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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잘 돌아가나?

5세 훈,청계천으로 뜬 누구처럼 눈요기에 쓰느라 무료급식할 돈은 없다??

by skyrider 2011. 3. 24.

“다리만 아픈 한강다리 카페 누가 오겠어요”

1㎞ 떨어진 주차장… 15분 거리 전철역… 멀고 먼 화장실
서울시 227억 ‘전시행정’ 접근성 떨어져 손님 없어… “하루 매상 4만원인 날도”

경향신문 | 류인하 기자 | 입력 2011.03.23 23:37 | 누가 봤을까? 20대 남성, 서울

 


22일 밤 서울 한강대교 위 카페. 손님이 없어 썰렁한 분위기다. | 김정근 기자

"혹시 영업 안하나요?"

22일 낮 서울시가 용산구 한강대교 위에 만든 '카페 리오'를 찾았다. 가게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여기는 차가 있어도 오기 어려워서, 손님이 거의 없어요. 시속 80㎞ 이상으로 차가 달리는 도로에 누가 불법주차를 하고 오겠어요. 하루종일 가게 문을 열어놔도 4만원밖에 못 벌 때도 있어요."

승용차를 타고 온 시민이 이 카페를 이용하려면 1㎞ 이상 떨어진 한강공원 주차장까지 가서 차를 세우고 와야 한다. 초기에는 한강대교를 지나는 버스들이 정차했지만 1차선 도로 정체현상이 빚어지면서 현재는 6211번 버스만 간혹 정차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어렵다. 한강대교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노들 카페'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큰 규모인 동작대교의 '구름 카페'와 '노을 카페'도 사정은 비슷했다. 동작대교의 경우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오후 9시까지는 카페 이용 여부에 관계없이 10분당 300원의 주차료를 받고 있다.

비교적 손님이 많이 찾는다는 오후 9~11시 카페를 다시 방문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카페를 방문한 당시 한강대교의 '노들 카페'에는 4팀이 있었고, '카페 리오'에는 한 명도 없었다.

서울시는 2009년 11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58억원을 들여 동작대교와 한강대교, 한남대교, 양화대교, 광진교, 잠실대교 등 다리 6곳에 7개의 한강전망카페와 공연장 2곳을 만들었다. 카페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와 버스정차장 등 부대공사까지 합하면 227억원이 들었다. 한강을 찾는 시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문화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많은 시민이 이용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이곳을 찾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원인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차공간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데다 화장실이 건물 안에 없기 때문이다. 동작대교 '노을 카페'의 경우 시민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건물 밖으로 50m 이상 떨어진 간이화장실까지 걸어가야 한다. 화장실이 더 먼 곳도 있다. 업주들은 서울시에 화장실을 설치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하수관 설치가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당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주는 "인테리어 비용만 2억원 가까이 들었다. 매일 적자인 장부를 보면 내일이라도 당장 나가고 싶지만 인테리어 비용이라도 건지려면 버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업주는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데이 같은 날들을 제외하면 손님이 거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기자가 찾은 날이) 겨울철 평일이라 손님이 적을 뿐이고, 지난 한 해 동안 카페 이용객이 49만8262명에 이른다"며 "접근성이나 화장실 불편 문제 등에 대해선 해결책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