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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제 변방의 장수가 서서히 뜨고 있다!

by skyrider 2016. 10. 25.

이재명, 3천여 지지자들과 화끈한 '작당모의'

사실상 대선출정식. "내가 쓰러지면 그 뒤는 동지들이 메울 것"

이재명 성남시장 자신도 놀란듯 했다.

23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처음으로 가진 SNS 지지자모임에 3천여명이나 참석할 줄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주최 측은 600여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3천명이 운집하면서 의자에 앉지 못한 참석자들이 무대 주변과 통로, 복도 등의 바닥에 앉아야 했다.

"손가락혁명군 다 모여 작당모의하자"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열린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카페트인(카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지지자들이 각자 참가비를 내고 모여들었다. 콘서트 분위기는 뜨거워 대선출정식, 그 자체였다. 이 시장도 감격한듯 참석자들에게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이 시장은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마음은 먹었다. 빨리 하려고 한다. 저와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그때 제시하겠다"며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을 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변방이라고 등한시하거나 가볍게 취급하지만 변방은 중심일 가능성이 많다"며 "정말로 심각한 변화가 요구되는 위기상황에선 환관대작이 아니라 변방의 장수가 역할을 할 때가 올 것"이라며 '변방 장수론'을 거듭 폈다.

그는 "우리가 다수임에도 매번 지는 것은 두려움 때문"이라며 "저도 두렵지만, 우리 국민이 가진 거대한 좌절과 절망을 분노로 조직할 때, 함께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때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가 먼저 두려움을 뚫고 혁명적변화, 국민변화의 폭풍 속으로 뛰어들겠다"며 "만약 내가 쓰러져도 뒤는 동지들이 메울 것이고, 끝까지 싸워 이길 것을 믿고 뛰어가겠다"고 말해 지지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선 "대한민국이 체제말기적 위기를 맞고 있다. 불공정하고 반칙이 횡행하며 국민은 좌절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득권자, 공식적 권력들의 패악이라는 것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화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세월 가면 잘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전쟁을 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한다"며 박근혜 정권을 맹질타했다.

그는 자신을 "현행 헌법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비리가 없는 진짜 국방안보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진보가 아닌 보수"라고 규정하면서 "부패한 보수는 가짜 보수"라고 부패 보수세력을 꾸짖기도 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가 걸린 병명을 '심장비대말단괴사증'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소수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 커지면서 사회 저변이 메말라 죽어간다는 의미였다. 그는 이 병의 처방전으로 '억강부약(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을 제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전국 SNS 팬미팅 토크콘서트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그러면서 "국민이 뭔가 혁명적인 에너지가 필요한 상태라고 공감하는 것 같다"며 "이제 국민이 정치의 주체로 나서고 있다. 국민 스스로 스마트폰으로 무장해 정보를 만들고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모아 네트워크를 만들어 하나의 목소리로 정치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리핀 대선, 대만 총통 선거, 영국 브렉시트, 미국의 버니 샌더스 열풍 등을 열거한 뒤 "지금 세계가 겪고 있는, 국민이 정치 주체로 나서는 거대한 흐름에 대한민국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역사에 커다란 태풍이 준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대선 경선과 관련해선 "각자 역할을 분담해 서로 존중하고 최선을 다해 팀이 이기는 것이 먼저"라며 "팀이 이겨야 비로소 MVP도 있다. 저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도 다 그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과 관련해 "경쟁은 경쟁으로 끝나야지 전쟁으로 치르면 안 된다"며 "전쟁으로 경쟁하면 나중에 다시 모일 수가 없다.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것까지는 용서가 되지만 어떤 경우에도 허위사실 유포로 공격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친소관계로 본다면 난 친노가 아니다. 그러나 그분이 꿈꾸고 이루고자 했던 측면에서는 친노가 맞다"고 밝히기도 했다.

콘서트에 앞서 이 시장은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농성장을 방문했으며, 콘서트 뒤에는 경찰의 부검영장 강행 시도가 있었던 서울대병원의 백남기 농민 빈소를 찾았다.

그는 "이건 국가폭력에 의한 살인이다. 가족들 의사를 묵살하고 부검을 강행한다면 국가 살인을 덮으려 하는 범죄 은닉행위이고 자세히 말한다면,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한 공작행위"라면서 "반인륜적이고 반민주적인, 국민의 주권성을 부인하는 경찰의 영장 집행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서겠다”고 다짐했다.
최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