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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컬럼,글

정치인들은 얼굴이 두꺼워야 하나? 현직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욕설과 저주의 연극까지 참아낸 바보 노무현ㅠㅠ

by skyrider 2013. 5. 24.

오주르디 2012.08.22 10:24

 

 

 

 

박근혜 후보가 봉하마을을 전격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박근혜 측은 이번 행보가 ‘국민 대통합’과 ‘100% 대한민국’을 기치로 내건 대선공약의 실천이라고 밝혔다.

 

박근혜의 봉화행, 진성성 있나?

 

박근혜의 봉화 방문이 진정성 없는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행위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참배 이전에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다.

 

노무현은 한나라당으로부터 많은 어려움을 당했다. 2004년 3월 12일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근혜가 이끄는 한나라당이 주도해 발의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다.

 

이 사건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을 증폭시켰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정치권이 내건 탄핵사유에 공감하지 않았다.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 국민에게서 대통령을 빼앗을 만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정치권이 정치논리에만 매몰돼 밀어붙인 만행이었다.

 

노무현 탄핵 물거품 되자 바짝 약 올랐던 한나라당

 

탄핵 역풍이 불었다. 입장이 난처하게 된 한나라당에 설상가상으로 대형 악재가 터진다. 불법정치자금 ‘차떼기 사건’이 불거진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린 한나라당은 박근혜를 대표로 내세워 국면전환을 시도했고, ‘천막당사’라는 정치 이벤트를 통해 4.15총선에서 괜찮은 성적을 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해 5월 헌법재판소에 의해 탄핵이 기각돼 노무현은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노무현 제거음모'가 성공의 문턱에서 좌절되자 한나라당이 바짝 약이 올랐었나 보다. 2004년 8월 한나라당 의원들이 총출동해 황당한 일을 벌인다.

 

 

노무현을 향한 욕설과 저주에 파안대소하며 즐거워하는 박근혜.

(2004년 8월 23일 한나라당 연찬회에서/전남 곡성)

 

한나라당 의원 24명이 모여 만든 ‘극단 여의도’가 노무현을 풍자한 연극을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공연했다. 당시 당 대표는 박근혜였고, 그도 그 연극을 지켜보며 매우 흡족해 했다. 박장대소하며 박수를 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노무현에게 ‘개잡놈’ ‘육X럴 놈’ ‘불X값’, ‘3년뒤 죽는다’ 저주까지

 

연극의 제목은 ‘환생경제’. ‘죽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뜻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무현 제거’가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한 울분을 연극을 통해 표출했다. 노무현을 무능한 술주정뱅이인 극중 주인공 ‘노가리’(주호영분)로 빗댔다. 영양결핍으로 죽은 ‘노가리’의 아들 ‘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제’의 엄마 ‘근애’가 안간힘을 쓴다는 게 극의 줄거리다.

 

 

‘노가리’는 부인(근애)의 친구인 마을 번영회장(송영선분)과 부녀회장(박순자분)으로부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듣는다. 아쉽게 놓친 ‘노무현 탄핵’에 대한 분풀이였다. ‘노가리’(노무현)를 향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지독한 욕설은 그들이 노무현을 얼마큼 증오하고 있었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극중에 등장하는 ‘노가리’를 향한 욕설이다. 음담패설과 성희롱적인 표현도 등장한다.

 

“야! 사내로 태어났으면 불X값을 해야지...육X럴 놈”

“뭐 저런 개잡놈이 다 있어?”

“(부녀회장이 ‘근애’에게) 너 이혼하고 그놈더러 그거나 떼달라고 해”

“(부녀회장이) 그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이야”

 

저주도 퍼부었다. 극중 저승사자(주성영분)는 ‘근애’에게 “죽은 아들(경제)은 살려주고 대신 당신 남편(노무현)을 데려가되 3년간 형의 집행을 연기하는 거여”라고 말했다. 박근혜는 이 장면에서 박장대소하며 즐거워했다.

