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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시 물기둥을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과 뒤바뀐 어뢰 설계도, 폭발 원점의 부정확성, 함미 스크루에서 나타난 흔적 등 민군 합동조사단의 언론 설명회에 대해 언론계에서 의아스럽고, 납득하기 어렵다며 주요 증거를 스스로 폐기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합조단이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3단체로 구성된 '천안함 진상조사·언론보도 검증위원회' 소속 언론인들을 초청해 실시한 설명회에 대해 노종면 '천안함 진상조사·언론보도 검증위원회' 책임검증위원은 "미진했으며 이미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며 "물기둥 진술에 대한 합조단의 주장은 이제 폐기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 위원은 '목격자가 본 것은 섬광이었다거나, 목격된 장소와 사고발생지점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고, 목격자가 물기둥을 물리적으로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파악한 내용이 사실이었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은 "합조단의 주장은 마치 종로에서 살인사건이 났는데 동대문에서 목격한 사람을 증인으로 내세운 꼴"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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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면 '천안함 진상조사·언론보도 검증위원회' 책임검증위원이 질의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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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위원은 합조단이 지난달 20일 발표 때 제시한 어뢰 설계도가 수거한 어뢰잔해의 것이 아니었으며 실수였다고 밝힌 데 "주요 근거를 스스로 뒤집었다"며 "(실수라는 설명에) 의아스러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 위원은 "적어도 실수라고 해명하려면 실수의 과정을 밝혀야 할 뿐 아니라 당시 북한 어뢰라는 주장의 결정적 증거에 대한 자료였고, 매우 정교하게 작업해야 했던 내용이었다"며 "더구나 설계도는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의 백미 가운데 하나였는데 (CD에서) 중간에 뭘 잘못 뺀 것인지, 어쩌다 그랬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냥 실수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노 위원은 또 "어제 설명회는 진상조사의 필요성을 재삼 확인한 계기였다"며 "물기둥 진술도 (사고발생 지점과 목격지점의) 방향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확인됐고, 스크루가 찢어지고 깨진 것도 설명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런 허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설명회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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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조단의 선체구조분과 노인식 교수(가운데)가 휘어지고 훼손된 천안함 프로펠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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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위원은 "향후 이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공개토론과 같은 방식으로 진상규명을 더 해나가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노종면 검증위원과 30일 오후 나눈 일문일답 요지이다.
-어제 합조단 설명회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나.
"설명회를 열었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그 내용에 대한 설명이 미진했다는 것 역시 확실하다. 일부에선 이미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물기둥 진술에 대한 설명은 어떻게 보나.
"물기둥 진술을 증언으로 제시한 합조단의 주장은 폐기돼야한다. 어제 설명회에서 (목격자가 본 것은 섬광이었다거나, 목격된 장소와 사고발생지점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됐다. 우리가 파악한 것(목격자가 물기둥을 물리적으로 볼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사실이었다. 합조단의 주장은 마치 종로에서 살인사건이 났는데 동대문에서 목격한 사람을 증인으로 내세운 꼴이다."
-스크루(프로펠러)에 대한 설명도 뭔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스크루가 (깨끗하고) 말짱하다고 했는데 우현 끝부분이 비교적 균일하게 끊어지거나 깨졌다. 합조단은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관성력으로 휘었다는데 이것 역시 완전한 설명도 아니었다. 합조단은 '(사고원인에 있어) 결정적인 부분이 아니어서 정밀하게 보지 않았다'는 식의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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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래치가 선명한 천안함 스크루.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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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단한 물체에 부딪친 것처럼 보이는 스크루의 균열.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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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오른쪽 스크루는 아래 날개 두 개가 부러져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인양 당시 내려놓을 때 깨진 것이라고 설명했고, 깨진 파편은 현장에 보이지 않았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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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원점의 좌표도 명확히 설명이 됐다.
"그동안 우리는 침몰지점과 폭발원점(최초 사고지점)이 TOD 방위각에서 최소 6도 이상 벌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합조단은 '그 주장에 일리가 있고,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찍은 장소가 TOD 관측장소에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TOD 관측장소가 우리가 찍은 장소와의 차이가 150m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거의 차이 안난다는 것이다. 이는 함수침몰지점과 폭발원점간의 거리 비율에 대해 우리가 분석한 것을 합조단이 인정했다는 것이다. 결국 좌표 가운데 둘 중 하나가 틀렸다."
-지진파와 음파의 실체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됐는데.
"실무자들이 대답할 땐 독자적으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윤 단장은 '우리가 몰랐던 미군의 조직과 접촉한 적이 있다'고 했다. 도대체 어느 부분이 맞는 것인지, 원데이터가 공개돼 검증을 받아야 한다."
-20일 발표 때 제시한 어뢰 설계도는 수거한 어뢰잔해의 것이 아니라고 인정했는데.
"그 뿐만이 아니라 CD에만 있고, 책자에는 없다고 인정하는 등 주요 근거를 스스로 뒤집었다."
-그걸 실수라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의아스러울 뿐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적어도 실수라고 해명하려면 실수의 과정을 밝혀야 할 뿐 아니라 당시 북한 어뢰라는 주장의 결정적 증거에 대한 자료였고, 매우 정교하게 작업해야 했던 내용이었다. 더구나 설계도는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의 백미 가운데 하나였는데 (CD에서) 중간에 뭘 잘못 뺀 것인지, 어쩌다 그랬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냥 실수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절단면의 경우 좌초에서 나타나는 연성파괴가 아니라 전단파괴와 취성파괴 현상이 나타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사고원인 증명할 능력은 없고, (원인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겠지만, 적어도 절단면만 놓고 봤을 때 버블제트이면 어때야 하고, 좌초, 충돌 등 충격의 유형 별로 어떤 형태인지 설명을 해야 한다. 합조단이 설명한 대로라면 절단면의 윗부분은 전단파괴이고 아랫부분이 취성파괴이다. 적어도 충격을 먼저 받은 쪽이 아랫 부분이라면 상식적으로 아래쪽이 전단파괴여야 하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전단파괴가 훨씬 급격하게 깨진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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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수절단면. 왼쪽이 천안함의 좌현. 배의 왼쪽 바닥이 아래로부터의 힘, 혹은 충격에 의해 위로 휘어져 올라간 것을 볼 수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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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보면 거대한 선체가 파괴된 모습에 압도된다고도 하는데.
"다른 선체가 파괴됐을 때의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현장의 압도감은 비교할 수 없다."
-세계 최초의 버블제트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버블제트가 맞다면 그렇겠지만 그 전에 합조단이 버블제트 폭발이라는 것을 증명해내야 할 것이다."
-지난달 20일 합조단 발표 때 내세웠던 북한어뢰 폭발의 증거들 가운데, 스크루, 물기둥 설계도 등 대표적인 것들에 대한 설명이 번복되거나 거짓임이 드러났는데.
"종합해볼 때 어제 설명회 진상조사의 필요성을 재삼 확인한 계기였다. 어떤 방식이 진상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는지 검토해볼 생각이다. 물기둥 진술도 (사고발생 지점과 목격지점의) 방향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확인됐다. 스크루가 찢어지고 깨진 것도 설명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런 허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설명회였다. 향후 이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공개토론과 같은 방식으로 진상규명을 더 해나가도록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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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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