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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땅 임자 누군지 아는 증인이라고 그렇게 죽일려고 했군!

by skyrider 2010. 8. 18.

이현동, 안원구 사퇴압박 ‘윗선’ 지시 받았나

한겨레 | 입력 2010.08.17 20:10 | 수정 2010.08.17 22:40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제주

 
[한겨레] 다시 관심끄는 '안원구 녹취록'


"당시 청장내정 백용호 지시"


전직 감사관 녹취록도 나와


청와대 개입 가능성 내비쳐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이른바 '안원구 녹취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안원구 전 서울청 세원관리국장 사퇴 압박 과정에 이 후보자는 물론이고 백용호 전 청장도 개입했다는 증언이 담긴 새로운 녹취록이 최근 공개됨에 따라, 이제 관심은 이 후보자의 '월권' 논란을 넘어 안 국장 사퇴 압박 과정의 '윗선' 개입 여부와 배경으로 옮겨갈 태세다.

■ 사퇴 압박에 '윗선' 의지 담겼나?

우선 안 전 국장 사퇴 압박 과정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 오마이뉴스 > 는 16일 "(안 전 국장 사퇴 압박과 관련해) 이현동 서울지방국세청장은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의 지시를 받고 있다"는 전직 감사관의 증언이 담긴 새로운 녹취록을 단독입수해 보도했다. 지난해 7월14일과 15일 이틀간 안 전 국장과 전직 감사관이 나눈 대화가 기록된 이 녹취록에는 "지금 하는 조치(사퇴 압박)는 위에서 하는 것"이라며 "세 분의 생각이 같은 것 같다"는 전직 감사관의 증언이 담겨 있다. '세 분'이란 백용호 당시 국세청장 내정자와 허병익 당시 차장, 이 후보자를 가리킨다. 이 녹취록에 담긴 증언이 사실일 경우 안 전 국장 사퇴 과정에는 이 후보자와 백 전 청장을 넘어서는 정권 차원의 적극적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실제로 이 감사관은 지난해 공개된 녹취록에서 "안 국장님에 대해서는 청와대를 포함해 우리 정부 전체에서 어느 정도 판단이 이루어진 거거든요"라고 말해, 청와대 개입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상 이 후보자가 정권 핵심의 뜻을 받들어 '해결사'로 나선 상황일 수도 있는 셈이다.

■ 왜 '안원구 사퇴' 종용했나?

쟁점은 자연스레 안 국장 사퇴 압박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로 연결된다. 지난해 가을 국세청이 안 전 국장을 공식 파면한 이유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기업들에 부인이 운영하는 화랑을 통해 그림을 사도록 강요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자는 서울청장 신분임에도, 본청 감찰조직을 사실상 '지휘'하며 안 전 국장의 사퇴를 몰아붙였다는 '월권' 시비에 휘말려 있다.

문제는 이 후보자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안 전 국장의 사퇴를 강요한 숨은 배경이 있느냐 여부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은 공식적으로는 감찰 결과 안 전 국장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고, 청장 공백기를 맞아 허병익 당시 청장대행(차장)과 이 후보자가 협의하면서 이 문제를 처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 후보자가 또다른 대구·경북(TK) 인맥의 대표주자였던 안 전 국장을 집중 견제했다는 얘기도 끊이지 않는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행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한 안 전 국장은 참여정부 시절까지도 이 후보자(24회)보다 훨씬 앞서 승진가도를 달렸다.

대구청장 재직 시절이던 2007년 가을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봤다는 안 전 국장 주장의 사실 여부도 논란거리다. 특히 안 전 국장은 한 월간지가 이런 내용을 보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후보자가 평소 친분이 있는 전직 국정원 직원까지 동원해 입막음에 나섰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직원은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쪽 인사와 연결돼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비밀문서를 유출한 것으로 지목된 장본인이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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