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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잘 돌아가나?

한나라당엔 후원해도 되고 타당 후원은 면직이고? 정말로 뻔뻔한 정권이네?

by skyrider 2010. 11. 6.

"한나라당 후원 교장·교사도 징계하나요?"
경남도교육청, 민노당 후원 교사 해임·정직 등 처분... 5일 저녁 '규탄집회' 열려
10.11.06 10:49 ㅣ최종 업데이트 10.11.06 10:49 윤성효 (cjnews)

300여 명이 촛불을 들고 '아침이슬'을 부르는 사이 두 교사가 앞으로 나왔다. 안호영(함양 서상초교), 황인영(경남혜림학교) 교사다. 두 교사는 "세상은 바뀔 거라 확신한다"며, "힘내서 징계의 부당성을 알려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5일 저녁 창원 소재 경상남도교육청 후문 앞은 촛불로 환하게 밝았다. '전교조·공무원노조 탄압저지 경남공동대책위원회'가 "전교조 탄압과 10·29 교육대학살 경남도교육청 규탄집회"를 연 것. 두 교사는 민주노동당 후원금과 관련해 지난 10월 29일 경남도교육청 징계위원회에서 '해임' 처분을 받았다.

 

경남지역 징계 대상 교사들은 총 9명이었는데, 나머지는 '정직'과 '1심 판결 뒤 진행' 등의 결정을 받았다. 교사들은 불구속 기소되어 창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경남교육청은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고, 해당 교사한테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징계 결정을 내렸다.

 

  
민주노동당 후원금과 관련해 경남도교육청 징계위원회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안호영, 황인영 교사가 5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후문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 윤성효
민노당 후원 교사

  
‘전교조.공무원노조 탄압저지 경남공동대책위원회’가 5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후문 앞에서 연 “전교조 탄압과 10.29 교육대학살 경남도교육청 규탄집회”에는 300여명이 참석해 촛불을 들었다.
ⓒ 윤성효
민노당 후원 교사

"뱃속에 있는 아기도 저를 응원하는 것 같다... 징계 부당성 알릴 것"

 

이날 집회에서는 해임 처분을 받은 두 교사가 소개되어 관심을 끌었다. 안호영 교사는 "해임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여러분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니 눈물이 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임 처분 뒤 지난 월요일 아이들을 처음 마주쳤는데 마음이 아팠다"면서 "어떤 학부모께서는 고구마를 한 상자 보내주셨다. 그런 작은 마음이 고맙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각오를 다졌다.

 

"세상은 바뀔 것이라 믿는다. 좋은 세상으로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 그 길에 여러분이 함께 하실 것이라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믿는다."

 

임신 9개월로 만삭인 황인영 교사가 뒤를 이었다. 그도 울었던 모양이다. 그가 다니는 학교는 정신지체공립학교다.

 

"지난 주 금요일 처분 소식을 듣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면서 "저녁에 남편 얼굴을 마주 했다. 사귀고 살면서 남편이 눈물을 흘린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같이 눈물을 흘렸다. 저도 불쌍하지만 해임 처분 받는 마누라와 결혼한 남편도 불쌍하다. 자기 일로 받아들인 남편한테 미안하다."

 

황 교사는 "지난 월요일 학교에서 아이들을 보자마자 아이들은 '아프지 마세요' '보고싶었어요'라고 말했다. 반장은 '사랑해요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그런 아이들을 보니 갑자기 행복하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황 교사는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이틀 전부터 연가휴가를 냈던 것인데, 아이들은 황 교사가 아파서 학교에 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았던 것.

 

"한동안 아무도 만나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려고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니 힘이 난다. 뱃속에 있는 아기도 저를 응원하는 것 같다. 힘내서 징계의 부당성을 알려나갈 것이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전교조.공무원노조 탄압저지 경남공동대책위원회’가 5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후문 앞에서 연 “전교조 탄압과 10.29 교육대학살 경남도교육청 규탄집회”에 참가한 교사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윤성효
민노당 후원 교사

  
‘전교조.공무원노조 탄압저지 경남공동대책위원회’가 5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후문 앞에서 연 “전교조 탄압과 10.29 교육대학살 경남도교육청 규탄집회”에 참가한 교사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윤성효
민노당 후원 교사

 

"급식 비리 저지른 교원은 경징계 하더니..."

 

이날 집회는 문화공연 없이 연설 위주로 열렸다. 조형래 경남도교육의원과 이종엽·이천기 경남도의원, 정영주·노창섭 창원시의원, 제갈종용 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황금주 전교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교사들은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고, 7차례 공판을 벌였다. 내년 1월경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청은 학기를 마무리한 뒤에 할 수도 있는데, 징계를 강행했다. 징계위원회에는 진술 기회도 주지 않았기에 무효다"고 말했다.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참 이상한 나라다. 급식 비리를 저지른 교원들은 '경고' 내지 '좌천'시키더니 전교조 교사들은 중징계했다"면서 "교사들은 자기 돈을 내서 불우한 이웃을 도왔다. 급식비리 교원들은 자기 혼자 잘 살겠다고 비리를 저지른 것이다. 교육청은 아이들에게 급식비리와 같은 부정을 저질러도 된다고 교육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영 교사가 재직하고 있는 경남혜림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마이크를 잡았다. 어머니는 "아이가 장애가 있다 보니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아이가 발달할 수도 있고 퇴보할 수도 있다. 황인영 선생님은 아침에 아이들의 머리도 감겨주고 하면서 정말 남 다르게 아이들을 대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손을 잡고 나온 아이는 "황인영 선생님 사랑합니다"고 외쳤다.

 

동료인 황은영 교사는 "이름이 비슷해서 전화를 많이 받았다. 황인영 선생님은 가정형편 등으로 수학여행을 못가는 아이들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서 함께 가기도 했다. 아이들을 정말 사랑으로 대한다. 황 선생님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만 인제대 교수(법학)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번에 시·도교육청에 징계를 지시했던 것은 교육자치정신을 무시한 것이며, 법치주의를 무시한 것"이라며 "경남지역 법학교수 6명은 지난 7월부터 교사들이 '혐의 없다'는 결론을 얻어내기 위해 '법률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고 말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징계 철회' 요구를 담은 탄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전교조 지부는 이번 징계와 관련해 소청심사와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경남을 비롯한 전국 상당수 교장과 교사들이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한테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후원했는데, 검찰은 기소하지 않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은 징계하지 않았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피켓이 놓여 있었다.

 

"한나라당 후원도 징계하나요?"

 

  
‘전교조.공무원노조 탄압저지 경남공동대책위원회’는 5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후문 앞에서 “전교조 탄압과 10.29 교육대학살 경남도교육청 규탄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