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없어 좋은 날! 대천 앞바다까지 가려다가 사나운 봄바람에 새가슴이라 빽도!
일시: 2019/3/24/(일)
장소: 보령 옥마봉
기상: 남서 6~7m/s
체공: 32분32초
최고고도: 675.2m
최고속도: 49.8km
동행: 비공어르신,이동영사장님,임승철님
이번 주말은 수도권이 모두 강풍이라 비행은 틀렸거니하고 토욜 홍천 친구네 별장가서 황토방 아궁이에 고구마도 구워먹고 엉덩이도 지지고... 마침 또 금년들어 처음으로 함박눈 펑펑 내리는 것도 구경하고 보내고 있는데 임승철씨한테서 전화가 왔다. 보령이 일욜 기상은 괜찮다고 이동영사장님 차로 내려가쟌다.
비공어르신께 전활드리고 일욜 새벽에 마눌 깰까바 살금살금 집을 나왔다. 서독산 착륙장에서 이동영 사장님 임승철씨를 만나 오후엔 강풍예보라니 아침은 보령 내려가 간단히 먹고 오전에 비행을 하고 차 막히기 전에 일찍 올라오기로 했다.
쌩하고 달려 비공어르신이 좋아하시는 보령 수정식당에 도착을 하니 주인장 내외는 장을 보러 갔다고 하고 목소리가 하이톤인 중국동포인듯한 아줌마가 손님을 맞이한다.
식사를 하고 고무다라이 이인석씨가 기다린다는 보령시청으로 가 픽업을 하고 바로 이륙장으로 올라왔다. 이른 시간이라선지 동호인은 몇 없는데 바람이 생각보다 세다.
좀 춥긴 하지만 강풍에 미세먼지가 다 날라가고 모처럼 하늘이 맑고 구름은 몽실몽실! 대천 앞바다까지 손에 잡힐 듯 하니 정말 기분이 GOOD!. 오길 잘했다.
잠시후 모터바이크 동호인들 한 떼가 올라와 시원한 전망에 감탄들을 한다.풍운유수 이상기님한테 전화를 해 신고도 못하고 이륙장으로 바로 올라왔다니 반가워하며 지금 텐덤손님들과 이륙장으로 올라오는 길이란다. 잠시 후 이상기님과 플하 김은호팀장님이 텐덤손님들을 대동하고 올라 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오후에 바람이 쎄지니 오전에 이륙하시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해준다.
^^ 환갑이 넘은 이상기님이 능숙하게 텐덤손님을 태우고 이륙을 한다!
잠시 후 골드윙 팀들을 비롯해 오랫만에 보는 전국 각지의 동호인들이 올라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바람이 좀 강한 듯하니 더 쎄지기 전에 나가려 서두르는 동호인들이 있는 반면에 좀 약해진 듯 할 때 나가려고 망서리는 동호인들도 있고 또 장거리로 째려고 사나운 봄기상을 기다려 온 고수들은 써멀이 더 익기를 기다리기도 하고 ...
성품과 기량에 따라 이륙하려는 개인별 이륙타이밍이 달라 이륙장에 올라와 있는 동호인들 수에 비해 활주로가 붐비질 않으니 그 것도 참 묘한 조화다.
비공어르신은 어떻게 하실 건지 여쭤보니 망서리시며 나중에 봐서 나갈테니 먼저들 나가라신다. 고수들한테 의견을 물으니 어르신은 지금 나가시는게 좋으실 듯하다고 말씀드리니 서둘러 장비를 꺼내신다.
어르신이 캐노피를 이륙장에 깔아놓자마자 이성환씨와 이동영사장님이 달려들어 장비 점검을 하며 이륙준비를 돕는데 오늘 동생 텐덤을 태워주려고 왔다는 이성환씨가 산줄 정리하는 폼이 무척 날래다.
^^ 이성환씨와 이동영사장님의 세심한 이륙도움으로 비공어르신이 막 이륙을 하시는 순간! 발뒤꿈치 부상 후유증으로 힘차게 차고 나가시질 못하신다.
^^ 88세 미수이신 비공어르신이 무사히 이륙을 하셔서 나가신다!
릿지 붙이실 생각은 않으시고 계속 앞으로 전진을 하시는데 고도는 점점 더 올라간다.
날개가 그리 크게 요동을 치는 건 아닌 것 같아 안심을 하고 나도 부지런히 이륙준비를 하는데 이성환씨가 여동생에게 탠덤하네스를 입혀주고 이륙할 때 바람이 쎄 혹시 끌려가면 다치지 않도록 구르는 시범을 보이는데 무척 진지하다.
