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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글,뉴스

초등 5학년 딸아이를 자주 때리는 남학생을 혼내주려 학교로 간 아버지!

by skyrider 2018. 7. 17.

[아직 살만한 세상] 딸아이 때린 남학생과 교실 앞에서 마주한 아버지


딸아이가 학교에서 동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가 있습니다. 대게는 당장 학교로 달려가 교사들에게 항의하거나 그 동급생을 혼내 주려고 하겠죠. 이 아버지도 딸아이가 당한 만큼 앙갚음을 해주겠다고 다짐하며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 밖의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16일 늦은 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단톡방에 올라온 글”이라는 제목으로 딸바보 아버지의 사연이 공유됐습니다. 그는 이날 퇴근길에 어떤 낯선 학생에게 감사 인사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아 어리둥절했다는데요. 그 학생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옛일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아저씨가 저 초등학교 5학년 때 나를 따뜻하게 안아 줬어요.”

인사를 꾸벅한 남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딸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매일 때를 쓰게 만든 문제의 동급생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당시 상황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고 합니다. 당시 그 아이가 계속해서 때리고 괴롭힌다는 딸아이 말을 듣고 몹시 흥분한 상태로 학교로 달려갔다는데요. 교실 문 앞으로 나온 남학생과 교사의 얼굴 사색이 됐더랍니다.

아버지는 학교로 가기 전 담임과 통화에서 동급생의 딱한 사정을 알게됐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란 조손가정 아이였던 겁니다. 괘씸하다는 생각이 앞서 ‘그러거나 말거나’했는데, 막상 잔뜩 겁먹은 아이의 눈망울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녹아내렸다고 합니다.

“참 많이 외로웠겠구나. 그래도 남자가 여자 때리는 건 못난 거야. 앞으로는 사이좋게 잘 지내라”하고 쪼그리고 앉아 그 아이를 꼭 껴안았습니다. 그러자 아이도 ‘아빠’를 껴안 듯이 끌어안고는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그날 이후 동급생의 행동은 달라졌고, 딸아이의 눈물도 멈췄습니다.

그리고 딸바보 아버지는 잊었지만 두려움에 떨었을 아이는 그리운 ‘아빠’ 같은 아저씨의 따뜻한 품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때 만약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혼을 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교실 문 앞에 선 한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 순간입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527732&code=61121111&sid1=s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