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황당한 일이? 택시에 치어 죽었는데 교통사고가 아니라니????

'택시에 치여 숨진 그녀' 보상받지 못하는 사연은?

뉴시스 | 신정원 | 입력 2010.09.30 16:45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길 가던 20대 여성이 택시에 치여 숨졌지만 보상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3시45분께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평역 인근에서 귀가하던 이모씨(28·여)가 인도로 돌진한 김모씨(70)의 택시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만취한 승객 정모씨(40)가 갑자기 폭행한 것에 당황해 급하게 핸들을 틀었던 터였다.

이씨는 당시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그러나 경찰은 정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운전자폭행 혐의로 구속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이씨를 들이받은데 대한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씨의 유가족은 교통사고사에 의한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또 정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정씨의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보상급을 지급받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씨가 뒤늦게 개인택시공제조합을 통해 보험처리를 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조합에서는 경찰 조사결과를 근거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안타까운 사연은 이씨의 언니(31·여)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 아고라에 글을 올리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나갔다.

이씨의 언니는 "사람이 택시에 치여 죽었는데 교통사고가 아니라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폭행은 폭행대로 처벌하되 사람이 죽은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운전자 과실 여부를 별도로 따질 수 있는 길이 마련돼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글을 본 아이디 '택시불만제로'는 "이 사건은 '폭행이 원인이 됐으나 운전자의 대처가 미숙해 운전자 과실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로 봐야한다"며 "보험사가 유가족에게 우선 보상하고 과실비율에 따라 정씨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 '남서규'는 "인도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당연히 교통사고로 처리돼야 한다"며 "택시기사측이 보상을 하고 만취승객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해야한다"고 의견을 냈다.

아이디 '춧불'은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라며 "관련법이 개정돼 다시는 이런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유족을 위로했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