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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컬럼,글

"대물" 외압으로 아쉬움 남지만 국민을 섬기고 정경유착 응징만으로도 성공

by skyrider 2010. 12. 24.

'대물' 하봉도를 죽인 범인, 충격적 반전의 의미

초록누리 MY view 추가조회 83,801 10.12.23 09:08 더보기

 

국가를 전쟁의 위험에 빠뜨리고 국치외교를 벌였다는 이유로 탄핵 위기에 몰린 서혜림은 헌법재판소의 기각처리로 대통령으로 복귀했습니다. 여론은 서혜림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고, 탄핵을 주도한 민우당의 인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말았지요. 서혜림대통령의 탄핵하고, 국정을 주도하려 했던 강태산은 등돌린 민심과 민우당 의원들의 역풍을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강태산을 궁지에 몰아넣은 인물은 장인인 산호그룹 김명환 회장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권력이라는 거품같은 것을 내려놓지 못하고, 비굴한 모습으로까지 추락하는 강태산을 보니, 인간적인 연민까지 느껴지더군요. 정치적 동지들도, 아내도, 그의 뒷모습을 지켜준 내연녀 장세진마저 그에게서 떠나 버렸지요. 민우당에서 출당제명 조치까지 당하는 강태산을 보니 권력무상이라는 말이 실감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당리당략보다 더 무서운 재벌의 입김 앞에 자유롭지 못한 우리 정치현실에 참담함을 느끼기도 했네요.

갓끈 떨어진 강태산에게 언제 동지였느냐 싶게 등을 돌려버리면서도, 그를 버린 산호그룹 김명환 회장과 서로 악수를 하려는 민우당 중진의원들의 모습은 정치라는 것이 재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를 보는 듯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서혜림이 강태산을 버리지 않은 이유
서혜림은 탄핵안 기각으로 국회에서 연설을 하는 서혜림,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 탈당을 하고 열린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로 박수를 받았지요.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통령들 중에서는 가장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대부분 대통령의 탈당은 임기 말년에 가서야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던 것을 상기하면 말이지요.
"지금 이 순간부터 국회는 여당도 야당도 없습니다. 오직 국민들을 위한 일꾼들만이 있을 뿐입니다. 비판할 때는 비판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는 힘을 모아 주십시오. 믿음과 화합의 국회를 국민들에게 보여 주십시오. 대통령인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국민들을 위한 일꾼들이라는 상식적인 말이 참으로 어색하게 들렸던 것은 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말로는 '국민들의 일꾼입네' 하면서도, 국민을 종부리듯 군림하는 정치인들의 두 얼굴에 너무나 익숙해져 말이지요. 

마지막회를 앞두고 가장 관심있는 부분은 강태산의 최후와 서혜림과 하도야의 러브라인이었을 듯 합니다. 서혜림은 강태산을 버리지 못하더군요. 산호그룹 김명환을 강태산을 버렸지만 서혜림이 강태산을 버리지 못한 이유는, 그의 정치적 소신과 대한민국의 미래정치에 대한 강태산의 초심을 인정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태의연한 대한민국의 낡은 정치를 쇄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힘있는 대한민국을 꿈꿨던 강태산의 야망이, 대권이라는 최고권력 앞에 야심으로 변질돼 가는 것을 보았던 서혜림이 강태산에게 주었던 것은 기회였습니다. 소신이 야망으로, 야망이 야욕으로 변질되어 가면서 강태산이 잃었던 것은 정치초심이었지요. 서혜림이 강태산에게 주었던 기회는 정치초심이었습니다.
한미동맹관계가 악화되어 미국에 파견할 특사로 강태산을 적임자로 임명한 것은 정치초심이 무엇에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서혜림의 질문이었습니다. 모든 정치인이 기본으로 삼아야 할 것은 바로 국익이라는 것을 강태산에게 깨우쳐 주었던 것이지요.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욕을 먹는 이유가 국익보다는 당리당략, 사사로운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특권쯤으로 생각하고 있기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서혜림과 하도야의 달달한 연애는 서혜림 대통령이 국정을 보는 틈틈이 이뤄지기도 했지요. 하도야의 생일에 직접 미역국을 끓여 주는 서혜림, 대통령에게도 사생활이 있는 것이고 사랑을 할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가 있기에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마지막회 예고편을 보니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서혜림이 남송의 하도야 곰국집으로 낙향하는 것으로 보아, 도야는 곰국을 끓이고 서혜림은 깍뚜기를 담그며 3대 곰탕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더군요. 서혜림이 낙향하는 것을 보니, 봉하마을로 내려가 이웃주민들과 막걸리를 마시기도 하고, 밀집모자를 쓰고 손녀딸을 자전거에 태우고 넉넉한 미소를 지었던 故 노무현 대통령이 또 생각나기도 했네요. 드라마지만 곰탕끓이는 하도야와 깍뚜기 담그는 서혜림을 의혹의 눈초리로 깍뚝썰기 하지 말았으면 싶더군요. 쿨한 정치인으오 돌아선 듯한 강태산을 보니 그럴 염려는 없어 보였지만, 부엉이 바위 어디선가에서 그분이 내려다 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잠시 우울해지기도 했습니다. 