날씨가 좀 추우니 비행복에다가 버프까지 치켜올리고 며칠 전에 비행화 대용으로 남대문 도깨비시장에서 사서 약간 개조를 한 군화를 단단히 옭아 매니 발목이 길어 생각보다는 발목 다칠 염려는 없을 듯하다
이륙준비를 하며 비공어르신 글라이더를 찾으니 안보여 다른 동호인들에게 물으며 찾아보니 대천역 부근 하늘에 엄청 높이 떠 계신다.
날개 위로는 제법 큰 구름이 있어 이동영사장이 무전으로 구름을 피하시라고 계속 송신을 하니 나중에 남쪽으로 기수를 트신다. 무전 콜을 들으셨나 보다고 생각을 했는데 잠시 후 다시 구름이 있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신다. 계속 무전을 날리는데 꿈적도 않으시는 걸 보니 아마도 무전기를 안 켜놓으신 듯 하다. 비행경험이 풍부하시니 충분히 알아서 비행 컨트럴을 하실 분이라 크게 걱정은 안된다. 약 1천m는 넘어 보이니 현재까지 이륙한 글라이더 중에는 최고고도를 잡아서 탑이시다.
나도 이륙준비를 다하고 나서 아예 화장실까지 들려 몸과 마음까지 홀가분하게 만들고 이륙장으로 올라오니 임승철씨등 웬만한 동호인들이 많이 나가 이륙장이 다소 한산해졌다. 이륙장을 잠시 비운 동안 바람이 좀 얌전해졌었나 보다. 비공어르신을 찾아 보니 안보이신다. 다른 동호인들한테 물으니 방금 착륙을 하셨단다. (휴~ 이제 안심!)
이동영사장님의 도움으로 이륙장 활주로에 섰다. 옆에서 이륙하려던 다른 동호인이 날개를 세우다 실패하여 쏟아지는 날개에 잡혔다가 동호인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와 바로 이륙!
이륙장 앞 사면에 나오자마자 요란하게 바리오가 운다. 바로 앞으로 빼기 전에 옥마산 중계소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늘이 다소 남끼가 있으니 역시 옥마산 정상 남쪽 사면에서 날개가 사정없이 흔들린다. 그래도 해풍이여선가 날개가 접히지는 않는다. 북쪽으로 돌아 이륙장 상공에 이르니 그래도 미련이 남아 다시 중계탑 쪽으로 향하는데 어라? 이번에는 바람이 팍 죽어 고도가 약간씩 떨어진다. 중계탑을 저 아래 발밑에 두고 사진 한 방 박으려던 생각으로 몇번을 그 앞에서 비비적거려도 더 이상 소득이 없어 이번에는 벌판쪽으로 나가본다. 사면을 떠나 나가봐도 걸리는 건 거품성 써멀뿐! 아까 비공어르신 나가실 때처럼 계속 쳐 올리는 바람이 아니다.
에이, 그럼 북쪽으로 나가 골프장과 보령시청을 한바퀴 돌아 착륙을 하기로 한다.
^^ 보령화력발전소의 굴둑연기를 보니 약 45도정도로 바람이 약하다. 써멀도 없고 서서히 고도가 떨어진다. 바로 앞에 우드피아 골프장! 그 앞에는 보령시청, 그리고 더 멀리 뒤에는 대천항이 보인다.
이제 고도가 서서히 떨어져 착륙장으로 향하려니 바리오 상승음이 들린다. 다시 이륙장 능선쪽으로 붙여 고도를 더 올릴까 하다가 다시 또 고도가 까져 포기를 하고 착륙장 방향으로 돌리니 바리오 상승음이 서서히 빨라진다. 그럼 여기서 써클링으로 고도를 잡아 대천앞바다까지 가? 그런데 앞바람이 너무 쎄고 봄기상이라 웬지 기분이 썩 내키지를 않는다. 그럼 종합운동장이나 한바퀴 돌고 유턴을 해 착륙장으로 들어가기로 하고 운동장으로 향한다.
^^ 고압선을 넘어 이륙장으로 향할까 하다가 마음 고쳐먹고 운동장 한 바퀴 돌고나서 고도가 되면 그 뒷산 너머 남포저수지도 까지 갔다오기로...
^^ 앞바람이 강하니 서서히 고도가 떨어진다. 애구 남포저수지는 안되겠네? 모처럼 그 옛날, 비공어르신 큰아드님이자 나의 패러 사부인 성소장님이 호버크래프트 조종 연습을 하던 남포저수지까지 돌아보려 했는데...
