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민’ 주먹질, 그 괴한들은 누구인가
미디어오늘 | 입력 2010.07.23 16:25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전라
[비평] 경향신문이 폭로한 '백색테러' 의혹…"왜 그런 글을 올리고 그러냐"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 ]
한국사회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사찰'이라니, 평범한 시민부터 한나라당 의원까지 사찰 대상이 됐다니…. 한국사회는 왜 이렇게 됐는가. 한나라당 의원이 말했다. 이것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누구인가, 시민부터 여당 의원까지 그들을 옥죄는 진짜 배후는 누구인가.
사람들의 사고를 폭력과 공포로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1970년대, 1980년대에도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 왜 2010년에 벌어지고 있는가. 이번에도 오해인가. 도대체 진실은 무엇인가. 공포는 꼬리에 꼬리를 물기 마련이다.
경향신문이 전한 뉴스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사건이다. 경향신문은 23일자 10면 머리기사로 < "겁도 없이, 왜 그딴 글을 올리는 거야" 귀갓길 괴한 3명이 다짜고짜 주먹질 > 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경향신문 기사 제목만 보면 단순 폭행 사건으로 볼 수도 있다. 경향신문이 사회면 머리기사로 전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닐까. 경향신문이 전한 내용은 그냥 흘려보낼 '흔한 뉴스'가 아니었다.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정아무개(40)씨는 지난 17일 새벽 2시 집앞 골목에서 택시에 하차한 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괴한 3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괴한들은 "집 주소가 신원동 ○○번지가 맞냐" "이름이 정○○ 아니냐"라고 물었다.
정씨는 "그렇습니다만…"이라고 말한 뒤 집단 폭행을 당했다. 안경을 쓴 채로 얼굴을 가격 당했고, 떨어진 안경을 줍고자 쪼그려 앉자 고개는 뒤로 젖혀졌고 눈과 얼굴을 가격 당했다. 쓰러진 정씨의 얼굴을 걷어차 코뼈도 주저앉게 만들었다.
괴한들의 폭행은 30분간 계속됐다. 정씨는 병원으로 실려간 뒤 눈 주위 등을 38바늘 꿰맸고 코뼈에 금이 가는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폭행을 담당한 이들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건장한 남성 2명이었고, 양복을 입은 1명은 지시를 했다고 한다.
관심의 초점은 괴한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정씨는 왜 참혹한 폭행의 당사자가 됐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정씨는 폭행을 지시한 사람의 얘기를 기억했다. 그는 "겁이 없다. 뭘 믿고 그러냐. 조용히 살아라. 왜 그딴 글을 올리고 그러냐"라고 말했다.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정씨는 "왜 그런 글을 올리고 그러냐"라는 주장에 주목했다. 정씨는 최근 '4대강 살리기' 사이트에 보수우익 단체들을 향해 댓글 형식으로 '철학이 부재한 너희에겐 미래가 없다. 책 좀 읽고 공부하라'는 내용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글을 올렸다는 언급이나 조용히 살라고 한 말 등을 종합해 볼 때 우익단체 소속 회원들이 한 짓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댓글만 올린 것은 아니고, 촛불집회에 자주 참석했으며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에 참석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 가입하면서 자신의 집 주소를 기재해놓았다고 한다. 정씨 사건이 정치적 목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백색테러'라면 사건은 심각해진다. 그런 사회는 이미 죽은 사회가 아닌가.
촛불시민 정씨를 집단 폭행한 그 괴한들은 누구인가. 정씨 짐작처럼 우익단체 소속 회원들인가. 그렇지 않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실제로 백색테러라면 제2, 제3의 정씨와 같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 원한에 의한 폭행 사건 중 하나인지, 정치적 문제와 관련한 백색테러인지 철저하고 분명하게 파헤쳐야 한다. 하지만 경찰의 태도는 논란의 대상이다.
정씨 어머니 이모씨가 경찰로부터 들었다는 얘기는 이런 내용이었다. "아드님이 사진까지 찍혀서 리스트에 올라 있네요. 이러고 다니시는 것 알았나요." 도대체 무슨 리스트란 말인가. 또 리스트인가. 이번에는 또 무슨 리스트인가. 경찰은 "시위 관련 리스트는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지만, 의문은 여전하다.
