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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잘 돌아가나?

우리 민주주의 수준이 이 정도구나? 맞다,당신만 집회허가 내 준걸 보면...

by skyrider 2010. 5. 14.

결국 '정두언 단독 콘서트'로... "배후세력 있다"
연예인 불참한 '조전혁 콘서트'에 한나라당 의원 대거 참석
10.05.12 11:16 ㅣ최종 업데이트 10.05.14 00:41 임정훈 (ckatptkd1) / 최경준 (235jun) / 권우성 (kws21)

[최종신 : 13일 오후 9시 44분]
 
결국 '정두언 단독 콘서트'로... "콘서트 무산시킨 배후세력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참석해서 조전혁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 권우성
조전혁콘서트
  
▲ 법원 판결 무시 의원 격려하는 보수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진영의 이원희, 김영숙 후보가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전교조 등 교원단체 명단을 공개해서 강제이행금을 물게 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을 돕기 위해 1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석해서 조전혁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 권우성
조전혁콘서트

  
콘서트에서 참가하기로 한 연예인들이 불참을 하면서 공연이 서둘러 끝나게 된 가운데, 조전혁 의원이 공연장을 떠나고 있다.
ⓒ 권우성
조전혁

조전혁대책위원회에서 준비한 콘서트는 결국 무산됐다. 정확히 말해, '올바른 교육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대한민국 교육살리기, 희망나눔콘서트'는 '정두언 단독 콘서트'로 변경됐다.
 
출연 예정이던 연예인들이 모두 불참을 선언하며 출연 거부한 상황에서 정두언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4집까지 낸 무명중견가수 정두언입니다"라며 무대에 올랐다. 정 의원은 "조전혁 의원을 위한 콘서트가 정두언 단독 콘서트가 됐다"며 "누리꾼들이 나한테는 왜 악플을 안 달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본인의 4집 타이틀 곡인 '희망'을 열창 한 후 앵콜송까지 부르고 무대를 내려갔다.
 
조전혁 "제가 얼마나 악명이 높은지 느꼈다"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전교조 등 교원단체 명단을 공개해서 강제이행금을 물게 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자신을 돕기 위해 '조전혁대책위'가 주최한 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조전혁

콘서트를 시작하기로 했던 오후 6시 50분이 지나도 청계광장에 펼쳐진 300여 개의 좌석은 텅텅 비어있었다. 무대가 설치되고 큰 음악소리가 울리자 청계광장을 지나던 시민들이 모여 들었지만 자리에 앉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행사는 10여 분이 더 지나 조전혁 의원이 무대로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좌석은 1/3 정도 차있었다. 조 의원은 "조전혁이란 이름이 악명이 된 것 같다"며 "굉장히 많은 연예인들이 참여해 국민들과 잔치를 벌이려고 했는데 제 이름이 악명이 높은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전혁대책위원회에서 이 행사를 준비했는데 이 콘서트를 한다니까 연예인들에게 누리꾼들이 긁어 버리겠다고 악플을 그렇게 많이 달았다고 한다. 그 연예인들이 모두 다 참석하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연예인들의 불참이 누리꾼들의 악플 때문이라고 지적한 조 의원은 "이 행사는 정치성이 없는 행사였는데 조전혁이란 이름 때문에 정치색이 입혀졌다"며 "불편을 겪은 연예인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조 의원은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의 문제"라는 엉뚱한 분석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이 이 정도구나라는 자괴감이 든다. 민주주의는 일종의 그릇이다. 그 안에 담길 내용은 자유다. 연예인들이 어떤 행사이든 참여할 수 있는게 자유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잘못 운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 의원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에서 잇따라 하차하며 정치적 외압 논란을 일으킨 방송인 김제동과 관련해서도 "좌파라고 비난을 퍼붓는 것도 허용해서는 안된다"며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을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은 선진적인 사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 의원은 "이 말만은 꼭 하고 싶어 준비했다"며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준비한 마지막 발언을 이어갔다.
 
"나를 전교조 저격수라고 하는데 나는 숨어서 쏜 적 없다. 대한민국 교육지킴이라고 불러달라. 나는 전교조가 많은 세상에 살고 싶다. 노조를 위한 교사가 아닌 학생을 위한 교사, 밥 먹이는 교육보다 밥 벌어먹을 수 있게 하는 교육, 북한이 우리민족이라고 하는 것만큼 북의 인권문제를 이야기하고, 시장경제의 단점을 말하는 것처럼 장점도 이야기 해달라. 대한민국의 절망보다 희망에 대해서 말해달라. 나는 그런 전교조 교사가 많은 세상에서 살고싶다."
 
이재교 변호사 "콘서트 무산시킨 배후세력 있다"
 
  
조전혁 의원 앞에 온 정두언 의원이 '조전혁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조전혁
  
연예인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정두언 의원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 권우성
정두언
  
조전혁 의원 일행으로 보이는 이가 공연을 보기 위해 온 여학생들을 조 의원 옆자리에 앉도록 끌어 앉히고 있다.
ⓒ 권우성
조전혁

조전혁 의원이 내려가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 올라온 정두언 의원은 "조전혁 의원을 위한 교육희망콘서트인데 조 의원이 너무 기운이 없어 보인다"라며 '조전혁 화이팅!'을 외쳤다. 자신의 노래 두 곡을 부른 정 의원은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은 조전혁"이라고 외치며 무대를 내려갔다.
 
  
'조전혁대책위' 주최 콘서트가 연예인들의 불참으로 서둘러 종료되자,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전여옥 의원이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 권우성
조전혁콘서트

이날 콘서트를 준비한 조전혁대책위원회의 이재교 변호사는 "오늘 가수들이 오지 않은 것을 조 의원은 누리꾼들 때문이라고 했는데 나름 분석해 보니 특정세력이 움직였다"며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 조 의원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데... 누리꾼들이 한 일이 아니다"라며 "아직 누구인지 밝히지는 못하지만 조금 더 조사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정세력이 행사를 무산시켰지만 아직 밝힐 수는 없다'는 이 변호사의 발언을 지켜보던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천안함이랑 똑같네"라고 거들었다. 천안함을 북한이 침몰시켰지만 북한이 했다는 말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 빗댄 발언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이원희·김영숙 후보를 비롯해 전여옥·진수희·정양석·이두아·나경원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편, 그동안 청계광장에서 정치적 행사를 허가하지 않았던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 행사는 '시민과 함께하는 콘서트'라고만 신고했다"며 "콘서트 포스터에 나와 있는 '대한민국 교육살리기 희망나눔콘서트'라는 제목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교조의 교육 파행을 막고 올바른 교육문화정착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행사'라는 행사 취지 설명도 들어 본 적이 없다"며 "다시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교조는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2명이나 참석한 자리에서 많은 시민이 오가는 가운데 전교조를 비판하는 내용의 조전혁 의원의 발언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며 "무상급식 서명, 4대강 반대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선거법 위반이 될 수있다"고 지적했다.
 
콘서트는 열린 지 25분 만인 오후 7시 30분께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