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은 댐과 보, 허무는 추세
한겨레 | 입력 2010.03.30 19:50
[한겨레] 허재영 대전대 교수, 외국 댐 철거사례 발표
미국 650개·일본 326개 보와 댐 허물어
한국에서는 정부가 16개의 보와 377㎞의 제방을 만드는 4대강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강을 자연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오히려 만들어진 수백개의 보와 댐을 다시 허무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자연 하천을 파헤치고 강 주변의 생태를 망가뜨리는 4대강 사업은 이런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서울 한강의 생태적 복원'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로 나선 대전대 허재영 교수(토목공학)는 "미국은 191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43개 주에서 650개 이상의 보와 댐을 철거했다"며 "특히 2007년에만 12개 주에서 54개의 댐을 없앴다"고 밝혔다. 또 허 교수는 "일본도 2001년 4월까지 전국 하천에서 농업용수 취수용 보 326개를 제거했다"며 "두 나라에서 철거된 시설물은 모두 높이 15m 미만의 소규모 댐이나 보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전국 1만8000여개의 보 가운데 높이 1m 이하 규모의 보가 70%가량이며, 1~2m 규모가 25%, 2m 이상의 보가 5%를 차지하고 있다. 허 교수는 "선진 외국에선 기능을 다한 보나 소형 댐 등은 물론 일부 기능이 살아 있는 하천 시설물까지 철거해 하천의 자연생태를 복원하는 추세"라며 "한국 정부는 4대강을 살린다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없던 보와 제방을 새로 만들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허 교수가 발표한 < 해외의 댐 철거 사례 및 추세 > 보고서를 보면, 외국에서 철거되는 보나 댐의 규모는 조금씩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보나 소형 댐을 주로 철거하다가 점차 대형 댐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은 1988년 대형 댐인 위스콘신주 울런밀스댐, 1995년에는 샌드스톤댐, 이듬해에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윌리엄즈버그댐을 헐어버렸다. 최근엔 캘리포니아주의 마틸리하댐과 워싱턴주 엘와댐 등의 해체를 논의중이다.
댐 종주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의 댐 해체 바람은 '자연에 대한 지나친 개입을 피해야 한다'는 단순한 명제에서 출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홍성태 상지대 교수(문화컨텐츠학과)는 "서구에서는 200여년 전에 댐과 제방을 쌓고 강을 준설해왔지만, 100년 전부터는 이를 반성해왔고, 50년 전부터는 댐과 제방을 헐어왔다"며 "댐과 제방 건설이 나중에 생태계 파괴에 따른 엄청난 비용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깨달은 결과"라고 말했다.
김기성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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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650개·일본 326개 보와 댐 허물어
한국에서는 정부가 16개의 보와 377㎞의 제방을 만드는 4대강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강을 자연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오히려 만들어진 수백개의 보와 댐을 다시 허무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자연 하천을 파헤치고 강 주변의 생태를 망가뜨리는 4대강 사업은 이런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서울 한강의 생태적 복원'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로 나선 대전대 허재영 교수(토목공학)는 "미국은 191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43개 주에서 650개 이상의 보와 댐을 철거했다"며 "특히 2007년에만 12개 주에서 54개의 댐을 없앴다"고 밝혔다. 또 허 교수는 "일본도 2001년 4월까지 전국 하천에서 농업용수 취수용 보 326개를 제거했다"며 "두 나라에서 철거된 시설물은 모두 높이 15m 미만의 소규모 댐이나 보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전국 1만8000여개의 보 가운데 높이 1m 이하 규모의 보가 70%가량이며, 1~2m 규모가 25%, 2m 이상의 보가 5%를 차지하고 있다. 허 교수는 "선진 외국에선 기능을 다한 보나 소형 댐 등은 물론 일부 기능이 살아 있는 하천 시설물까지 철거해 하천의 자연생태를 복원하는 추세"라며 "한국 정부는 4대강을 살린다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없던 보와 제방을 새로 만들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허 교수가 발표한 < 해외의 댐 철거 사례 및 추세 > 보고서를 보면, 외국에서 철거되는 보나 댐의 규모는 조금씩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보나 소형 댐을 주로 철거하다가 점차 대형 댐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은 1988년 대형 댐인 위스콘신주 울런밀스댐, 1995년에는 샌드스톤댐, 이듬해에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윌리엄즈버그댐을 헐어버렸다. 최근엔 캘리포니아주의 마틸리하댐과 워싱턴주 엘와댐 등의 해체를 논의중이다.
댐 종주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의 댐 해체 바람은 '자연에 대한 지나친 개입을 피해야 한다'는 단순한 명제에서 출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홍성태 상지대 교수(문화컨텐츠학과)는 "서구에서는 200여년 전에 댐과 제방을 쌓고 강을 준설해왔지만, 100년 전부터는 이를 반성해왔고, 50년 전부터는 댐과 제방을 헐어왔다"며 "댐과 제방 건설이 나중에 생태계 파괴에 따른 엄청난 비용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깨달은 결과"라고 말했다.
