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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대 교수로 정년퇴임한 91세 노인도 방송대 입학을 하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

by skyrider 2013. 10. 9.

91세 정한택 前서울대교수, 방송대 신입생되다

76세 정일수·81세 홍창숙씨도 입학연합뉴스 | 입력 2013.09.15 12:01 | 수정 2013.09.15 12:51    

 

 
76세 정일수·81세 홍창숙씨도 입학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작년 90세로 방송통신대 영문학과에 입학해 '최고령 신입생'이 됐던 정한택(91) 전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이번 학기 방송대 일본학과로 다시 입학, 또 한 번 최고령 신입생이 됐다.

정 전 교수는 15일 "영어원서를 자유롭게 읽고 싶어 영문학과에 들어갔는데 영어가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책 한 권을 읽는데 20일이나 걸리더라"며 "일제시대 학교를 다니며 배웠던 일본어로 책을 읽으면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 일본학과에 다시 입학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교수는 "요즘 일본 여류 작가가 쓴 문학 작품에 푹 빠졌다"며 "재미가 있어야 공부할 맛이 나는데 그런 면에서 역사가 긴 일본 문학은 배울 점도 많고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봐도 배움에는 끝이 없음을 알지 않겠나"라며 "100살이 되더라도 지금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대에는 정 전 교수 이외에도 인생의 황혼기에 대학에 입학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번 학기 일본학과 3학년으로 편입한 홍창숙(81)씨는 방송대 최고령 여학생이다.

1958년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홍씨는 캠퍼스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한 뒤 남편과 자녀를 뒷바라지하며 50여년을 보냈다. 그러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남편이 은퇴하자 홍씨의 삶에도 여유가 생겼다.

늘 신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할 만큼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던 그에게 딸 김애주(55)씨가 방송대 입학을 권유했다.

그는 "등록금을 내러 은행에 가서까지 '과연 학교를 다녀야 하나' 고민했다"며 "그런 나를 보고 한 직원이 '할머니. 대학도 입학하시고 대단하시네요'라고 하는 말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독도 문제 등 한일관계에 평소 관심이 많던 그는 일본학과를 선택했다.

어머니의 열정에 감동한 딸 애주씨도 이번 학기 방송대 중문학과에 입학해 어머니와 함께 신입생이 됐다.

홍씨는 "입학하기 전 중학교 2학년인 손주로부터 인터넷 사용법을 배웠다"면서 "딸과 함께 대학을 다니니 친구 같고 더 재미있다"며 흐뭇해했다.

정일수(76)씨는 방송대에서 2008년 일본학과를, 2012년 중어중문학과를 각각 졸업하고 이번 학기 영문학과에 2학년으로 새로 입학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정씨는 선박회사에 다니다 퇴직하고서 부산의 한 대학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며 학업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다 우연히 방송대의 신입생 모집 포스터를 본 그는 주저 없이 원서를 냈고, 일본학과와 중어중문학과를 거쳐 영문학과까지 도전하게 됐다.

정씨는 "인터넷 사용은커녕 컴퓨터 자판도 칠 줄 모르는 채로 예순여섯에 처음 대학생이 됐다"며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지만 좋아하는 술도 입에 대지 않고 책을 통째로 외우며 이겨냈다"고 말했다.

정씨는 현재 부산역에서 관광통역사로 일하며 유창한 일본어와 중국어로 관광객들을 부산 지역 명소로 안내하고 있다.

그는 "학교에 또 입학하니 다른 가족은 다 자랑스럽다고 하는데 유독 아내만 '미쳤다'고 한다"면서 "그럴 때는 '내 또래들은 다 지팡이 짚고 다니는데 나는 책가방 메고 학교에 가니 얼마나 좋겠나'라고 되묻는다"며 웃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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