^^ 앞바람을 뚫고 더 나가면 운동장 주차장에 내릴 수는 있겠지만 이쯤에서 유턴을 해 착륙장으로 돌아가야 할 듯...
유턴을 해 뒷바람을 받으니 순식간에 착륙장 상공으로 돌아와 고도처리를 위해 착륙장을 지나 북동쪽에서 돌아 착륙장 진입을 하려는데, 헉? 나보다 약간 높은 고도에서 역시 착륙접근을 하는 글라이더가 있다.우턴으로 피해 한바퀴 돌았는데 이런? 다시 또 날 따라 오른 쪽에 보인다. 한 바퀴 더 돌아 양보를 하니 내 앞으로 나와 먼저 착륙을 한다.
그 친구에게 양보를 하느라 착륙장을 앞에두고 지그재그 비행을 하느라 고도를 많이 까먹어 비공어르신이 기다리고 계실 클럽하우스 앞 가까이 착륙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착륙장 초입부근에 착륙을 하고 돌아서니 바로 따라내리는 기체가 있다, 안산의 장동훈회장님이다.
^^ 마침 안산부라보 이병일 팀장이 동영상으로 나와 장회장 착륙장면을 찍어줬다. 고마워유~
^^ 오늘같이 죽 끓는 봄기상에 장동훈회장과 무사히 땅을 밟은 걸 자축하며...
내려서 보니 임승철씨가 착륙한지 얼마 안됐는지 장비를 다 챙겨가고 있다.고무다라이 이인석씨는 누군지 초보자의 지상 핸드링을 도와주고 있는데 외국인인 듯...
^^ 아까 이륙장에서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후다닥 이륙해 나간 임승철씨 김선명씨 이인석씨등이 모두다 요기에 착륙을 했는지 다 모여들 있기에 기념사진 한 방!
가운데 지상연습을 하던 초보자는 교환학생으로 와 공부를 하는 남아프리카 여학생이라는데 지금 바쁘게 텐덤비행을 해주고 있는 플하 김은호팀장의 교육생으로 오늘 처음으로 지상연습을 하는 거라는데 이인석씨 말로는 무척 감각이 빠르단다.
^^ 착륙장 상공에는 착륙을 위해 접근하는 글라이더들이 귀접기로 고도를 죽이고 있다.
^^ 마침 플하 김은호팀장이 체험승객을 태우고 착륙을 하고 있다.
^^ 바로 뒤엔 풍운유수 이상기님이 역시 체험승객을 태우고 들어오고... 벌써 몇번의 비행인지 오늘 두 분이 몰려드는 체험승객들로 이륙장을 오르락 내리락 정신이 없다.
장비를 챙겨 대천패러 클럽하우스 앞으로 오니 비공어르신이 하우스 앞 의자에 앉아계신다. 뵙자마자 여쭤보기도 전에 오늘 아주 혼이 나셨단다. 계속 고도가 올라가는데 도저히 고도를 깎을 수가 없으셨단다. 무전기 안 켜셨냐고 여쭤보니 깜빡하고 안 켜고 이륙을 하셨는데 글라이더가 흔들리고 자꾸 고도가 올라가 중간에 무전기 켤 여유도 없으셨단다. 사무실에 들어가 커피 한 잔 얻어 마시고 어르신,전봇대님등과 하우스 앞에 의자를 놓고 나란히 앉아 상공의 비행하는 글라이더들을 구경하는데 몇몇 동호인들은 새까맣게 고도를 잡아 구름 속으로 들락날락하는데 그 중 한 대가 골드윙 함둘라님이란다.
^^ 함둘라님,고도가 약 1500m는 되는 듯....
^^ 줌으로 당겨 잡은 함둘라님! 구름속으로 들락날락한다.
^^ 지금까지는 비공어르신이 탑이셨는데 함둘라님이 아무래도 어르신 기록을 깬 거 같다며 내려오면 혼내야겠다는 등 농담을 하며 구경하는 재미도 괜찮다.
기상은 봄기상답게 들쑥날쑥이다 지금은 이륙장에서 막 이륙한 날개들이 엘리베이터를 탄듯 곧장 고도가 오른다
마침 독수리 한 마리가 이륙장에서 막 이륙해 곧장 앞으로 나오고 있는 글라이더 뒤에서 마치 글라이더와 경주를 하는 듯이 날개를 쭉 펴고 앞으로 나오는 데 역시 비행도사와는 상대가 안된다. 독수리는 훨씬 앞의 패러글라이더를 추월하더니 금새 격차가 상당하게 벌어진다.
전인권씨가 와 인사를 한다. 오늘 매가님, 유태씨 제동씨랑 같이 왔다는데 매가님과 유태씨는 이륙장 뒤로 넘어갔단다.
