데 산줄이 엉켜 푸느라 하네스를 다시 벗어 정리를 하고...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런데 누군가 탑랜딩을 들어 온다. 요즘 날개를 바꾼 한량님인 듯... (내 혼자 이륙장에 남아 이륙을 못하고 꾸물대고 있으니 비행을 하다 말고 날 도우려고 일부러 내려오는 모양?? ㅎㅎㅎ)
한량님의 도움으로 이륙을 하고 서독산 능선마루엘 오르고 나니 오늘 나온 동호인들이 다들 고도를 잡고 잘 들 놀고 있는데 비공어르신만 쫄비행을 하셨다.
^^ 그런데 사방을 둘러보니 오늘 기상청 미세먼지 경보대로 온통 사방이 뿌옇다. 머리 위 하늘만 파랗다!
이륙한 지 한 30분 쯤 됐을라나? 남쪽 A이륙장 상공에서 유턴을 하여 동굴 쪽으로 돌아섰는데 동굴이륙장 앞 상공에서 강산님이 현란한 스파이럴 급강하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무릎 캠코더로 방향을 맞췄는데 찍혔을라나?
^^ 얼른 디카를 꺼내니 벌써 급강하 선회를 멈추고 날개를 안정시켜 자세를 잡고 있다.
^^ 4시가 넘어 워낙 늦게 이륙을 한 지라 벌써 해는 뉘엿뉘엿 서해 바다를 향해 떨어지고 있다.
1시간도 못 채우고 내려가야 할 듯... 그냥 내려가기엔 아쉬워 남 고문님을 따라 광명동굴 쪽으로 갔다가 오기로 하고... 가학산으로 건너가니 가학산 정상 정자엔 한 사람도 없다.
남 고문이 굴똑 연기 쪽으로 향하고 있어 따라가 본다. 약 50 도 정도로 기우려져 가학산 정자 쪽으로 향하는 굴뚝 연기 속으로 들어갔는데 환경오염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예전처럼 고약한 냄새는 안난다. 굴뚝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역시 열기 때문에 약간씩 들썩거리긴 하지만 심하진 않다. 무릎으로 방향을 조절하며 캠으로 찍는 거에 신경을 쓰느라 디카도 못 꺼냈다.(굴뚝 흰 연기 속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굴뚝 모습과 주변 광경을 찍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다시 서독산으로 건너와 보니 한 두 명씩 착륙하는 분위기다. 내가 말번으로 이륙하는 바람에 체공 1시간도 못 채웠는데...ㅠㅠ (차를 바꾸기 전에는 어르신이 예비키를 가 지고 계셔서 마음놓고 맨 마지막으로 착륙을 해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스마트 예비키가 없으니 천상 내가 가지고 와야 되니 어쩔 수 없이 내려가야겠네?)
^^ 착륙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도도 깎을 겸 고교 동창 김 교장 네 텃밭을 돌아 내려가는데 가을걷이가 끝난 친구 네 텃밭을 내려다보니 황량하다.
다시 서독산 능선으로 유턴하여 착륙장을 향하는데 문 사장님 하우스 옆 빈논으로들 착륙하기에 그리로 들어가는데... 어라? 바람이 약해져서 L/D가 길어져 앞의 과수농장 울타리까지 돌진한다. 얼른 우턴으로 착륙을 했는데 아직 논이 미끌미끌... 헐? 무릎 캠 괜찮을려나? 진흙이 좀 묻었다. 비공 어르신이 달려오셔서 날개를 들어 주신다.
바로 이어서 매탤님이 착륙!
^^ 오랜만에 서독산에서 보는 매탤님과 비공 어르신 기념사진!
장비를 다 챙기지도 못했는데 매탤님이 빨리 차를 타란다. 애고, 동굴행 셔틀 막차? 비공어르신이 빨리 갔다 오라신다. 매탤님 차를 타니 어라? 차 가질러 가는 기사가 나 뿐이네? (그럼 매탤님은 나 때문에 일부러 동굴까지 올라가 주신다는 말씀? 아이구 고마워라!)
^^ 12/17 오늘의 비행트랙
(사방이 미세먼지라 모노포드는 아예 찍을 생각을 않고 무릎 캠만 찍었는데 잘 찍혔으라나? 설레며 열어보니 아니? 웬일이지? 약 15 분간만 촬영이 되고 끊겨있다. 배터리가 방전됐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