 

저주가 통한 걸까? 노무현은 ‘저승사자’의 저주와 박근혜의 박장대소가 있은 지 5년 후 죽음을 맞았다. 저승사자가 말한 ‘3년’보다 2년이 더 걸렸지만 결국 저주 했던 대로 ‘사건’이 일어나고 만 셈이다. 섬뜩한 일이다.

 

         

 

노무현이 ‘경제’를 죽였다고? 경제 죽인 건 ‘환생경제’

 

저들은 노무현 때문에 ‘경제’가 죽었다고 했다.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경제’를 죽인 노무현을 질타했다. 정말 노무현 때문에 ‘경제’가 죽은 걸까? ‘죽은 경제 살리기’(환생경제) 하겠다던 저들이 과연 ‘경제’를 살려냈을까?

 

한나라당은 2007년 ‘경제’를 살리겠다며 ‘경제 대통령’을 연호했고, 이명박 후보는 ‘747공약’(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불, 경제 7대 강국)을 내걸었다. 일자리를 300만개 창출하고, 주가지수를 취임 1년 이내에 3000까지 올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모두 허언이었다.

 

 

경제성장률은 3%대에 머물고 있고, 국민소득은 2만불 문턱에 걸려있으며, 국가경쟁력 순위도 15위로 밀려나 있다.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하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황당할 뿐이다. 50세 이상 노령층 일자리가 68만7000명 늘어난 반면, 20~30대 일자리는 31만 명이나 감소했다.

 

공무원 수를 줄여 ‘작은 정부’를 만들겠다더니 ‘큰 정부’가 됐고, ‘반값 아파트’와 ‘반값 등록금’을 하겠다고 큰소리치더니 슬그머니 꽁지를 내렸다. 통신비 20% 인하 등 소소한 약속까지도 지키지 않아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줬다. 서울시장 재임 당시 “정권 교체되면 젊은 부부들에게 집 한 채씩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던 이명박에 의해 서민경제가 파탄지경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한나라당의 헛공약과 꼼수에 묵사발난 서민들

 

‘경제’를 죽였다는 노무현 정권과, ‘환생경제’를 하겠다며 기고만장했던 이명박 정권의 ‘경제 성적표’는 어떨까? 대충 훑어봐도 ‘경제’를 죽인 건 노무현 정부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란 게 단박에 드러난다.

 

노무현 정부 당시 경제성장률은 4.3%인 반면, 이명박 정부는 3%에 불과하다. 1인당 국민소득도 2007년 2만1659 달러이었던 것이 4년이 지난 현재 오히려 감소해 2만757불에 불과하다. 소비자물가도 노무현 정부(2.9%)에 비해 이명박 정부(3.8%)가 훨씬 높고, 취업자 수 증가도 노무현 정부(연 25만명)의 절반(연 13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가구소득, 최저임금, 국가채무, 재정수지 등 굵직한 경제지표에서 이명박 정부에 비해 노무현 정부가 크게 양호하다. 2004년 한나라당 대표와 중진들이 노무현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환생경제’하겠다더니, 환생은커녕 이명박을 통해 그나마 붙어있는 경제의 숨통을 끊어놓고 말았다.

 

‘노무현 욕설 저주’에 파안대소하던 박근혜가 봉화에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던 그 장소에 박근혜가 있었다. 그가 당시 당 대표였다. 연극 ‘환생경제’의 총책임자였던 셈이다. ‘환생경제’ 포스터를 보며 묘한 웃음을 짓던 그의 모습과, 노무현을 향한 온갖 욕설에 박장대소하던 그의 얼굴이 노무현의 안타까운 죽음과 오버랩되는 이유가 뭘까?

 

노무현 묘역에서 엄숙한 표정으로 머리를 조아리던 박근혜와, 노무현을 향한 저주와 욕설에 파안대소하며 박수를 치던 박근혜. 분명 같은 사람이 맞나 헷갈릴 정도다. 이번 참배에서 진정성을 발견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참배보다 사과를 먼저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