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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통신

제25호

by skyrider 2008. 8. 19.

스카이 통신     
제25호,2003.05.07

 

밖엔 봄비가 장마처럼 유리창문을 때리고 있습니다. 저 비가 그치면 연두 빛 여린 나뭇잎들은  한결 더 녹음이 짙어지겠군요.

 

내일은 어버이날- 지하철 입구엔 카네이숀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마침 저희 패러 동호인 홈피에 저희 여성회원 한 분이 올리신 글을 보고 조금은 '쨘~'한 기분입니다.
딸만 7공주를 낳으셔서 엄하시던 아버님이 어렸을 땐 무섭고 싫었으나 결혼을 앞둔 어느 한밤중에 급환으로 아버님 등에 업혀 병원엘 가게 되고 깡 마른 아버님의 등이 애처로워 딸만 일곱을 키우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글을 보며 저희 부모님 생각을 했습니다.
부친은 고1 때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제가 26년을 근무하던 직장을 갑자기 그만 둔 지 두 달만에 돌아가셔서 이제는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 날 카네이숀 달아드릴 부모님도 없는 고아(?)가 됐구나 생각하니 조금은 우울해 지는군요.
부모님은 자식들 효도받으실 날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옛말이 새삼 사무칩니다.

 

지난 5일엔 처가식구들과 강화도를 일주하는 여행을 했습니다. 미국에 사는 처형이 강화도를 못 가 봤다기에  고인돌도 보고 갈매기가 따라다니는 배를 타고 석모도로 건너 가 한적한 해변가에서 준비해온 음식도 먹고 모처럼 한가한 나들이였죠.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하마터면 추돌 사고가 날 뻔 했습니다.
앞서가던 차가 갈림길에서 멈칫하는 통에 그 차를 들이받을 뻔 했죠. 모두들 깜짝 놀라고 저는 식은 땀이 났습니다. 그 때 문득 며칠 전에 읽은 "어른을 위한 동화" 얘기가 생각나더군요.

 

<여름을 나기 위해 이 땅을 다시 찾아 온 백로가 처음 오는 친구를 데리고 고속도로가 보이는 소나무에 앉았다. 줄 지어서 마구 달리는 자동차들..... 
처음 온 백로가 물었다. "저 길은 무어야?" "응, 고속도로라고 해, 빨리 달리기 위해 만들었대" "왜 빨리 달려야 하지? 멀리 내다 보려고?" "아니야, 코앞의 일이 급해서 래"
"저렇게 급히 달리다가는 부딪치기도 할 텐데?" "그렇지,죽기도 해" "저 길을 달리는 사람들은 자기 생명을 걸 만치 바쁜 사람들이야?" "아니야, 놀러 다니는 사람도 있어" "놀러 다니는 사람은 천천히 가야지 경치도 보는 거 아니야?" "그렇지, 그래도 저 길에서는 죽어라고 달려야 된대" "바쁘지 않아도?" "응,앞사람이 달리고, 뒷사람이 쫓아 오니까 달려야 한대" "그러다가 죽기도 한단 말이야?" "그렇다니까!" 처음 온 백로가 말했다. "원, 알다가도 모를 사람들이네"
두 마리의 백로는 훨훨 하늘 높이 날아 올랐다. 천천히 날개 짓 하며....>

 

그랬습니다. 저도 그리 바쁠 일은 아니였습니다. 왜 이리 삶이 무턱대고 바빠졌을까요?
한 걸음 떨어져서 조금 만 더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일에  우리는 왜 이리도 허둥대는 것일까요.  다음달까지 안녕하십시오.


스카이 대리점 대표  RC 황 부 호 드림 (www.insvill.com/skyri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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