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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잘 돌아가나?

정치 후원자들 , 순수와 이권의 차이! 노무현의 영원한 그림자가 된 강금원 창신섬유회장!

by skyrider 2012. 8. 3.

'순수와 권력사이' 대통령의 후원자들

'노무현의 그림자' 강금원씨 별세… 박연차·천신일 등은 다른 길 머니투데이 | 진상현 기자 | 입력 2012.08.03 16:43

    [머니투데이 진상현기자]['노무현의 그림자' 강금원씨 별세… 박연차·천신일 등은 다른 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원한 후원자로 불렸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지난 2일 별세했다. 고 강 회장은 지난 2007년 11월 뇌종양 판정을 받은 후 수술을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아 경기 이천의 한 요양원에 머물러왔다.

    강 회장처럼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대통령의 주변에는 항상 후원자들이 따라 붙는다. 정치를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 탓이다. '큰 꿈'을 가진 정치인 일수록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후원자들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부류는 아니다.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희박한 때부터 오랫동안 묵묵히 지원한 사람들도 있고, 권력이 가시화되면서 불나방처럼 모여든 경우도 있다. '사람'과 '비전'에 반해서 '순수하게' 지원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해를 위해 철저한 계산 하에 후원하기도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는 개인 후원자 부각 안 돼

    = 노무현 전 대통령 이전까지는 특정 개인 후원자들이 두드러진 경우는 흔치 않았다. 필요성 자체가 적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군인 출신으로 사회 혼란을 틈타 권력을 잡는 과정이 순식간에 이뤄졌다. 정치를 하지 않았으니 자금도 필요하지 않았다. 대통령만 되면 불특정 다수 기업들로 부터 자금을 끌어 모으기도 더 쉬웠다. 사회적으로도 지금보다 덜 투명했고, 대통령 권력도 지금보다 훨씬 강했던 탓이다. 실제로 두 전직 대통령 모두 대규모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때도 개인 후원자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정권을 잡기 전부터 오랫동안 야권의 '큰 정치인'으로 또다른 권력축을 형성해왔던 탓이다. 불특정 다수의 후원그룹들이 있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다만 '김현철 게이트' '홍삼 게이트' 등 아들들의 힘을 이용해보려는 사람들이 엮이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순수했던 강금원

    = 대통령의 후원자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다. 노 전 대통령에게는 그가 대통령이 되리라 생각지도 못했던 시절부터 곁을 지킨 후원자가 두 명 있었다. 이번에 별세한 강 회장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다. 두 사람 모두 대기업이 이난 중견, 중소기업의 오너 기업인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1996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했던 때 노 전 대통령 사무실을 찾아가 후원 의사를 밝히며 인연을 맺었다. 노 전 대통령은 강 회장이 구속됐던 2009년 3월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회고했다. 그는 "당신은 생각이 바른 정치인이다. 인간적임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응원했다. 호남 출신인 강 회장이 '제2의 고향' 부산에서 사업을 하면서 설움을 겪었고, 이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노력하던 노 전 대통령과 정서적인 교감을 가졌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후 그가 운영하던 창신섬유는 정치인 노무현의 계좌로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했다. 그가 '조건없이' 친노 세력에 투자한 자금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였던 장수천 빚 30억원을 갚아주기도 했다.

    강 회장은 검찰의 칼날이 노 전 대통령을 압박하던 때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대통령을 도왔다는 일이 이렇게 정치 탄압을 받는 것이라면 달게 받겠다"면서 굳게 입을 닫았다.

    강 회장은 노 대통령 재임 시절에 권력을 이용하려 들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했다. 노 전 대통령도 "강 회장은 단 한 건의 이권도 청탁한 일이 없으며 아예 그럴만한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현 정부 들어서인 2009년 4월 회사돈을 개인적으로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인 그 해 5월26일 보석으로 풀러난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몇 번이나 찾아 눈물을 흘렸다. 뇌종양으로 투병 중이던 때였다.





    ◇'비수가 된' 박연차, '후원자 넘어선 실세' 천신일

    = 같은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였지만 박연차 전 회장은 다른 길을 갔다. 노 전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이후 여러가지 사업들을 확장했다. 세종증권 주식 투자, 농협 자회사인 휴캠스 인수 등으로 이익을 봤고, 골프장을 건설하고, 베트남 화력 발전소 건설 국책사업 입찰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고향인 봉하마을로 내려가자 그들의 인연도 더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박 전 회장이 검찰에서 "모든 것을 털고 가겠다"며 진술을 하기 시작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 가족, 측근들이 줄줄이 수사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후원자로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꼽힌다. 다만 천 회장은 단순한 재정 후원자가 아니라 '정치적 동지'이자 막후 실력자로 통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천 회장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61학번 동기로 수십년간 인맥을 이어온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대선 과정에서도 고대 교우회를 이끌며 이 대통령을 도왔다.





    하지만 단순한 후원자에 머무르지 않은 탓에 정권 출범 초부터 갖가지 의혹에 시달렸다. 대선 과정에서 당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법정까지 갔고,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포스코 회장 인사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에도 이름이 등장했다.

    천 회장은 결국 기업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고 정재계 인사와 연결해준 '알선수재' 혐의로 지난 2010년 12월 구속돼 현재까지 재판이 진행 중이다.

    머니투데이 진상현기자 j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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