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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천안함 사고를 지방선거에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여당 대외비 문건이 폭로됐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2 동시지방선거 종합상황보고'라는 제목의 한나라당 종합선거상황실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은 '대외비'로 분류됐지만, 송영길 후보 쪽에서 이를 입수해 언론에 공개됐다. 한나라당의 대외비 문건에는 '언론 동향, 타당 동향' 등 동향 분석 내용과 선거전략이 담겨 있다.
한나라당의 '6.2 동시지방선거 종합상황보고 D-10'라는 5월23일자 문건에는 "당에서는 천안함 사고를 통한 안보이슈 부각과 실패한 전 정권 심판론을 주요 선거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이러한 전략은 그 활용도 면에서는 유효하나 지나칠 경우 자칫 그간 당 차원에서 꾸준히 노력해온 '합리적 보수' 의 이미지가 퇴색할 우려가 있고,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크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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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가 폭로한 한나라당 '대외비' 문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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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여당이 천안함 사고를 지방선거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문건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대외비 문건에는 "정부와 당에서는 지나친 우편향적인 발언과 북풍에만 올인하는 모습을 벗어나야 한다"는 전략도 제시하고 있다.
'6.2 동시지방선거 종합상황보고 D-11'이라는 제목의 한나라당 종합선거상황실 문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와 관련해 "노무현 지지층 또는 노무현 향수를 갖고 있는 유권자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23일 전후로 선거유세 중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노풍이 확산되지 않도록 재빨리 세간의 관심을 다른 이슈로 전환시키기 위한 정책이슈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나라당의 문제의 대외비 문건 실체 자체는 인정했다. 한나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안형환 대변인은 "이 문건은 매일매일 업무보고를 위해 만든 것"이라며 "저희 당의 일상적인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엄청난 비밀문건이 발견된 것처럼 하고 있지만 사실을 호도하기 위한 과장된 주장"이라면서 "이 문건은 천안함 사건 이용하기 위한 특별 문건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한나라당과 현 정권이 천안함 사고를 정략적, 정치적으로 지방선거에 활용하려 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노풍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는 의혹이 수차례 제기되어 왔었는 바, 오늘 드디어 그 증거가 명백히 밝혀졌다"고 비판했다.
송영길 후보는 "한나라당 뿐 아니라 정부도 천안함 사고를 통한 지방선거 홍보 전략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내용이 나와 있는데, 이는 명백히 선거중립의무 위반이요 관권선거가 행해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