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통신
제21호. 2003.01.02
계미년(癸未年), '양의 해'도 벌써 하루가 지났군요.
양은 순하긴 해도 마냥 순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하죠. 때로는 고집이 대단하고 지칠 줄 모르는 강인한 체질을 가졌다고 합니다. 외유내강이랄까? 옳은 일엔 소신이 분명한 것도 바람직한 일이죠.
벌써 지난 해가 됐습니다만 이 번 성탄절은 정말 오랜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됐군요.
크리스마스 때 눈 오기를 그렇게도 기다리던 어릴 때가 생각납니다. 이 나이에도 그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성탄절에 눈이 오니 기분이 좋기는 하더군요. 그런데 조금은 낭만적인 이런 생각이 얼마나 철없는 생각이였는지를 제가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께 한방 먹고(?)야 알았습니다.
강론 때, 느닷없이 "성탄절에 눈이 오니 좋죠?" 하고 물으시기에 모두 들 "네"하고 대답했더니
더러운 것, 보기 싫은 것, 보면 괴로운 것, 다 덮여 안 보이니 좋은 것이냐? 그럼 그 것들은 다 없어진 것이냐? 연속 되는 질문에 모두들 멍~하고 말았죠.
진정 기쁜 성탄절이 되려면 주변의 이런 것들을 덮어 만 놓을게 아니라 치우고 해결할 건 해결해야 마음이 진정 가볍고 기쁘지 않겠느냐? 가족들과 선물을 주고 받으며 오붓하게 지낸 것이 성탄절을 잘 보낸 게 아니라, 주변의 사랑이 필요한 곳에 자신의 능력 안에서 성탄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야 의미 있는 성탄이 되는 게 아니겠냐는 말씀에 머리가 '띵~'해졌습니다.
정말 내년 크리스마스는 의미있는 성탄절로 기쁘게 맞이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르죠. 일년 후 성탄절 땐 또 잊어 버리고 철없이 눈은 안 오나? 하고 아무 생각없이 기다리고나 있지 않을까 걱정 됩니다.
지난 20호 '스카이 통신' 보내 드릴 때, 제가 비행하는 패러 사진을 곁들여 연하장을 대신하여 보내 드렸더니 그 걸 받으시고 패러 글라이딩을 배워 보시겠다는 고객님이 계셨습니다.
그 사진은 제가 지난 11월24일,대부도에서 비행할 때 제 친구 아들이 디지탈 카메라로 찍은 것인데 무척 멋있게 보이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배우실 것이 아니라 먼저 비행하는 것을 얼마간 따라 다니며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자신이 생기면 도전하시라 말씀 드렸습니다.
패러는 자동차 운전과 같이 수칙을 잘 지키고 참고 때를 기다릴 줄만 알면 그리 위험한 것은 아니나 한번 사고가 나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기에 모든 보험사가 대부분 패러를 하는 사람은 보험인수를 꺼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작년은 패러 역사상 유례없이 사고가 많은 해였습니다.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고수급의 실력자들이 사고를 쳤습니다. 자만과 과신, 그리고 과시욕이 빚은 사고들 이였습니다.
요즘 '매스 컴'에는 복제아기가 탄생했다고 난리들입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연의 질서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피조물입니다. 패러 글라이딩도 바람과 자연이 받아 줄 때만이 길짐승인 인간이 날짐승의 흉내를 잠시나마 맛 볼 수 있는 것이죠. 이 것이 순리 아닐까요?
그래서 전, 이번의 인간복제도 반듯이 재앙이 있지 않을까 걱정되는군요. 복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스카이 대리점 대표 RC 황 부 호 드림 (www.insvill.com/skyrid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