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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자료창고

DJ와 MB의 UN 연설 풍경! 이렇게 다를 수가???

by skyrider 2009. 9. 28.
지난 23일 행한 이명박 대통령의 UN 기조연설이 인터넷에서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보는 이들을 낯부끄럽게 만드는 텅 빈 연설회장 사진 때문인 듯.

김대중 전 대통령 때만 해도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총회장이 가득 매워졌었는데, 불과 10년만에 거짓말처럼 풍경이 바뀌자 네티즌들도 저으기 충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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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의 UN 연설 사진(서울신문 2000년 9월 9일자 A9)

2000년 9월 7일자 <한국경제>는 당시 UN 총회장의 공기를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한국경제>는 '친DJ'와는 거리가 먼 신문지입니다).

"김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각국 대표들은 큰 박수를 보냈으며 총회 회의장 4층의 취재진 1백여명도 함께 박수를 쳐 국제사회에서 김 대통령의 지명도를 실감케 했다.

세네갈 대통령 연설때 상당수 비어있던 총회장 자리는 김 대통령의 기조연설이시작되자 이를 경청하기 위해 자리로 돌아온 각국 대표들로 다시 채워지는등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상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자리를 비웠던 사람들마저 김 전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되돌아 왔을 정도였다니, 그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쪼 아닙니까. 그러면 이 대통령의 UN 연설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한 마디로 썰렁 그 자체였습니다. 아래 사진에도 나와 있지만, 대부분의 정상들이 자리를 비워 텅텅 빈 상태였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이들은 함께 간 김윤옥 여사와 그의 딸, 그리고 북한대표부 외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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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의 UN 연설 사진(한국일보 2009년 9월 25일, A4)

입만 벌리면 '명비어천가'를 불러대는 <조선일보>조차 이 대통령의 UN 연설 소식을 전하면서 "물 관리 국제협력 체제 구축" 등등, 발언 내용만 집중 보도하고 총회장 분위기 등에 대해선 굳게 입을 다물었을 정도.

어떤 신문지들은 이것도 변명한답시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길게 시간을 잡아 먹은 바람에 일이 꼬였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만, 그런 해프닝이 없었다면 이 대통령 연설 때 만석을 이뤘을까요? 참고로, 카다피는 3번째고, 이 대통령 차례는 10번째였습니다.
 
이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부각시킨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는 기사 밑에 달린 자조적인 댓글 몇 개를 소개합니다. 네티즌들의 촌철살인에 입이 절로 벌어지실 겁니다. (2009.09.28)

"아하, 듣는 사람이 없어서 소리 없는 전쟁이었다고 한거군요"
"청중 없는 연설이었겠지"
"정말 씁쓸합니다. 국제적으로 무시당하는 대통령이라니.."
"거긴 미국이라서 동원아줌마들을 끌고 갈 염두가 안 났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