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나비가 된 노무현'..봉하마을의 탄성
ⓒ봉하=사진공동취재단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에 날아든 흰나비 한 마리가 포착됐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닷새째인 27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차려진 빈소에 놓여진 영정사진에 흰나비 한마리가 머물다 사라졌다. 이를 본 이들은 “나비가 되신 님”이라며 애도의 뜻을 더한다.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찾아온 하얀 날개의 나비 한 마리를 통해 묘하고 막연한 그리움이 샘솟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나비와 인연이 많은 대통령이었다. 나비대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군은 그의 취임 하루 전인 2003년 2월24일 나비를 날려 축하했다. 재임일과 똑 같은 1825마리의 나비로 참여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지난해 이곳을 찾아 직접 나비를 날렸다. 그해 4월21일에는 ‘2008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찾아 나비를 날리며 즐거워 했다. 7월3일에는 함평군 해보면 대각리 오두마을 생태체험관 ‘황토와 들꽃세상’을 찾아 나비를 날렸다. 오두마을과 고향 봉하마을의 교류협약체결이 있던 날이었다. 묘하게도 모두 흰나비들이었다.
나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영혼’을 상징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묘지 주변을 날아다니는 나비가 죽은 사람의 영혼이라고 생각했다. 애벌레가 일시적 죽음과도 같은 번데기 상태를 지나 아름다운 나비로 변신해 날아다니는 것을 육신에 갇혀있던 인간의 영혼이 해방돼 자유로워지는 것에 비유했다.
그리스 신화에는 사랑의 신 에로스의 사랑을 받은 공주 프시케가 등장한다. 그리스어로 프시케는 나비이자 영혼이다. 프시케는 나비의 날개를 단 소녀로 그려지곤 했다. 제주에 세워진 나비테마파크의 이름이 ‘프시케월드’로 지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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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화에서도 죽은 자의 영혼이 나비가 된다. 먀오족이라는 소수민족은 나비가 집안으로 날아들면 조상이 왔다며 음식을 차려내는 풍습을 아직도 지키고 있다.
한국의 아랑 전설에도 나비가 된 혼이 등장한다. 정조를 지키려다 죽음을 당한 밀양부사의 딸 아랑이 나비가 돼 자신을 죽인 관노의 상투에 앉아 범인을 밝혀낸다는 설화다. 작가 김영하는 이 전설을 소재로 ‘아랑은 왜’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다. 연극, 영화에도 모티프로 사용돼왔다.
가족상을 치른 후 무덤가에서 풀벌레나 뱀을 목격하고 고인의 영혼으로 여기는 이들도 많다. 나비도 빼놓을 수 없다. ‘맑은 영혼’은 나비가 된다고 한다. 불교 윤회설의 영향인지 죽은 이의 영혼이 미물에 실렸다고 믿기도 한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넋이라도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비가 된 노무현'이 날갯짓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29일 이승을 영영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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