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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잘 돌아가나?

물대포 직사로 뇌출혈을 일으켜 결국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로 기재한 서울대 병원장 이하 의사 선배들, 학생들께 부끄럽지도 않나?

by skyrider 2016. 10. 1.

[기고] 공개질의…‘살해’를 ‘병사’로 적도록 사주한 의사에게

기사승인 2016.09.30  15: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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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 에 참가한 고 백남기 농민의 차녀 백민주화(가운데)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안녕하세요? 백남기 어르신 부검 영장으로 전혀 안녕치 못한 시민의 한 사람입니다.

오늘 29일 오후 22시경 <한겨레> 단독 보도를 읽고 부검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서울대병원 (요즘 일각에선 서울개병원이라고 부르더군요) 사망진단서에 대한 의문에 답을 듣고 싶어 공개 글을 올립니다.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백남기씨 응급실 CT 영상에 ‘외부충격 두개골 골절 뇌출혈’ 판정 의무기록이 남겨져 있다는군요. 눈으로 볼 수 있던 상황보다 훨씬 심각한 뇌손상이 진행됐더군요.

<한겨레>가 보도한 의무기록 일지에 따르면 11월 14일 응급실에 실려 간 후 1시간 만에 이뤄진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오른쪽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 밑으로 큰 출혈이 나타나 왼쪽 뇌까지 압박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죠.

뇌는 두개골에 둘러싸여 있어 출혈이 생기면 피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뇌를 압박해 출혈 부위만이 아니라 다른 부위까지 괴사시킨다죠.

의료진은 ‘외부충격에 의한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로 수술을 해도 회복이 힘들다’는 진단을 내리고 가족에게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지지적 치료를 하겠다고 설명했고요.


11월 14일 저희들은 물대포를 맞은 분이 누군지 모르지만 큰 사고가 아니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서울대병원 앞에 갔더랬습니다.

하지만 병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으로 돌아와야 했지요. 당시는 중상이다 사망이다 소문만 무성했습니다.


17일 천주교 주관 쾌유기원 희망집회가 예정되어 있어 알만한 분께 물대포를 맞은 분의 상태를 물었지요.

그 분이 전해 주신 소식은 의사의 소견과 일치 했어요. 이런 경우, ‘뇌 손상이 너무 많이 와서 의료진이 치료를 포기한다’고요.

같은 서울대 CT 촬영 결과, 수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외상에 의한 뇌 손상이 있어 지지 치료 외엔 해줄 것이 없다며 회생불능을 말한 것도 사실이고요.

당시 문정현 신부님께서 백남기 농민이 길어야 일주일 사실 것 같다며 비통한 소식을 트윗으로 전해주시면서 기도를 부탁하셨더랬습니다.


이제 확실한 물대포 ‘살해’를 질병에 의한 ‘병사’로 적으라고 시킨 의사분께서는 신원을 스스로 공개한 뒤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 주시겠는지요.

기왕이면 모두가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도록 공개 회견을 통한 해명이나 설명을 부탁합니다.


쌀값 폭락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지켜달라고 요구하러 전남 보성에서 새벽밥을 지어 먹고 올라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지켜달라는 요구에 돌아온 보답은 차가운 차벽과 살인적 물대포였습니다.


대한민국 전 농민을 대표해 살해 당하신 분의 목숨을 팔아서 생기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로 최고의 수혜를 받고 사신 분이 세상을 그렇게 살면 안되는 겁니다.


‘결자해지’라고 했던가요? 경찰과 검찰이 부검을 입에 올릴 단초를 제공한 서울대병원의 사망진단서부터 바로 잡아야 합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고 부끄러움을 안다면 지금이라도 유족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아랫사람이 아닌 본인 손으로 정직하게 사망진단서를 지금이라도 다시 제대로 작성하십시오.


부디 경찰과 검찰에게 사망의 원인은 다름 아닌 ‘살인적 물대포’였다고 양심 고백을 하십시오.

그래서 불필요한 부검 논쟁을 종식시키고 경찰은 살인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백남기 농민 유족과 시민들이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한 후 백남기 농민을 편히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아니면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해 파렴치한 당신들의 행위가 만천하에 공개될 지도 모르고 그때는 이미 사죄의 기회가 없을지 모르니까요.


  
▲ 이명옥 인생학교 사무국장

 

이명옥 인생학교 사무국장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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