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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비행장! 공군이 왜 이래?

by skyrider 2009. 2. 22.

"대한민국 공군이 자기모순의 늪에 빠져버렸다"

[기고] 제2롯데월드 찬성하면서 성남공항 지키겠다고?

기사입력 2009-02-22 오후 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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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건설을 찬성하는데 앞장서는 고위직 공군 장교들은 롯데월드 건설은 가능한데 성남기지 폐쇄는 고려될 수 없다고 한다. 때문에 롯데월드 건설을 허가해 주는 조건으로 성남기지의 유지를 보장한다는 것을 정부로부터 문서화해 받아두겠다고 한다.

공군의 고위직 장교가 제2롯데월드 건설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참여정부 당시에는 공군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주장이 많았다'고 말했단다. 그러면서도 성남기지 폐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해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공군 수뇌부들의 생각대로 롯데월드가 건설돼도 성남기지가 폐쇄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상대적 박탈감과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성남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고, 성남기지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공군의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공군이 제2롯데월드 건설을 막기 위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왔다는 게 사실이라면 롯데는 그동안 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해 왔던 공군과 이에 앞장섰던 장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해야 할 것이다.

반면 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해 왔던 전현직 장교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었다는 것을 명예를 걸고 입증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현재의 공군 수뇌부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대한 소송을 걸어야 할 것이다. 과거 제2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한 이유가 타당하다면 건설 계획이 철회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성남기지가 폐쇄될 수밖에 없는 이유

군대의 모든 조직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 첫째는 임무. 작전적 요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이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 즉, 부대가 필요하다. 거기에는 병력과 장비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성남기지의 작전적 요구는 무엇인가? 공군은 비밀이라는 이유로 감추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현실적으로 일반인들에게 밝히지 못할 비밀 작전은 거의 없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군사전문가도 모르는 비밀 작전이라는 게 있다면 우리는 추정해볼 수밖에 없다. 제2롯데월드가 지어지고 나서 성남기지에 남을 전력에 대해 살펴보자. 백두·금강 정찰기 부대, 수송기 부대 일부, 대통령 전용기 전력 이외의 전력은 없다. 이는 비행단을 유지하기 위한 전력으로는 너무나 빈약하다.

그렇다면 성남기지는 전시를 위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결론인데 전시에 무슨 작전이 추가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나온 성남기지의 작전은 첫째, 전시에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양륙작전이 주된 임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전은 비밀 작전이 될 수 없고,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둘째, 전시에 전투기들이 전개해 전술작전을 수행하는 작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시계비행이 우선시되는 전투기들의 작전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은 공군 작전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부인할 수 없다.

우선 기본적으로 '장방형 장주'를 사용할 수 없고 전투 조종사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전술 입출항 절차를 따를 수 없기 때문에 정상적인 임무가 불가능해 진다.

여기에 대해서는 박연석 15혼성비행단장도 지난 2일 국회 공청회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문제점을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군도 고민이라는 표현을 썼다. 롯데월드를 지어도 작전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다면 '고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셋째, 백두·금강기들이 수행하는 정보수집 작전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 더욱이 백두·금강전력은 매우 적은 전력에 불과하다.

넷째, 제2롯데월드 건설 때문에 KA-1 정찰기 대대의 이전이 요구된다면 공군의 주장에는 커다란 모순이 발생한다. 전술기들의 임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공군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KA-1은 속도가 느리고 중량이 매우 가벼워서 비행 운용상 매우 안전한 비행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추정할 수 있는 '비밀 작전'은 유사시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철수시키기 위한 공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공군의 한 고위직 장교는 그러한 일은 오산 공군기지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그리고 이 임무는 비밀로 할 이유도 없고 그리 중요하지도 않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보면 제2롯데월드가 지어졌을 때 공군이 성남기지를 유지해야할 이유는 매우 궁색해진다.

공군이 앞으로 제대로 된 전시 작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공군 성남기지는 국민들의 폐쇄요구에 의해 없어져야 할 것이다. 그나마 가장 바람직한 상황은 기지 이전인데 한국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할 때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차라리 성남공항 폐쇄하겠다고 하라

롯데월드가 세워지고, 성남기지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면 공군은 비행단을 잃게 되고, 그렇게 되면 비행단장을 포함한 직위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결국 공군이 성남기지의 존속을 계속 요구하게 될 경우 공군은 자신들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성남기지를 유지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경제 논리를 앞세운 이명박 정부의 지시에 순응하기 위해 온갖 거짓말을 동원해 롯데월드 건설이 가능하다고 앞장서서 잘못된 주장을 하고나니, 성남기지의 폐쇄에 의해 수반되는 공군의 조직 축소가 걱정이 될 것이다.

공군 수뇌부들은 지금 솔직해져야 한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전투기 조종사의 기본자세로 돌아가면 된다. 그것이 공군을 위해 더 필요한 것이다. 일시적 잘못은 용서될 수 있다.

필자는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 물론 공군도 가지고 있다. 커다란 파장이 일겠지만 지금 제2롯데월드가 건설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건설 허가를 중단시킬 수 있다.

아니면 차라리 성남기지를 공군 스스로 폐쇄하라. 그리고 국가 경제를 위해 성남기지 지역이 한국 경제의 중심지가 되도록 공군의 기득권을 포기한다고 말하고 개발되도록 하라. 그러면 오히려 국민들이 나서서 성남기지를 지켜 줄지도 모른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 공군 수뇌부는 선택해야 한다. 정권은 짧고, 공군은 영원하다. 수도권 2400만의 국민을 위해 성남기지는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군용기지가 아니더라도 한국의 부(富)가 집결된 지역의 셔틀공항으로도 존재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국가자산이다.

/김성전 군사평론가(예비역 공군 중령)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