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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했을 뿐이다. 또 다른 그들은 노동의 현장에서 땀 흘려 일했을 뿐이다. 그들이 세상을 떠나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참혹하게, 생을 마감했다. 11월 23일 오후 연평도에서 벌어진 일 때문이다.
포탄이 떨어졌다. 북쪽에서 발사됐다. 북한의 포탄이 우리 군인과 민간인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보다 심각한 것은 북한 포탄은 민가에도 떨어졌다는 점이다. 하나 둘이 아니었다. 민가는 불에 탔고, 지붕도 뚫렸다. 민간인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쟁 중에도 민간인에 대한 살상은 금하는 ‘범죄행위’다. 북한은 어떠한 명분과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행동을 한 셈이다.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연평도 북한 포격으로 희생된 군인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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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11월 25일자 8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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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자 하는 점은 현장에 있는 이들은 물론 TV로 현장상황을 지켜본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그들은 그렇게 세상을 떠나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북한이 다시 전쟁위협을 하고 있다. 반성은커녕 적반하장 행동이다. 28일부터 서해상에서 한미 합동훈련을 할 예정인데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다. 북한은 자신의 주장을 제3자가 동의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나.
북한이 방사포를 쏘고 심지어 열 압력탄을 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데, 그 포탄으로 군인은 물론 민간인이 생명을 잃었는데 “자주권을 침해하는 도발자에 대해 무자비한 본 때를 보여주겠다”는 주장이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의 동의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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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11월 27일자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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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국제사회 고립만 가속화시킬 뿐이다.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제사회가 보는 앞에서 사죄해야 한다. 전쟁위협은 중단해야 마땅하다.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그곳에 살던 주민들이 인천으로 사실상 피난을 왔다.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서해 5도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사분계선 접경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심정도 마찬가지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전쟁은 막아야 한다. 연평도를 떠나는 어린아이에게 전쟁은 ‘광풍’, 그 자체였다.
겁에 질린 눈망울, 어린아이에게 공포를 안겨준 그들은 반성해야 한다. 한반도가 전쟁의 위협에 휩싸이고, 주민들이 사실상 피난을 가는 현실은 너무 참담하다. 보수신문에는 연일 전쟁을 촉구하는 ‘광고’가 실리고 있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도 노골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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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11월 26일자 35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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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을 펴자” “신문과 방송부터 응징하자” “내부의 적을 침묵시켜라” 등의 주장이다. 전쟁을 정말 바라는가. 우리 군인과 민간인이 희생된 참담한 현실 앞에서 정치 주판알 튕기기를 하고 싶은가. 자중해야 한다.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 그들이 전쟁을 부추기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군에 가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은 얼마나 복잡한 심경이겠는가. 그들의 부모 형제 심경은 또 어떻겠는가.
사회혼란을 부추기는 신문광고를 내는 이들이나 그 신문광고로 돈을 버는 일부 신문사들이나 지금 이 시기에 꼭 그렇게 하고 싶은지 참 안타깝다. 참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