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어머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 ´뒤늦게 화제´
이지영 기자 (2010.06.01 14:38:01)
◇ <김제동쇼> 하차 의사를 밝힌 방송인 김제동. ⓒ 엠넷미디어 |
방송인 김제동이 케이블 채널 Mnet <김제동쇼> 하차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가운데 김제동 모친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개인적 사연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제동이 방송사의 만류 요청에도 불구, 노 전 대통령 1주년 추도식 사회를 보게 된 배경을 설명하던 중 자신의 어머니가 우연히 당선인 시절 노 전 대통령을 만난 일화를 언급한 것.
이 에피소드는 이미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를 관람한 관객들이 온라인 상에 후기를 남기거나 블로그에 올린 공연 동영상을 통해 외부에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 바 있다.
6~7년 전쯤 김제동이 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로 얼굴을 알릴 무렵 KBS1 <아침마당>의 출연 제의를 받은 적 있다고. 처음엔 이를 거절했지만 <아침마당> 열혈 팬인 어머니의 권유로 김제동은 누나 5명과 매형 등 온 가족을 이끌고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한다.
그리고 방송 전날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던 어머니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는데 때마침 노 전 대통령이 그곳을 방문했다는 것. 김제동의 모친은 반가운 마음에 경호원을 뚫고 달려가 노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데 성공했고 내친김에 아들 자랑을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김제동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을 때라 어머니는 먼저 "윤도현을 아느냐"고 물은 뒤 "제 아들이 그 친구랑 친하다. 아들 덕분에 내일 <아침마당>에 출연한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그러자 노 전 대통령은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참 장한 아들을 두셨다"고 화답한 후 김제동의 모친과 손가락을 걸며 '본방 사수'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동은 "솔직히 노 전 대통령과 전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어머니께 들은 바에 따르면 늙고 힘없는 어느 과부의 얘기를 15분 이상 들어준 감사한 분이다. 그래서 제겐 평생 갚아도 못 갚는 고마움이 남아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비단 그런 개인적 인연을 넘어서라도 대중들의 슬픔과 기쁨, 아픔과 환희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스스로의 직업적 태도가 있었기에 추도식 사회를 보는 것이 당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제동은 별 탈없이 녹화를 마친 <김제동쇼> 방영이 무기한 연기되자 "참담한 심정으로 어렵게 결정했다. <김제동쇼>의 진행을 맡지 않을 것"이란 내용의 보도자료를 1일 배포했다.
그는 "처음 M.net 측에서 추도식 참석을 재고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이를 문제 삼는다면 '진행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해 추도식 이후에 향후 일정을 결정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방송국 쪽에선 약속 기한을 훌쩍 넘긴 오늘까지 '기다리라'는 이해하기 힘든 말만 반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입김을 넣어 방송 편성을 하지 말라고 직접적인 외압을 행사하진 않았다고 보지만 예민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를 누군가 하고 있지 않나란 의심을 버릴 수 없다"며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 앞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애도를 표하고 사회자로서의 본분을 다했다고 방송 활동을 가로막는 상식 이하의 일이 벌어지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노무현재단 측도 "추도식 주도 단체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며 "당일 추도식에 참석한 정치인들과 정부측 고위인사가 모두 방송 출연 불가 대상이 됐다면 모를까 인간적인 차원에서 사회를 맡은 한 방송인에게만 무지한 보복이 가해지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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