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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 결과 최종보고서에도 천안함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운항하다 침몰했는지에 대해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물기둥(백색섬광)을 봤다는 위치가 전혀 다름에도 거짓말탐지기 분석 결과 진실한 증언을 했다는 것으로 조사돼 이를 주요 증언으로 채택하는가 하면, 애초 생존자와 사망자의 부상 상태가 대체로 경미하다던 군이 최종보고서엔 사고 당시 '생존자들이 피를 흘렸다'는 최원일 전 천안함장의 말을 기록했다.
사고 위치와 목격자, 유리한 것만 골라 작성
사고 위치와 관련해 합조단은 지난 3월 26일 21시 22분경 백령도 서남방 2.5km(37°55′45″N-124°36′02″E) 위치(수심 47m)에서 침몰했으며, 해상 상태는 남서풍 20kts노트, 파고 2.5m, 조류 161°-2.89kts, 시정 2.5NM이었으며 조석은 고조(만조)가 02시 25분(2.3m)와 15시 15분(2.7m), 저조(간조)가 08시 43분(0.7m)와 21시 47분(0.8m)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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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13일 공개한 천안함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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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일 천안함의 항적에 대해 합조단은 당일 새벽 6시에 대청도 기지를 출항해 오전 8시 30분 경계구역에 진입한 뒤 시간당 1∼2회 동일 지역에서 지그재그로 불규칙하게 초계활동을 하면서 침몰 지점 인근을 운항했고, 사고 당시 천안함은 327°방향으로 6.7노트의 속도로 운항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상황에 대해 물기둥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생존 장병도 아무도 보지 못했고, 백령도 초병 진술에 나타난 백색섬광의 위치및 사고위치와 전혀 다름에도 합조단은 5월20일 발표 당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실제로 백령도 초병 가운데 한 명은 100m 높이의 섬광을 두무진 돌출부(초소에서 북서쪽) 쪽에서 목격했고, 다른 한명도 같은 위치에서 'V'자 모양의 섬광이 퍼지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사고위치는 백령도 연화리 앞바다 2.5km 서쪽 지점이다. 완전히 다르다.
이를 두고 합조단은 초병이 섬광을 본 것은 맞고, 본 위치는 틀렸다고 주장했다. 합조단 과학수사분과 관계자는 13일 기자와 만나 "초병 진술상 사고위치와 백색섬광의 위치가 다른 것은 맞는 것같다"며 "진술서를 작성한(3월28일)지 일주일 뒤(4월4일) 다시 면담했다. 두무진 돌출부보다 왼쪽이 더 밝았다는 설명이었다. 당시 시계(시야)가 500m 밖에 나오지 않았고, 기상과 해무(안개) 상태가 잘못 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합조단은 두 초병을 거짓말탐지기로 검사해본 결과 섬광을 봤다는 것은 진실하게 나왔기 때문에 이를 채택했고, 보고서에도 백색섬광을 목격했다는 것만 기재됐다. 그러나 섬광의 위치는 보고서에서 일체 기재하지 않았다. 자신들에 유리한 대목만 골라 쓴 것이다. 진술을 편의적으로 취사 선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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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령도 초병이 사고당일 백색섬광을 목격했다는 위치는 사고지점과 전혀 다르다. ⓒ언론검증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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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상태 경미하다더니 천안함장 "생존자 다수 피흘려"?
천안함 침몰 당시 부상자와 사망자의 상태와 관련해 합조단은 최종 보고서에서 "파편상과 화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골절과 열창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직후 최원일 천안함 함장은 당일 밤 9시 32분부터 42분까지 22전대장과 통화에서 "(생존자는) 58명이고 다수가 피를 흘리며, 못 일어서는 중상자가 2명입니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사고 직후 민간 어선이 구조 당시 한 병사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언론에 알리고, 최 함장이 구조 직후 휴대전화 등을 회수한 데 대해 "피흘리는 장병등이 있어 혼란이 예상돼 회수했다"는 취지로 말한 바는 있으나, '다수가 피를 흘렸다'는 진술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피를 흘린 장병들의 구체적인 부상 상태 등을 적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최 함장의 진술의 신빙성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및 확인이 없었다는 점에서 논란거리다.
또한 다양한 폭약 성분을 검출했다면서도 정착 어뢰 추진체 등 잔해물에서는 일체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혀 '1번 어뢰'의 폭발로 천안함 선체가 두동강 났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데 큰 결함을 드러냈다.
어뢰 '1번' 성분 못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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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성(앞줄 왼쪽) 군측 합조단장과 윤덕용 민간측 합조단장(오른쪽). 이치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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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미 우현의 스크루(프로펠러) 날개 5개가 앞쪽으로 휘어들어간 것에 대해서도 합조단은 여전히 급작스런 프로펠러의 정지와 추진축의 밀림 등에 따른 관성력에 의해 발생될 수 있는 것이라는 스웨덴 조사팀의 주장을 인용하는데 그쳤다.
1번 어뢰의 '1번' 성분에 대해서도 어느 국가 산인지 밝혀내지 못했다. 합조단은 보고서에서 "1번 표기의 잉크 재질 분석을 위해 중국산 유성 매직 5점을 분리분석, 비교 실험했고, 페인트 원료에 대해서는 KIST 특성분석센터에 의뢰해 페인트 원료 정밀분석을 실시했으나 대부분 국가에서 유사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국 식별은 제한됐다"고 밝혔다.
한편, 합조단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기뢰폭발에 의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배제하지는 못했다. 보고서에서 합조단은 "비접촉 계류기뢰에 의한 수중폭발은 천안함 파괴 형상과 유사하므로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계류기뢰의 경우 운용 환경이 매우 제한적이고 해양 환경에 따라 지대한 영향을 받으므로 사용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