정씨가 자신의 피해를 백색테러라 판단하고, 언론에 관련 기사가 실리고, 수많은 누리꾼이 해당 기사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현실, 어쩌면 '공포의 시대'는 이미 우리의 현실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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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 ]
한국사회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사찰'이라니, 평범한 시민부터 한나라당 의원까지 사찰 대상이 됐다니…. 한국사회는 왜 이렇게 됐는가. 한나라당 의원이 말했다. 이것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누구인가, 시민부터 여당 의원까지 그들을 옥죄는 진짜 배후는 누구인가.
사람들의 사고를 폭력과 공포로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1970년대, 1980년대에도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 왜 2010년에 벌어지고 있는가. 이번에도 오해인가. 도대체 진실은 무엇인가. 공포는 꼬리에 꼬리를 물기 마련이다.
경향신문이 전한 뉴스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사건이다. 경향신문은 23일자 10면 머리기사로 < "겁도 없이, 왜 그딴 글을 올리는 거야" 귀갓길 괴한 3명이 다짜고짜 주먹질 > 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경향신문 기사 제목만 보면 단순 폭행 사건으로 볼 수도 있다. 경향신문이 사회면 머리기사로 전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닐까. 경향신문이 전한 내용은 그냥 흘려보낼 '흔한 뉴스'가 아니었다.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정아무개(40)씨는 지난 17일 새벽 2시 집앞 골목에서 택시에 하차한 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괴한 3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괴한들은 "집 주소가 신원동 ○○번지가 맞냐" "이름이 정○○ 아니냐"라고 물었다.
정씨는 "그렇습니다만…"이라고 말한 뒤 집단 폭행을 당했다. 안경을 쓴 채로 얼굴을 가격 당했고, 떨어진 안경을 줍고자 쪼그려 앉자 고개는 뒤로 젖혀졌고 눈과 얼굴을 가격 당했다. 쓰러진 정씨의 얼굴을 걷어차 코뼈도 주저앉게 만들었다.
▲ 경향신문 7월23일자 10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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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의 초점은 괴한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정씨는 왜 참혹한 폭행의 당사자가 됐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정씨는 폭행을 지시한 사람의 얘기를 기억했다. 그는 "겁이 없다. 뭘 믿고 그러냐. 조용히 살아라. 왜 그딴 글을 올리고 그러냐"라고 말했다.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정씨는 "왜 그런 글을 올리고 그러냐"라는 주장에 주목했다. 정씨는 최근 '4대강 살리기' 사이트에 보수우익 단체들을 향해 댓글 형식으로 '철학이 부재한 너희에겐 미래가 없다. 책 좀 읽고 공부하라'는 내용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글을 올렸다는 언급이나 조용히 살라고 한 말 등을 종합해 볼 때 우익단체 소속 회원들이 한 짓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댓글만 올린 것은 아니고, 촛불집회에 자주 참석했으며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에 참석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 가입하면서 자신의 집 주소를 기재해놓았다고 한다. 정씨 사건이 정치적 목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백색테러'라면 사건은 심각해진다. 그런 사회는 이미 죽은 사회가 아닌가.
촛불시민 정씨를 집단 폭행한 그 괴한들은 누구인가. 정씨 짐작처럼 우익단체 소속 회원들인가. 그렇지 않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실제로 백색테러라면 제2, 제3의 정씨와 같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 원한에 의한 폭행 사건 중 하나인지, 정치적 문제와 관련한 백색테러인지 철저하고 분명하게 파헤쳐야 한다. 하지만 경찰의 태도는 논란의 대상이다.
정씨 어머니 이모씨가 경찰로부터 들었다는 얘기는 이런 내용이었다. "아드님이 사진까지 찍혀서 리스트에 올라 있네요. 이러고 다니시는 것 알았나요." 도대체 무슨 리스트란 말인가. 또 리스트인가. 이번에는 또 무슨 리스트인가. 경찰은 "시위 관련 리스트는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지만, 의문은 여전하다.
정씨가 자신의 피해를 백색테러라 판단하고, 언론에 관련 기사가 실리고, 수많은 누리꾼이 해당 기사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현실, 어쩌면 '공포의 시대'는 이미 우리의 현실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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