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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시민신문 기고 "60대인 내가 맞는 명절의 의미"

by skyrider 201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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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1.02.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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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들 손자들 얼굴 보는 애틋한 시간"
60대인 내가 맞는 명절의 의미
황부호
우리 집은 명절에도 명절음식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큰형님 댁에서 지내는 제사 때문에 집사람이 전 날부터 큰댁에 내려가 동서들끼리 차례음식을 만들곤 했다.
 
이젠 큰 형님도 큰 형수님도 돌아가시고, 작은 형님까지 돌아가시고 나니 장조카가 차례를 물려받아 지낸다. 졸지에 내가 집안의 제일 큰 어른이 되어 버렸다. 그 덕에 이제는 명절 당일 날, 차례 지내러 시간 맞춰 조카네 집에 내려가면 되니 집사람도 한결 편해졌다.
 
조카며느리들도 하는 일들이 있다 보니 전날 미리 모여 음식 만들고 할 시간들이 없다. 미리 분담해서 각자 만들어 온다. 명절날 각자 만들어 온 음식을 차례 상에 올리니 음식도 전보다 간결해졌다. 제사 모시는 조상도 조카들에겐 증조부모님은 빠지고, 지방 쓰는 일도 영정사진으로 대체했다.
 
형님 계실 때는 부지런히 차례 올리고 세배를 받고는 서둘러 성묘 길에 나서곤 했다. 교통체증 핑계로 성묘도 미리 하거나 뒤로 미루는 등 모든 절차를 간소화하다 보니 예전처럼 부산하지 않아 좋긴 하다. 그런데 왠지 좀 허전하다. 직장 때문에 외국에 나가 사는 조카들이 있고 하니 제사상 앞에 엎드려 절을 하는 조카들, 손자들 수도 적어져 더더욱 허전하다.
 
이렇게 간결해지고 가까운 친척들이 멀리 흩어져 살다보면 나중에 제사라는 전통예식도 없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우리 민족에게 제사는 단순히 조상을 모신다는 명분과 형식뿐만이 아니라 가까운 친척들끼리 일 년에 한두 번이라도 이런 기회에 만나 서로들 안부도 확인하고, 커가는 아이들 얼굴도 익히고 하는 귀중한 시간인데......
 
5~60대를 맞는 세대들은 스스로들 자신들 세대가 부모님을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들에게 버림받는 첫 세대라는 자조의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기에 이렇게라도 조카들 손자들 얼굴보고 소식 듣는 명절이 내겐 애틋하기만 한 소중한 시간이다.

기사입력: 2011/02/02 [10:07]  최종편집: ⓒ 은평시민신문 Copyrights ⓒ epnews.net 이 기사의 저작권은 은평시민신문에 있습니다. 무단 전재와 상업 목적의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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