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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통신

제23호

by skyrider 2008. 8. 19.

스카이 통신
제23호,2003.03.03

 

"... 숨을 못 쉬겠어... 엄마... 사랑..해.."
엄마랑 통화하다 엄마 귓가에서 죽어 간 대구참사 어느 실종자의 마지막 말이랍니다.

 

어째서 우리나라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연례행사처럼 맞이 하는 걸까요? 이런 큰 사고가 날 때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며 호들갑을 떨다가는 잊을 만하면 또다시 되풀이 하고 마니..... 

 

대한생명에서 대구영업국장으로 근무할 때 제 사무실 건물이 이 번 화재가 난 중앙로역 출구 바로 옆에 있었기에 화재 현장이 언론매체에 비쳐질 때마다 낯익은 거리 모습에 가슴이 아픕니다.

 

아마도 지하철 관련 당국에서는 지하철에서는 불은 절대 날 이유가 없다는 확신이 있었나 봅니다.
그렇치 않고서야 초기화재에 대한 대처가 어떻게 이렇게 철저히 원시적일 수가 있습니까?

 

80%이상의 사망자를 낸 반대 차선 열차의 기관사와 상부와의 교신내용을 보면 속이 터져 열불이 납니다. "출발할까요 말까요?" 그 기관사는 중요한 순간 몇 분간을 상부의 지시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딱 시킨 일만 하고 시키지 않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이것이 지금껏 우리들이 학교에서 군대에서 배워 오고 길들여 온 우리의 모습입니다.
지시를 해야 할 중앙통제실 근무자도 자기 혼자는 아무 결정도 못하고 그냥 "주의 하시고.. 안내방송하시고..."  한심한 소리만 수분간 지껄이다가 기관사를 도망가라 하여 수백명의 목숨을 잃게 만들다니....

 

만약 내가 당시의 기관사라면 어떻게 했을까?
저라면 그런 위급상황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냉정히 대처했었을꺼라고 장담은 못하지만  정말 이젠 긴급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은 반드시 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비상유도등은 발밑에 설치해야하고 지하철 화재사고 시에는 역사 출구 쪽보다는 몸을 낮추고 선로를 따라 이웃 역으로 피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교훈도 얻었습니다.

 

자신도 실종자가족이면서도 자원봉사 활동에 나선 약사가 있다며 소개하는 화면을 보고 영국의 어느 아동병원 이야기가 생각 났습니다.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6명의 아동들이 청력을 잃어 가고 있는 한 아동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그 친구가 일생중 마지막으로 듣게 될지도 모를 음악회를 열어 주기로 했답니다.
친구가 치료받으러 가는 시간을 이용해 몰래 합창연습을 했고 결국 생일날 병원 예배당에서 음악회를 성공적으로 열었는데 기뻐하는 귀머거리 아동과 백혈병 아동들을 지켜보는 부모들과 간호사들이 소리없이 눈물바다를 이루었고....
먼 훗날 애기 엄마가 된 귀머거리 친구는 자신의 생일날이면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6명의 친구들이 마지막으로 희미하게 들려 준 그 노랫소리를 지금도 마음으로 듣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오는 날을 대비하여 맑은 날 우산을 준비하는 마음만이 '설마귀신'으로부터 우리의 불행을 지켜줄 수있지 않을까요? 제가 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지는군요. 꽃피는 다음 달까지 안전하시길 기원합니다.

 

스카이 대리점 대표  RC 황 부 호 드림(www.insvill.com/skyri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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