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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는 이야기

이 영환 꼭 봐야되는데.... 우리의, 우리 조상,우리 후손들의 영원한 고향

by skyrider 2008. 9. 12.

지구에 살고 있다면 꼭 봐야할 영화 <지구>
영화 <지구>가 인간들에게 보내는 절박한 부탁
  윤현 (yoonys21)
  
영화 <지구> 포스터
ⓒ BBC
지구

 

영화 <지구>는 단돈 7000원으로 세계 일주를 시켜주는 기특한 영화다. 40여명의 카메라맨들이 4500일간 전 세계 200여 곳을 촬영하며 이동한 거리가 지구를 무려 8바퀴 도는 거리와 비슷하다고 하니 이 정도면 훌륭한 세계 일주라고 할 수 있다.

 

환경 다큐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지구>는 46억년 된 아름다운 지구를 보여주는 영화다. 요즘 영화에서 흔하게 쓰이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도 필요 없다. 지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신비롭고 장엄하게 다가오는 <지구>를 보고 있노라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탄을 금치 못했던 <다크 나이트>의 휘황찬란한 액션이나 <월E>의 섬세한 그림들마저도 한낱 어린 아이들의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영국 BBC와 독일 그린라이트 미디어가 300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는 <지구>는 BBC의 TV 환경 다큐 <살아있는 지구>를 만들었던 알래스테어 포더길 감독이 직접 극장판으로 확대해 제작한 것이다.

 

한 치의 꾸밈도 없는, 그래서 더 비극적인 영화

 

지구에 살고 있는 수많은 식구들 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영화 <지구>의 주인공이 된 이들은 바로 북극곰과 아프리카 코끼리, 혹등고래다. 비록 영화 주인공이지만 이들은 연기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비극적이다.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북극곰은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해서인지 곰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날씬하다. 북극곰은 자신과 새끼가 먹을 먹이를 찾아 나서지만 갈수록 험난하기만 하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얼음이 녹는 시기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평소 같았으면 '마린보이' 박태환보다 더 수영을 잘하는 북극곰이지만 배가 고파 헤엄칠 기운이 없다. 결국 이들에게 다가오는 것은 먹이가 아닌 죽음의 그림자다.

 

  
영화 <지구>
ⓒ BBC
지구

 

추운 곳을 가봤으니 이번엔 무더운 아프리카로 가본다. 어미 코끼리는 새끼를 이끌고 물을 찾아 나선다. 물은 모든 이 땅의 생명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코끼리들 역시 물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번에도 역시 인간들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물은 도저히 보이지가 않고 인간들이 경작을 위해 설치한 울타리 때문에 코끼리들이 가야할 길은 더욱 멀어지기만 한다. 만약 인간이란 존재가 없다면 이들은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을까.

 

또 다른 주인공인 혹등고래 어미와 새끼는 먹이를 찾기 위해 적도에서 남극까지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간다. 물론 이들의 여정도 위험의 연속이다. 영화 <죠스>에서 명연기를 보여줬던 백상아리들이 혹등고래를 노린다. 그러나 이번엔 연기가 아니다. 백상아리들 역시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지금 당장,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지구>에서는 주인공들 말고도 수많은 동물들이 출연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치타, 늑대, 펭귄, 순록 등 <동물의 왕국>에서 자주 봤던 얼굴들을 영화관의 큰 화면으로 만나니 더욱 반갑다.

 

특히 도저히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화려하고 독특한 외모를 자랑하는 극락조의 구애장면은 직접 이 영화를 본 사람만이 간직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정말 지구에 이런 새가 있었나 싶다.

 

1초에 1000프레임을 찍을 수 있는 포트론 카메라덕분에 이들의 빠른 움직임도 <지구>에서는 천천히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화면과 함께 흘러나오는 필하모닉의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저절로 느껴지는 카메라맨들의 고난과 인내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숙연해진다.

 

  
영화 <지구>
ⓒ BBC
지구

 

이처럼 <지구>에 나오는 수많은 동물과 아름다운 자연은 스스로가 지구의 주인이라 생각하고 함부로 여겨온 인간들을 초라하게 만든다. 언젠가는 인간 역시 북극곰이나 아프리카 코끼리와 비슷한 운명에 처할지도 모른다.

 

영화가 막바지에 이르자 이들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지구를 지켜달라고 절박하게 호소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고 말이다. 지구를 망쳐놓은 것은 인간이지만, 다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것도 인간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지금 지구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 반드시 이 영화를 봐야한다. 우주에서 가장 축복받은 행성 지구가 우리 때문에 너무 아파하고 있다.

2008.09.02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