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상급식, 무상의료…이런 식으로 가면 대통령 선거 몇 번 더 하면 전국민에게 식권 나눠주는 시대 오지 않겠나. 상당히 우려된다.”(전원책)
“2011년 우리나라가 포퓰리즘을 논할 수준에 있는가.…2010년 날치기 예산에서 저소득층을 중산층으로 올릴 예산이 엄청나게 삭감됐다.”(공지영)
“스튜디오 안은 뜨거웠으나 밖은 춥다.” (손석희)
소설가 공지영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가 무상급식 등 최근 복지 이슈에 대해 지상 토론을 벌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망국적 포퓰리즘 주장, 지난해 날치기 예산 통과 등 최근 시사적인 이슈부터 복지 개념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 차이까지 짚어, 토론이 뜨거웠다.
|
|
|
|
▲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MBC |
|
|
공지영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는 10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복지 포퓰리즘 논란’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공 작가는 오세훈 시장의 무상급식 반대와 관련해 “아이들에게 골고루 먹을 것을 주는 것이 망국적 포퓰리즘인지 의문”이라며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700억원 인데)반포대교 인공 구조물에 사용되는 서울시 예산이 690억 원이다. 어떤 것이 망국적 포퓰리즘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 작가는 “EBS(지식채널 e)에서 나온 ‘공짜밥’ 다큐를 보셨으면 좋겠다”며 “(현재 급식은)아이들에 대한 낙인 찍기, 분열로 (아이들에게)정서적 상처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전원책 변호사는 반포대교 인공분수, 무상급식 반대 광고, 맨유 스폰서 등을 사례로 들며 “서울시의 예산 낭비 지적에 동의하고 이런 예산 사용에 반대한다”면서도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분배한다고 해서 무상급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 변호사는 ‘아이들에게 눈칫밥 먹이지 말라’는 무상급식 찬성론자를 겨냥해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것은 눈칫밥을 먹여선 안 된다는 게 아니라 가난이 부끄럽지 않다는 것과 열심히 노력하면 가난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내가 낸 세금으로 부자들까지 먹여야 하나”며 “집단주의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 작가는 “집단주의적 사고라고 매도해선 안 된다”며 부자들에 대한 불공평한 세금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0~2002년까지 월건강보험료 2만 원을 낸 이명박 대통령 △4조5000억 원의 비자금에 대한 상속세를 안 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현 정권출범 이후 7조3000억 원의 ‘부자 감세’를 예로 들며 “이런 것도 걷지 않으면서 한 달에 5만 원 정도 되는 ‘무상급식비를 부자에게 왜 주냐’고 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
|
|
▲ 공지영 소설가(왼쪽), 전원책 변호사 |
|
|
최근 벌어지고 있는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논란에 대해서도 양측은 엇갈린 시각을 내보였다. 공 작가는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는 저소득층에게 서비스를 남발해 국가 재정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나라는 OECD 통계에 따르면 복지 지출 비율이 7.5%로 꼴지에서 두 번째”라며 “이런 상황에서 포퓰리즘 논쟁이 생기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전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 때 61조 원이었는데 25조 원이나 복지 지출이 늘었다”며 “우리는 복지 소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은 일부 주가 무상급식을 하다가 (무상급식 비율이) 49%로 후퇴를 했고, 영국은 순수 무상급식 비율은 16%로 줄였고, 일본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과연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남발해선 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또 그는 “중산층이 힘들 정도로 세금을 걷게 되면 결국 물가가 오르고 중산층이 죽고 약자가 죽는다”며 “(이런 상황을) 야당이 무상이라는 것으로 포장하기 때문에 포퓰리즘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 작가는 “스웨덴과 핀란드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소득수준이 만달러인 상황에서 무상급식을 시작했다”며 “(국민 소득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국가가 어떤 기준으로 운용을 하느냐가 더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영국, 독일이 무상의료가 후퇴되는 것은 맞지만, 그 나라는 의료, 교육, 주택이 거의 무상으로 제공되는 인프라가 있다”고 밝혀, 한국과는 다른 현실임을 지적했다.
결국, 양측의 시각차는 복지에 대한 개념 차이에서 두드러졌다. 공 작가는 “장하준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복지는 결코 구휼, 긍휼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에게 교육 의료, 주거, 노후 등 기본적인 것을 제공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부자가 혜택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로서 가치재로 작용하는 것이 복지”라고 말했다.
반면, 전 변호사는 “복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구조적인 최하위층을 중산층으로 올려 (계층 구조를) 항아리형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정규직,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것이 복지의 첫 출발”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공 작가는 비정규직 예산 등을 삭감한 지난 달 국회 ‘날치기’를 지적하며 “2011년 우리나라가 포퓰리즘을 논할 수준에 있는가”라고 반박했고, 전 변호사는 “(여야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정책 계발은 않고 긍휼의 입장에서 듣기 좋은 것(무상급식)만 만들어내면 어떡하나”고 서로 다른 현실 인식을 내비쳤다.
한편, 열띤 토론의 사회를 맡은 손석희 교수는 “스튜디오 안은 뜨거웠으나 밖은 춥다”고 촌평했다. 공지영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의 토론은 오는 24일 2부가 이어진다. 앞으로 '시선집중'은 매주 월요일 4부에서 방송되는 보수, 진보간의 맞토론을 선보인다. 정치, 사회 분야에서는 전원책 변호사와 공지영 작가가, 경제분야에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가 고정출연자로 나선다. 이들은 1월 10일부터 각분야 토론을 매주 번갈아가며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