악어와 악어새, 정치와 재벌을 꼬집다
드디어 하도야가 강태산과 산호그룹의 비자금 거래내역 자료를 찾아내고,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범인을 잡았는데요, 그 정체가 김명환 회장으로 밝혀졌지요. 그리고 하도야의 아버지 하봉도를 죽이라고 시킨 배후 역시 김명환이었습니다. "하도야 그놈을 그때 살려두는게 아니었어. 그놈 애비처럼 제거했어야 했어"라고 뇌까리는 김명환을 보니 섬뜩해지기 까지 하더군요. 
우리는 흔히 재벌회장의 법적 구속을 나라 경제가 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으로 지켜 봅니다. 그런 정치권과 재계의 불안감은 국민들에게 나라를 살리기 위한 구국의 일환이라는 논리를 들어 사면해 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했었지요.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그런 패배감을 주지 말았으면 싶네요. 살인교사의 증거가 명확한데 금수저 물고 나온 놈이라고 법도 건드리지 못한다면, 이 땅에서 정의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싶어서 말이지요.

김명환에 대한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하도야가 쓰러져서 수사를 종결시킬 것인지가 불투명해지기는 했지만, 재벌 총수라는 인물이 살인교사까지 자행했다는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강태산도 이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직접적인 살인교사 지시는 김명환 회장이 했을 것이기에 김명환의 구속선에서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지만, 하도야가 쓰러지면서 정신줄까지 출장보내고, 말도 안되는 기억상실증같은 것을 들이밀어 용서하지는 말았으면 싶습니다. 아들 하나 바라보면서 30년간을 곰탕만 끓여온 순박한 하봉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는 응징을 꼭 해줬으면 싶습니다. 하봉도가 저승에서 눈이나 편하게 감을 수 있었으면 싶어서 말이지요.

하도야가 김명환 한 사람 선에서 수사를 끝낼지 공조여부까지 확대할 지는 마지막회를 봐야 알겠지만, 김명환 한사람 선에서 마무리를 지을 것 같습니다. 강태산은 드라마 흐름상 미국 특사로 파견되었다가, 서혜림 대통령 퇴임 즈음해서 총리직의 제의를 받는 것으로 보아, 정치적으로 재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드라마 예고편을 보다보니, 서혜림 대통령이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을 하는지, 강태산의 정치적 소신에 대한 믿음으로 국정을 총리에게 일임하고 퇴임을 하는 것인지 잠시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서혜림이 그동안 국회의원직과 도지사 사퇴를 선언해 버렸던 전력들이 워낙에 화려해서 말이지요. 

미완의 드라마 대물이 남긴 것은?
대물 마지막회를 남겨두고 베일에 싸여있던 하도야 아버지 하봉도를 죽이고, 하도야를 자동차로 친 범인의 배후가 예상했던 인물이 아니어서 다소 의외이기는 했지만, 강태산이 아닌 산호그룹 김명환 회장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봉도를 죽인 범인을 보며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드라마가 고발하고자 했던 것은 정치권력이 아닌, 정치 위에 군림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재벌정치, 돈으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였다는 생각 말이지요.

드라마 대물은 그런 의미에서 미완의 드라마였습니다. 서혜림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것은 희망정치의 승리였지만, 구태의연한 흑막정치와 정경유착의 고리는 끝내 끊어내지 못한채 우리들에게 숙제로 남겼으니 말입니다. 또한 미완의 드라마를 완성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 손에 쥔 한표 한표에 달렸다는 강한 메시지도 전달했습니다. 정치적 외압이 의심되는 가운데, 할말을 제대로 못하는 드라마로 힘을 잃어버린 것이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런 의미를 전달한 것만으로도 드라마 대물의 의의는 컸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혜림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는 서혜림이라는 인물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스토리가 아니었어요. 서혜림의 혁신당이 표방한 정부는 '국민보다 낮은 정부'였지요. 대통령이 국민 위에 통치하는 권력기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던 서혜림의 취임사는 드라마 대물이 말하고자 했던 주제였습니다. 또한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겼던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던 과오를, 두번 다시 되풀이 하지 말자는 반성의 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서혜림으로 대변되는, 국민을 지켜주고 섬기는 대통령을 선택하고 지켜주고, 정치개혁에 뜻을 둔 강태산 같은 인물의 정치초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감시하고, 회초리를 들어야 할 우리들의 의무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들의 정치의식이 성숙할 때 미완의 대물은 완성될 것이며, 그것이 우리들의 몫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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