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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자료창고

과거 자기치부 찾아냈다고 징계? 사장되더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by skyrider 2010. 2. 12.

김인규 5공 찬양 리포트, KBS 기자협회장 중징계

미디어비평 2010/02/12 12:27 유창선






설 연휴를 앞두고 KBS에서 또 한번의 폭거가 자행되었습니다. 김인규 KBS 사장의 5공 정권 찬양 리포트 기억하시죠. 5공 정권 아래에서 정치부 기자로 있던 김 사장이 KBS 뉴스를 통해 전두환 정권와 민정당을 찬양했던 리포트들말입니다. 정말 낯뜨거운 독재정권 찬양 리포트를 보면서 우리는 경악했고, 그런 인물이 KBS 사장이 된 것에 대해 개탄했습니다.


당시 이 귀중한 자료는 KBS 기자협회 블로그 싸우는 기자들‘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해 11월 이명박 대통령 특보 출신 김인규 씨가 KBS 사장으로 임명된 뒤 그의 자질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과거 리포트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김인규 사장은 5공과 6공 군사정권 하에서 적극적인 부역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기자협회는 김인규 사장이 당시 군사정권을 찬양하고 비호한 대표적인 리포트를 분석해 기자협회 블로그에 게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진우 KBS 기자협회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었다고 하네요. KBS 기자협회에 따르면 KBS 사측은 지난 8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김진우 협회장에 대해 감봉 2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징계 사유는 김인규 사장의 5공 시절 리포트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라고 합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KBS 기자협회 블로그에서는 “O양 비디오도 B양 비디오도 아닌 김인규 비디오 유출이다”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과거 KBS 뉴스를 통해 온 국민에게 내보냈던 리포트를 국민 앞에 다시 공개한 것이 무슨 잘못이란 말입니까. 김인규 사장이 이제라도 부끄러움을 깨달은 것일까요. 자신의 5공 정권 부역행위가 기자로서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를 뒤늦게나마 깨닫고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서 이런 것일까요.


하지만 엄연히 사실인 역사의 기록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김진우 협회장은 사측에 재심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제 설연휴에 들어가기는 합니다만, KBS에서 이런 비이성적인 일이 또 일어났다는 것 함께 알고 있어야겠습니다. 그리고 MBC 사태의 추이에도 우리가 관심을 계속 가져야겠구요.


다음은 이번 일에 대한 KBS 기자협회의 성명서 전문입니다.


<성명서>비겁하고 몰염치한 기자협회장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김진우 기자협회장에 대한 징계가 결정됐다. 사측은 기자협회장에게 성실 의무 위반과 콘텐츠 유출 등을 이유로 감봉 2개월의 중징계를 했다. 특보사장 김인규가 과거 5공 시절 보도한 군부독재정권 찬양 리포트를 외부에 유출해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거다.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모르는 징계 결정이다.


기자협회는 지난해 신임 사장의 언론관을 검증하기 위해 과거 기자 시절 보도 내용을 분석했다. 그 결과 특보사장 김인규는 정치부 기자 시절 5공에 적극적으로 부역한 사실을 확인했다. 과거 행적과 최근 대선 특보 활동을 토대로 김인규 씨는 'KBS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지킬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기자협회는 저널리즘의 원칙에 의거한 이 분석 결과를 공론화했을 뿐이다.


사측은 이미 전임 협회장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징계를 계속해 왔다. 김현석 전 협회장은 파면과 정직의 징계를 받고 지역으로 인사 보복까지 당했다. 민필규 전 협회장도 김현석 전 협회장의 파면에 항의하는 대휴투쟁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경고 징계가 확정됐다.


사측이 전 협회장에 이어 이번에 '저작권 위반'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사유까지 끄집어내서 현 기자협회장에 대한 징계를 감행한 것은 결국 협회를 길들이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 기자협회는 정권의 KBS 장악을 거부하는 저항의 몸부림을 계속해왔다. 현 KBS 수뇌부의 비상식적인 조직운영에 맞서 상식의 목소리를 지켜왔다. 이번 징계는 이에 불편해진 사측의 탄압으로 볼 수밖에 없다. 공식적인 조직을 넘어 기자들의 자치조직까지 장악하려는 음모이다. KBS의 저널리즘과 자존심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기자협회를 무력화하려는 잔인한 폭력이다.


사측은 알아야 한다. 이런 유치하고 또 잔인한 방식의 징계로 기자들을 순치할 수는 없다. 기자협회는 이번 김진우 협회장의 부당한 징계, 그리고 전 협회장들에 대한 비겁한 보복에 대해 의연하게 싸울 것이다. 상식이 몰상식을 몰아내는 싸움을 부단히 전개해 나갈 것이다. 사측은 비겁하고 몰염치한 기자협회장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2월 11일 KBS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