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 종로지국장 글이 딱 맞네
오늘의 언론史 | 2009/02/16 10:33 | 방짜
2007년 2월 15일 새벽, 종로구 거주 조선일보 독자들은 황당한 일을 겪습니다. 조선일보 배달이 '펑크'가 난 것입니다. 독자 중에는 감사원도 포함돼 있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독자들의 항의 전화가 지국에 잇따랐습니다. '왜 오늘 신문 안 오냐'고 말이죠. 2007년 2월 15일 조선일보 종로지국 모습 Photo 오마이뉴스 안윤학 종로지국 폐쇄 직후 조의식씨 모습 Photo 미디어오늘 이치열 2007년 조의식씨의 1인시위 모습 Photo 미디어오늘 이창길
발단은 당시 조선일보 종로 지국장이었던 조의식씨가 본사 직원과 판매 지국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이었습니다. 이메일 제목은 '더 이상은 못 참겠다'. '확장 부수'로 각 지국을 평가하는 시스템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지국장과의 관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죠.
나아가 다른 지국장들에게 '함께 불복종운동에 나서자'는 제안까지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이어 2월 7일자 <미디어오늘>을 통해 조의식씨는 같은 주장을 되풀이합니다. 지국장의 고혈을 빠는 신문판매 시스템을 개혁하라는 것이었죠.
이에 조선일보 본사는 <미디어오늘> 기사가 나간 7일, 종로지국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합니다. 해지 사유는 ▲지국장들에게 본사 불복종 메일을 보내 회사를 비방한 것 ▲타 매체와 인터뷰해 본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 등이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통보에 조의식씨가 응하지 않고 법원에 배달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자, 15일 새벽에 본사 직원들이 지국에 들이닥쳐 '강제 접수'하려는 과정에서 쌍방 간에 충돌이 일어난 것이죠. 종로구 거주 조선일보 독자들이 신문을 받지 못한 이유였죠.
그리고 두 달 뒤, 조선일보는 종로지국 사무실을 결국은 강제 접수합니다. 대법원이 조의식씨의 배달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곧바로 배달 관련 집기를 수거하고 사무실을 폐쇄하는 등 '강제 집행'으로 '반란'을 진압해 버린 것이죠. 비록 이렇게 조의식씨의 '반란'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 의미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MBC 뉴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MBC는 지난 11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은품이나 상품권도 아닌, 아예 돈 봉투를 주며 신문 구독을 권하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판촉 사례를 고발했습니다. <조선>이나 <중앙> 본사 모두 "지국 차원의 일이지, 본사와는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꼬리'를 자르더군요. 지국과의 힘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우월하다는 자신감을 근거로 한 발뺌이겠지요. 돈 봉투까지 돌리다니...어디까지 미쳐갈지 모르겠네요.
"아주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정권"
"신문시장이 이렇게 미쳐버린 것은 권력과 재력을 세습 받은 선택받은 사주들이 아예 모든 것을 다 차지하려는 '제로섬'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나는 진단한다. 줄어드는 밥상인줄 뻔히 알면서도 내 배를 채우겠다고 남의 최소 몫을 강탈하는 '불법판촉전쟁'은 함께 사는 지혜를 모르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습관이다.
암세포는 끝없이 자신을 복제하여 그 수를 늘리지만 결국 자신의 존립기반인 숙주를 파괴함으로 종말을 맞는다. 발행부수보다 품위와 콘텐츠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 타임즈는 애당초 조선일보가 닮고 싶은 모델이 아니었던 것 같다...중략...조선일보와 ABC가 합작하여 신문시장을 혼란케 한 행위에 대하여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야 한다.
가장 도도한 얼굴을 하고 가장 비열한 짓을 하는 위선집단을 이 사회에서 몰아내야 한다. 강제로 확장 부수를 할당하는 판매제도와 일방적 지국계약해지로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알거지로 쫓겨난 수십 명의 전 현직 조선일보 지국장들이 증언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마저도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이 정권은 아주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정권으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다." <전문은 아래 링크 참조>
조의식씨가 2008년 7월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글입니다. 그의 말이 참으로 와 닿네요. 특히 연쇄살인을 용산참사 대응에 적극 활용하라는 지침을 내린 청와대와 <조선>과 <중앙>의 '얼굴 공개'가 오버랩 되는 지금이라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가장 도도한 얼굴을 하고 가장 비열한 짓을 하는 위선집단! 아주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정권!
2007-02-07 미디어오늘 / 조의식 조선일보 종로지국장 '본사 불복종' 선언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218
2007-02-15 미디어오늘 / 조선, 종로지국 계약해지 … 3200부 미배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532
2007-02-15 오마이뉴스 / 조선, 3천여부 왜 배달 안 됐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92610&PAGE_CD=
2007-02-21 미디어오늘 / 조의식 조선일보 종로지국장, 조선일보지국장협의회 발족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639
2007-02-26 미디어오늘 / 조의식 조선일보 종로지국장 1인 시위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755
2008-04-15 미디어오늘 / 조선일보 '본사 불복종' 종로지국 강제집행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500
2008-07-10 미디어오늘 / 조의식 기고 "조선일보와 ABC의 광고주 사기극"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376
2009-02-11 MBC 뉴스데스크 / 돈 봉투로 '신문 구독' 유인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2283893_26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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