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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할 이 사람! '마이클 혼다' 미국 하원 의원

by skyrider 2008. 11. 13.

보고싶은 얼굴 2008/11/12 12:37 정운현

엊그제 저녁뉴스를 보다가 반가운 이름을 접했습니다.
먼저, 뉴스 내용은 오바마 당선자의 선거 '뒷얘기'였는데,
재미교포 사회에서 알게모르게 오바마를 많이 도왔다는 얘기였습니다.
이민 1세대들은 보수적이어서 대개 공화당 성향인 반면,
이민1.5, 2세대, 즉 젊은층 가운데는 진보성향도 적지 않을 뿐더러
이번 미국 대선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사람도 더러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젊은이는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하고,
LA지역에서는 교포들이 5만불을 모아 오바마 진영에 건넸다고도 하더군요.
하나 덧붙일 것은, 이런 젊은세대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단순히 유권자로서의 정치참여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랍니다.
즉, 그간 재미교포들은 미국사회에서 주변부, 즉 아웃사이더로만 살아왔는데,
젊은이들 가운데는 주류사회로의 편입을 위해 이런 식으로 의사표현도 한다더군요.
저는 이들의 이런 표현방식을 나쁘게 보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미국생활을 할 바엔 그 사회의 주류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세금 똑같이 내고, 각종 의무는 다 하면서 종처럼 살 이유가 없죠.

작년 11월말 한국을 방문한 혼다 의원이 한국측 지인들이 마련한 환영식에 참석한 후 기념촬영한 모습. 뒷줄 오른쪽 세번째가 혼다 의원(롯데호텔, 필자 촬영)


쓰다보니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요, 본론은 이제부텁니다.
한편, 이 뉴스 말미에 리포터는 이런 말을 덧붙이더군요.
오바마 당선자는 아시아(아시아인) 등 소수민족 문제에도 관심이 많고,
(그 연장선상에서) 마이클 혼다 의원이 입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하더군요.

마이클 혼다 의원.
그는 미 하원 의원입니다.
미국 하원 의원이 한 두 명이 아니지만 저는 유독 그의 이름만을 기억합니다.  
지난해 연말 그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구요,
저랑 한국측 인사 몇이서 노래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도 있습니다.

혼다'라는 일본식 성(姓)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일본계 3세 출신입니다.
한국계도 아닌, 일본계 혼다 의원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그가 작년 7월,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는데 앞장선 주역이기 때문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주셨으니 우리에게는 참 고마운 분이죠.
작년 11월말 한국을 방문한 혼다 의원은 '나눔의 집'을 찾았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자 그는 첫 마디에
"My Sisters(자매님들)!"이라며
할머니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이런 표현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도 그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 국회의원들이라면 혹 자기 집안에 '위안부' 출신이 있을까봐 걱정부터 할겁니다.
(다만,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민주당 이미경 의원님은 제외합니다)  

혼다 의원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된 데는 개인적인 경험도 무관치 않습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정부가 일본계 미국인을 격리, 수용한
콜로라도 집단수용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결국 그는 태평양전쟁으로 인한 또 하나의 전쟁 피해자인 셈이지요.
그는 일본의 전쟁책임 문제에 대해 하원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그의 '조국'이랄 수 있는 일본정부는 혼다 의원을 싫어하고, 또 무서워합니다.

이번 오바마 정부는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들과 동맹관계는 계속 유지해나가되,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정리도 해나갈 모양입니다.
이런 점은 오바마가 과거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과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암튼, 마이클 혼다 의원 같은 분이 입각헤서 해묵은 문제들을 풀어나갔으면 합니다.
이 일에는 우리 한국인들도 도울 일이 있다면 도와야할 것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드는 생각 하나는,
대통령이 바뀌니 하루 아침에 세상이 확 바뀌더라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또 좋으면 좋은대로, 싫으면 싫은대로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부쩍 미국이라는 나라가 예전과는 달라 보이고,
또, 미국에 대해 거는 기대도 생겨났음을 숨기지 않겠습니다.


노래 부르길 좋아하고 소탈한 성격의 혼다 의원. 가운데 등을 보인 사람이 혼다 의원


KMW커뮤니케이션즈의 김 대표(왼쪽), 민주당 이미경 의원(가운데)과 술잔을 나누는 혼다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