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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이 양반이 대통 비서실장 한 번 더 하면 좋을텐데...

by skyrider 2010. 8. 8.

박지원 "'DJ 험담', DJ에 보고했더니…"

미디어오늘 | 입력 2010.08.08 10:12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광주

 




중앙SUNDAY와 인터뷰…"MB 정부, 청와대 밖 얘기도 들어야"

[미디어오늘 김종화 기자 ]

"청와대 비서실장 때 외부 사람들로부터 DJ에 대해 입에 담기 힘든 험담을 종종 들었는데 나도 차마 말로는 보고할 수가 없어서 A4용지에 써서 건넨 뒤 한번 읽어보시라고 하곤 했다. 그러면 3~4분 뒤 (DJ가) 곧바로 전화해서는 '왜 이런 걸 건네느냐'며 버럭 화를 내셨다. 그런데 한두 시간 뒤에 다시 전화해 '화내서 미안하다. 계속 이런 얘기를 들려달라'고 하시더라."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DJ)과의 비화를 바탕으로 현 정부의 문제를 지적했다. 중앙SUNDAY는 지난 5일 진행된 박 대표와의 단독 인터뷰를 8일자에 실었다.

중앙SUNDAY 보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여권 내) 현직에 있는 사람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만 역사는 반복되더라. 내가 다시 하면 참 잘할 것 같은데…(웃음). 더 이상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 대해 박 대표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이 정부가 소통을 강조하는데 자기들끼리만 (소통)할 뿐이다. 선거 때도 자기 캠프 얘기만 들으면 백전백승이다. 밖의 얘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 그리고 아무런 가감첨삭 없이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청와대가 왜 구중궁궐이냐. 밖에 있으면 누구나 전화하고 찾아갈 수 있지만 청와대는 다르지 않나. 이 정부처럼 내부 소통만 하는 건 망하는 지름길이다."

이를 말하기 위해 박 대표는 2002년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외부의 'DJ 험담'을 DJ에 보고했던 일화를 꺼낸 것이다. 그는 당시의 또 다른 일화도 소개했다. 현 정부도 이를 경계하라는 뜻이었다.





▲ 중앙SUNDAY 8월8일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인터뷰. ⓒ조인스닷컴

"대통령 보고에 배석해 보면 장관들도 대통령 표정만 살피느라 통계 수치조차 틀리게 보고하는 경우가 숱했다. 대통령 속이는 게 부지기수더라. 옆에서 바로 지적해줘야 한다. 그렇게 못하니까 정책이 조변석개하는 거다."

한편 박 대표는 7·28 재·보선 패배에 대해 "우리가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비판해왔는데 어느 순간 민주당도 같은 길로 들어서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은 건방 떨면, 겸손하지 않으면 가혹한 심판을 내린다. 그런데 우리는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마치 정권을 다시 찾은 양 행동했다"며 "지난 1년간 정말 치열하게 승리를 위해 노력했는데 백공일과(百功一過)더라. 공천도 그랬다. 치열함이 부족했다. 그래서 패한 거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초심'이 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는 DJ 비서실장으로서 정치적·역사적 모든 사명은 끝났다. 더 이상 출세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단 민주당이 한 번 더 집권해 남북관계와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이 꽃피우는 걸 보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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