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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잘 돌아가나?

물러나기는? 인권위 분쇄목적 잘 달성하고 있는데...각하만 무섭지 니들은

by skyrider 2010. 11. 10.

야권 “위원장 사퇴” 현병철 “가장 잘 운영”

 안홍욱·강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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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9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는 인권위의 파행과 현병철 위원장의 책임론이 집중 제기됐다. 야당 의원들의 잇단 사퇴 촉구에 현 위원장은 “인권위는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며 거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 위원장을 엄호했고, 국감장 밖에서는 인권·시민단체들이 현 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국감의 중심은 현 위원장이었다. 현 위원장이 상임위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인권위 운영규칙 개정안’을 추진하고, 이에 상임위원 3명 중 2명이 반발해 지난 1일 자진사퇴한 것이 쟁점이었다.

국가인권위 현병철 위원장(오른쪽)이 국회 운영위의 국가인권위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답변 내용을 숙의하고 있다. |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국민들의 여망 속에 만들어진 인권위가 지금 붕괴되고 있다”며 “위원장은 책임을 통감해야 함에도 국민 인권은 안중에 없고 인권위 직원들과 시민사회의 우려에도 귀를 막고 입을 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 위원장은 “인권위는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e메일을 보내 격려하는 사람도 많다”고 응수했다. 이에 김 의원은 “위원장은 안드로메다에서 왔느냐”고 몰아붙였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이 “한나라당이 추천한 문경란 상임위원이 사퇴하면서 인권위가 고사 단계로 전락했다”고 지적하자, 현 위원장은 “그분들과 의견이 다르다”고 맞섰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오늘 사태는 전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이다. 이 대통령의 인권에 대한 잘못된 시각에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게 현 위원장”이라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끝내 “조롱거리가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민주당 이윤석 의원), “현 위원장의 사퇴가 인권위 정상화의 시작”(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의 사퇴 촉구가 이어졌다. 현 위원장은 그러나 “사퇴할 의향이 없다”고 거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인권위의 파행 원인을 내부의 권한 다툼으로 돌리며 현 위원장을 엄호했다. “상임위가 전원위를 무용지물로 만들 정도로 권한이 큰 것이 근본 원인”(손숙미 의원), “인권위 내홍은 일부 위원들이 정파적 이익에 충실했기 때문”(권성동 의원)이라는 것이다. 김용태 의원은 “상임위에서 일부 이견이 있으면 전원위에서 의결이 이뤄지는 게 맞지 않느냐”고 두둔했다.

한나라당에서도 현 위원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았다. 김성태 의원은 현 위원장이 이주노동자 문제 등 현안 답변을 제대로 못하자 “위원장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조원진 의원은 인권위 직원들의 ‘사퇴 요구’ 의견을 거론하며 “직원들이 싫어하는 수장이 무엇하러 있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 등 야 5당과 63개 인권·시민단체로 구성된 ‘현 위원장 사퇴촉구 대책회의’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인권위 바로세우기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독재적 운영과 국가인권침해 눈감는 인권위원장은 필요 없다”며 “이명박 정부는 인권위의 독립성 훼손과 흔들기 정책 기조를 바꿀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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