김기성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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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이자어강 인공둑 허물자 홍수 줄고 생태계 ‘활기’
한겨레 | 입력 2010.03.30 20:00 | 수정 2010.03.30 22:50
이자르강은 뮌헨을 통과해 도나우강으로 유입되는 총 길이 289㎞의 하천으로, 20세기초 독일은 홍수 등 기상 재해를 막기 위해 강을 직선 수로로 바꾸고 인공제방을 쌓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수질이 점점 악화되고 지하수는 고갈됐으며, 홍수 피해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 홍수란 강물이 굽이굽이 돌며 주변의 낮은 지대로 물이 넘쳐 흐르면서 그 위력이 줄어드는데, 완충지대가 없는 직선 수로는 피해를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제방으로 물길을 가둔 일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은 뮌헨 시민들과 시민단체, 시 의회 등은 1989년 수로를 뜯어내 원래의 자연 하천으로 바꾸는 '이자르강 재자연화 사업'에 착수했다. 뮌헨시는 289㎞ 가운데 우선 8㎞를 복원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결합된 조사단을 만들어 10년 동안 철저한 사전조사와 준비기간을 거친 뒤, 2000년부터 3단계로 나눠 2010년에 완공한다. 8㎞를 복원하는 비용으로 약 3000만유로(458억원)가 소요됐다. 634㎞에 이르는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단 4개월만에 끝내고 22조원이 넘는 거대한 사업을 2년만에 완성하겠다는 한국 정부와는 사뭇 다른 신중한 모습이었다.
마침내 직선 수로에 갇혔던 강물이 원래대로 굽이굽이 돌아 흐르면서 여울과 모래밭이 생기기 시작했다. 강 주변엔 인공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았고, 산책로와 자전거도로조차 포장하지 않는 상태로 강둑 위에 조성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물로만 가득 찼던 콘크리트 수로를 뜯어내자 강변의 자연이 되살아나 뮌헨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이 됐다. 뮌헨의 이자르 강변에 사는 독일 거주 동포 임혜지 건축가는 "아직 복원되지 않은 인공 수로 쪽에는 사람이 드물지만 여울과 모래밭으로 되살아난 강변에는 시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찾아오고 있다"며 "자연 하천은 완공 직후 들이닥친 역사적 대홍수도 훌륭하게 막아냈다"고 말했다.
뮌헨시와 뮌헨시 수자원국은 이자르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공로로 독일수자원협회(DWA)가 2007년 제정한 '하천발전상'의 첫 수상자가 됐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단체 게올린데는 "작은 조약돌과 모래로 이뤄진 섬이 생겨났고 강이 생명을 되찾았다"며 "이제 이자르강은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반겼다.
지난해 이자르강을 탐방한 심우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럽의 강살리기 사례' 보고서에서 이자르강 복원의 주요 성과로 △홍수 때 피해 줄임 △유속을 낮춰 제방과 하상의 침식 막음 △취수시설 보호와 발전시설 안정에 기여 △여울과 백사장 등을 시민들이 활용, 다른 지역으로 가는 휴가자 줄임 △생태계 복원, 생물 다양성 증진 등을 꼽았다.
최근 < 강은 살아있다 > 라는 책을 펴낸 환경운동가 최병성(47) 목사는 "유럽의 자연하천 복원사업은 원래의 강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경제적인가를 보여주고 있다"며 "만약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벌여 여울과 백사장을 없애고 수로를 만든다면 우리 후손들은 나중에 이를 자연하천으로 돌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예산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목사는 또 "정부는 유럽이 100년 전 시도했던 사업을 당장 멈추고 수중보와 제방에 갇힌 한강을 새와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건강한 강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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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어 보호’ 위해 댐 해체, 네덜란드 강폭 늘려 홍수 방지
한겨레 | 입력 2010.03.30 19:50
네덜란드 남서지역 라인강과 마스강 하구에 건설된 '하링플리트 하굿둑'은 1970년 완성됐다. 길이 4.5㎞에 수문 17기를 갖춘 이 하굿둑은 바닷물이 강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고 하천에 물을 가둬 대형 선박이 항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하굿둑으로 인해 강 습지와 바다 갯벌이 사라졌고, 해안에는 침식 현상까지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이는 한국의 낙동강·금강·영산강 하굿둑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 문제점이다. 결국 네덜란드 정부는 2005년부터 수문을 개방해 사실상 하굿둑의 기능을 포기했고, 생태계는 현재 빠르게 복원되고 있다.
이미 전국 하천에서 326개의 농업용 보를 철거한 일본에서는 댐 철거를 요청하는 환경단체들의 운동이 활발하다. 허재영 대전대(토목공학) 교수는 "일본에서는 1930년부터 침수 피해, 환경 개선 등 다양한 이유로 댐 철거가 진행돼왔다"고 말했다.
보와 댐, 하굿둑을 철거하는 하천 정책은 하천과 하천 생태계의 복원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창근 관동대(토목공학) 교수는 "불필요한 보나 소형 댐, 하굿둑을 철거해 하천을 복원시키는 '룸 포 더 리버(강을 위한 여유)' 정책이 전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룸 포 더 리버' 정책은 홍수를 막으려고 강가 제방을 계속 높이던 네덜란드 정부가 대신 강 너비를 늘리는 쪽으로 하천 정책을 바꾸면서 등장한 개념이다.
허 교수는 "선진국에서 설치된 댐과 보를 철거하는 이유는 하천 관련 기술이 한국보다 떨어져서가 아니라, 그것이 하천을 살리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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