잠시후 제동씨가 오더니 유태씨는 약 17K 정도에서 착륙을 했고 매가님은 30몇K를 날아가 부여 낙화암 부근에 착륙했다고 픽업해 달라는 연락이 왔단다. 전인권씨가 픽업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다.
임승철씨가 한 번 더 비행을 안하시겠냐는데 비공어르신이나 나는 하루에 '한 탕 주의'라며 사양을 하고 올라가라고 했다.
^^ 아까 임승철씨랑 이륙장으로 올라갔던 플하 김은호팀장의 텐덤이 또 들어온다.
^^ 분홍색 글라이더가 누군가 했더니 한동안 보지 못했던 양동화씨다. 여성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했었는데 오늘 오랜만에 본다.
^^ 아까 구름속으로 들락날락하던 함둘라님이 착륙을 했다.
고도를 그리 높이 잡았는데 왜 대천 앞바다까지 갔다오지 그랬냐고 했더니 그렇잖아도 가려고 했는데 앞바람이 강해 전진이 잘 안돼서 포기를 했단다.
^^ 남녁 지방으로 인사발령이 나 오랜만에 보는 양병천팀장이 정밀착륙용 날개를 타고 들어오는데 도랑 건너편 클럽하우스로 건너 가려다 도랑 못 미쳐에 내린다.
부인인 하재련 선수도 오늘 같이 왔다는데 글라이더가 낯설어 어느 글라이더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두 부부가 비공어르신과 내게 인사를 하러 왔다.
방금 텐덤 한 비행을 하고 내려 온 이상기씨에게 전에부터 궁금하던 착륙장 부지주인이 누군지 물어봤더니 지금 클럽 사무실 안에 계신단다. 클럽하우스 안으로 나를 데리고 들어 가 김현우님이라며 낯이 설은 한 분을 소개해주는데 점잖게 생긴 분이다. 대천패러 체험비행 업체의 대표를 하고 계신단다.
예전 시청앞 착륙장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바람에 착륙장이 없어져 동호인들이 애로를 겪고 있을 때 서슴없이 개인 돈으로 넓은 땅을 사들여 동호인들께 착륙장으로 제공을 해 주셔서 그동안 보령에 비행을 올 때마다 고맙게 생각을 했는데 어느 분인지 몰라 인사도 못 드렸다니 쑥스러워한다. 비공어르신까지 따라들어 오셔서 역시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웬만한 사람이면 그런 큰 자금을 패러동호인들께 조건없이 희사를 했으면 자랑삼아 떠버리고 다니며 공치사를 했을텐데 나를 포함 외지 동호인들이 그동안 누군지도 모르고 수년간을 비행을 다녀 갈 정도이면 김현우님이란 분도 어지간히 입이 무거운 분이란 걸 알만하겠다.
^^ 지금은 바람도 쎄지고 한 창 열도 튀어 오후 4시부터나 다시 비행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좀 한가한 두 베테랑 텐덤파이롯인 이상기님과 김은호님과 함께 ...
늦은 점심을 함께 하러 가자는데 2차비행을 하러 올라간 임승철씨가 내려오면 차밀리기 전에 바로 출발해야 된다며 사양을 하고 임승철씨 내려 오길 기다리는데 임승철씨는 감감 무소식이다. 전화를 하니 바람이 쎄서 이륙을 못하고 있다며 내려갈 차편이 있으면 그냥 철수를 하려는데 차 편도 없단다.
그도 그럴 것이 동호인들이 대부분 점심을 먹으러 가거나 1차비행 후 철수를 해 이륙장에 있는 차편이 지금 없을 시간이다.
한참을 더 기다리다 또 전화를 하니 마침 내려가는 차편이 있어 철수를 하는 중이란다. 임승철씨가 내려 온다음에 바로 우리들은 시내에서 뼈해장국으로 늦은 점심을 하고 상경길에 올랐다.
다시 돌아 온 서독산 착륙장엔 아침에 세워져 있던 이진호씨 차 한대만 덜렁 세워져 있고 아무도 없다. 아마도 바람이 강해 서독산은 아무도 안 왔었던 듯...
어르신을 모셔다 드리고 8시 무렵에 집에 도착하니 집사람이 빨리 왔다고 놀란다.
^^ 나중에 비행괘도를 살펴보니 착륙장으로 향할 때 만난 써멀에서 써클링을 않고 그냥 빠져 나온 것이 무척 가슴이 쓰리다. 죽이되던 밥이 되던 한 번 승부를 걸어보는 건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