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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자료창고

대리투표도 하는 데 녹음 지우는 거야 일도 아니지..이러니 독재소리가

by skyrider 2009. 7. 24.

[방짜, 2009/07/23 18:00, 이정환의 미디어인]

Photo 오마이뉴스 남소연

답답한 일이다. 22일 국회 본회의 과정에서 재투표 또는 대리투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의사국은 본회의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어제 현장 중계 과정을 통해서는 속기사도 없이 회의를 진행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기록 신뢰도 자체에 의구심이 일어나는 상황이다.

국회 영상회의록 홈페이지(http://w3.assembly.go.kr/vod/index.jsp)에 가봤다. 22일 본회의 전 과정을 재확인할 수 있는, 현재로서는 유일한 기록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22일 15시 34분부터 16시 16분까지 국회 본회의 과정을 담은 영상회의록에서 '소리' 156초가 '사라졌다'.

그 시작은 5분 1초. 정상적으로 재생되던 영상이 약 3초 동안 '묵음'. 이와 같은 현상은 5분 16초경부터 23초, 5분 26초에서 27초까지, 5분 59초에서 6분 8초까지, 계속 반복된다. 41분 24초 짜리 동영상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총 14회 일어난다. 156초, 2분을 훨씬 넘는 '소리 기록'이 증발한 셈이다.

더욱 이상한 점은 이와 같은 현상이 이윤성 국회 부의장을 중심으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 부의장이 뭔가 의논을 하는 상황에서, 이 부의장 음성이 들리기 시작할 때 잘리는가 하면, 한동안 들리지 않던 소리가 뭔가 의논을 마무리하는 듯한 부의장 음성과 함께 회복된다.

특히 5분 59초에서 6분 8초 사이, 그리고 10분 29초에서 42초 사이에 이같은 상황이 영상을 통해 확실히 드러난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동안 카메라가 의장석을 중심으로 줌아웃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과정에서 뭔가 의논하는 이 부의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오디오 듣기를 해도 묵음은 156초

이같은 현상은 다른 컴퓨터를 통해 확인해도 마찬가지였다. 현장에서 일어난 돌발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석으로 뛰어들어 마이크에 이상이 생기는 순간에도 현장 육성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도적인 '묵음' 처리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싹트는 것도 그래서다.

이에 대해 국회 영상회의록 관계자는 "자세한 사정은 정확히 잘 모르겠다. 음향 조종을 저희가 한 것이 아니라 회의장 내에서 한 것"이라면서 "회의장에서 나오는 음향을 그대로 받아 서비스한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편집 과정에서 왜곡은 없었다는 뜻이다.

현장에서 누군가의 판단이 개입됐다는 말이 된다. 그 판단은 방송기획관 부서 몫일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인 회의 진행에서 회의 음향을 방송기획관에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해당 부서에서도 확실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당시 음향 조정 상황을 옆에서 지켜봤다는 관계자는 "불필요한 또는 안 나가야 할 것 같은 내용이 나와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허나 왜 그런 판단이 하필 이 부의장이 의논하는 대목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상황은 해당 영상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22일 본회의 표결 절차의 적법성을 놓고 여러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이 이런 의혹을 갖지 않도록 만든 것이 영상회의록이요, 속기록이다. 그러나 속기록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영상회의록에서는 156초가 '사라졌다'. 국민이 알면 안 되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소통국회...그 현장의 '생생한' 기록이라면서...

다음은 22일 국회 본회의 영상회의록 시간대별 '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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