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대기업 임원이 기내식에 불만을 품고 비행기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임원이 소속된 대기업에서는 공식사과를 했고 해당 비행사에서는 이 임원에 대한 형사고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건을 보면서 이것은 한 개인의 잘못된 인성에 관한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특권의식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승무원 폭행과정.
사건의 당사자인 임원은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부터 잘못된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비행기표에 지정된 좌석에 앉지 않고 자신이 마음에 드는 자리에 계속 앉기를 고집을 부렸으며 아침메뉴에 죽이 없다고 항의하고 밥이 삭았으니 다시 가져오라고 하는 등의 불만을 애기했다고 합니다.하지만 다시 가져간 밥 역시 삭았다고 거부하고 라면과 김밥을 가져오라고 하였답니다. 이렇게 제공된 라면도 덜 익었다며 다시 요구하고 라면을 일부 먹고 난 뒤에서 비행기 실내가 덥다는 둥 너무 어둡다는 둥의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또한 항공기 안전상 반드시 착용해야되는 안전벨트도 매지 않고 기내를 돌아다니다가 처음 서비스를 했던 승무원에게 다가가 "왜 라면을 안주냐, 나 무시하냐?" 라며 들고 있던 잡지로 승무원의 눈을 가격했다고 합니다. 이에 해당 항공사에서는 미국 도착 직후 FBI에 신고를 했고 당사자는 미국입국을 포기한 채 국내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자 해당임원은 "외국 항공사를 이용했고 미국 입국과정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거짓말을 하여 또 한번 사람들을 분노하게 하였는 데요.
제가 위의 경과 과정을 쓰면서도 '참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 정도로 정말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도대체 그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길래 이처럼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했던 것일까요? 특별히 술에 취하거나 안좋은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러한 행동을 보였다는 것은 그 사람의 평소 행동 습관이 그대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대기업 관련회사의 임원이라는 그의 지위에서 오는 특권의식이 이러한 안하무인 식의 행동을 하게 된 결정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 기업 경영인이 무슨 회사의 전제군주입니까?
우리는 이전에도 기업 총수나 임원들의 말도안되는 몰상식한 사건들을 여러차례 접한 적이 있습니다.
유명한 섬유유연재인 피죤의 회장일가는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노예취급을 한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당시 피죤의 회장은 임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간부직원을 슬리퍼로 구타를 했고 이후에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직원에게는 회사돈을 횡령하였다는 의심으로 폭행하고 심지어 칼로 찌르기 까지 했다고 합니다.
SK 기업 회장의 사촌동생은 화물연대의 탈퇴를 조건으로 한 고용승계에 거부하다 해고된 화물노동자에게 화물차의 탱크로리를 산다고 연락해 한대에 100만원이라며 각목으로 폭행을 했습니다. 당시 맷값폭행이라는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당사자는 평소에도 직원들을 업드려 뻗쳐를 시켜놓고 곡괭이 자루나 삽자루 같은 것으로 폭행을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기르는 사냥개를 데려와 여직원들에게 "요즘 불만이 많다며"라면서 개줄을 풀어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화그룹의 회장은 자신의 아들이 술집에서 폭행당한 것에 대한 보복을 하기위해 경호원들을 이끌고 직접 그 술집에 찾아가 폭행에 가담한 사람들을 차로 납치해 청계산에서 직접 쇠파이프로 폭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납치한 사람이 아들을 폭행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자 다시 술집으로 가서 푝행했던 사람을 찾아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들이 직접 그 사람을 때릴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러한 기업 총수들의 모습은 아직도 우리사회가 봉건주의 하에 있지 않나 착각이 들게까지 합니다.기업의 총수가 회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폭압을 휘두르는 전제군주 같은 모습을 보이며 이러한 모습이 회사 밖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특권의식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의 피해를 주고 있는 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 특권의식은 특권층에 관대한 법집행이 부른 결과이다.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모범을 보여야 할 특권층들의 이러한 몰상식한 행동은 도대체 왜 일어나는 걸까요? 그들의 인성교육이나 가정교육등은 굳이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그것은 우리들이 관여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권층들의 이런 몰상식한 행동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우리사회에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특권층의 특권의식 때문입니다. "나는 너희들과 달라. 감히 내가 누군줄 알고." 식의 특권의식은 자신들과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사람취급하지 않고 자신들의 발 밑에 있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깔보며 다른 사람들 모두가 지키는 사회적 상식을 나는 특권층이니까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의식이 바로 특권의식 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권의식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중에는 그들에 대한 너무 관대한 법집행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뇌물,비자금,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되어도 쉽게 처벌 되지 않습니다. 범죄를 저질렀으면 검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도 기업총수의 검찰출석은 신문의 1면을 장식할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 되 버린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혹은 그 사람들이 그동안 이루었다는 경제발전의 업적을 고려한다는 취지로 처벌하지 않거나 처벌을 하더라도 곧바로 사면을 하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대한 법집행이 기업총수를 비롯한 특권층은 이래도 된다라는 특권의식을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흔히 사회 고위 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가리켜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합니다. 이는 초기 로마 사회에서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의 전통이 강하였고 이러한 행동을 스스로 명예로 여기며 자발적으로 행동한 데서 유래된 어원입니다.
우리는 우리사회에서 자신의 높은 지위와는 상관없이 남몰래 선행을 하거나 사회의 어두운 곳을 위해 봉사를 하는 많은 수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아 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러한 행동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그들에 대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을 표합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된 경우들을 포함하여 아직도 많은 지도층의 인사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커녕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자신들은 남과 다르다는 특권의식으로 사회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을 보는 어떤이는 당신이 그 특권층에 들어가지 못해 배가 아파서 하는 소리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네 ! 사람들은 누구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얻고자 열망하고 노력합니다.그 지위를 얻고자 자신들의 시간을 받쳐 많은 것들을 포기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의 특권층이라면 추호도 그 특권층에 편입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거창한 <노블리스 오블리제>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의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바랄 뿐입니다.
<소금인형의 세상 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