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
[단독] “장준하 선생 두개골서 6cm 뻥뚫린 구멍”…타살 의혹 재점화 |
1975년 8월22일 5일장으로 치러진 장준하 선생 장례식에서 영구 행렬이 김수환 추기경의 추도를 받으며 명동성당을 떠나고 있다. 장준하기념사업회 제공 |
추모공원 이장 과정서 유골 첫 검시…머리뼈도 금가
서울대 법의학 교수 ‘인위적인 상처로 보인다’ 1차 의견
장선생 아들 “귀 뒤쪽 망치같은 것에 맞아 함몰흔적”
유신 시절 박정희 정권에 맞서 싸우다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된 고 장준하 선생에 대한 검시가 숨진 지 37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머리 뒤쪽에 6㎝ 정도 크기의 구멍과 머리뼈 금이 발견돼, 검시한 의사가 ‘인위적인 상처로 보인다’는 1차 의견을 냈다. 장 선생이 숨진 1975년 당시 검찰은 ‘등산중 실족에 의한 추락사’라고 발표했으나, 재야 및 야권 인사들은 ‘정치적 타살’이라고 주장해왔다.
14일 장준하 선생 유족과 장준하추모공원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나사렛 천주교 공동묘지에 안장된 장 선생의 유골을 지난 1일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 조성중인 ‘장준하공원’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골에 대한 검시가 이뤄졌다. 장 선생의 주검은 사망 당시 간단한 검안만 실시된 뒤 서둘러 매장됐으며, 본격적인 검시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시에는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선생의 아들 장호권(63)씨는 “과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유골 감정 등을 검토했으나 ‘두 번 죽인다’는 반대 여론 때문에 못하다가 묘를 이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검시가 이뤄졌다”며 “검시 결과 오른쪽 귀 뒷부분 후두부에 망치 같은 것으로 맞아 동그랗게 함몰된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족 등 자연적인 사고로는 발생할 수 없는, 인위적으로 만든 상처인 것으로 검시한 의사가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이어 “하지만 정치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기념사업회가 17일 장준하공원 제막식 때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준하추모공원추진위원회 김종래 사무총장 등 관계자들도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검시한 결과, 오른쪽 귀 뒷부분에 6~6.5㎝가량 원형으로 뻥 뚫린 흔적과 45도 각도로 머리뼈에 금이 간 게 발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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