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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글,뉴스

가난하고 악보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미국 버클리음대 합격!!!

by skyrider 2013. 4. 2.

 

"8세 때 시력 잃고… 음악이 제 유일한 친구였죠"

시각장애 딛고 美 버클리음대 합격한 강상수씨 조선일보 | 광주광역시 | 입력 2013.02.13 03:26 | 수정 2013.02.15 15:04

 

 

"책이나 악보를 읽을 수 없어 다소 불편할 뿐이죠. 생활에서 장애를 크게 느낀 적은 별로 없어요."

1급 시각장애인으로 최근 미국 버클리음대에 합격한강상수(24)씨는 담담했다.

"갓난아이 때부터 어머니가 항상 음악을 들려줬어요. 음악은 자연스레 제 삶의 일부가 됐죠."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그는 선천성 녹내장으로 한쪽 눈에 약한 시력이 남아 있었으나, 8세 때 그마저 모두 잃었다. 또래 친구가 없었던 그에겐 마땅한 놀거리가 없었고, 음악은 유일한 친구였다.

↑ [조선일보]성형주 기자

"어린 나이였지만, 음악을 들으며 산책도 하고 생각도 했던 걸로 기억해요."

시각장애 특수학교(광주세광학교)를 다니며 초등학생 시절 클래식 피아노를 익힌 그는 중학교에 진학해 사춘기를 앓으면서 피아노를 그만뒀다. 그러다 중3 때 선교단체 찬양단으로 활동하면서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음악으로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그때 그의 인생이 정해졌다. "그때부터 제 길은 음악으로 정해졌죠."

그는 고교시절 밴드활동을 하며 재즈피아노에 열정을 바쳤고, 2008년 졸업 후 천안 나사렛대 음악목회학과에 진학했다.

어려서부터 막연히 미국을 동경한 적은 있지만, 유학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만난 스승들의 적극적 권유로 그의 가슴엔 유학의 꿈이 자라기 시작했다. 작년 2월 대학을 졸업한 그는 무작정 서울에 자취방을 얻어 유학 준비를 시작했다.

"처음엔 1년간 학비를 벌어 유학할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전시 관련 일을 하던 그는 3개월 만에 그만뒀다. 음악을 손에서 놓은 채 1년을 지내다가는 영영 유학을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버클리음대 유학 준비를 위한 음악학원에 등록해 다시 열정을 불살랐다. 대학 때 연주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조금씩 모아둔 자금이 있긴 했지만, 유학 비용을 댈 길은 여전히 막막했다. 때마침 그를 지켜보던 한 장애인단체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작년 10월 서울에서 버클리음대 실기시험과 면접을 치른 뒤 긴 기다림 끝에 지난달 말 합격통지서를 받아들었다. 1만달러 장학금도 함께였다.

"부모님께 전화로 합격 소식을 알렸더니 하염없이 우셨어요. 학교 선생님들도 아주 좋아하셨고요."

고교시절 음악을 가르쳤던 김은희 광주세광학교 교감은 "가정환경이 어렵고 체격도 왜소했지만, 마음이 선할 뿐 아니라 음감과 감성이 풍성하고 리더십이 뛰어난 학생"이라고 그를 기억했다. 김 교감은 "모든 어려움을 혼자 힘으로 극복해온 그가 마침내 버클리음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비싼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담담하다.

"11월 출국 전까지 열심히 하면 잘될 거예요. 미국에서 좋은 밴드 만나 연주활동 하고, 귀국하면 음악으로 희망을 주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나중에 잘되면 음악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도 만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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