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찾아왔다… 전주시 10년째 ‘천사의 길’ 지정 이어 표지석도
2009.12.28 22:14 국민일보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번까지 10년째. 이번엔 기부액이 8000만원이 넘고 ‘어머님의 뜻을 받든다’는 내용의 편지도 들어 있었다.
28일 오전 11시55분쯤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4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봠봠세탁소 옆 공터에 가 보세요”라는 짤막한 말을 전한 뒤 전화가 끊겼다. 직원 4명이 20여m쯤 떨어진 공터에 달려가 보니 A4 용지 상자가 하나가 놓여 있었다. 상자 속에는 현금 뭉치와 돼지 저금통 1개, 편지 1통이 들어 있었다.
돈은 5만원권 100장 묶음 10개(5000만원), 1만원권 묶음 30개(3000만원)와 동전 26만5920원 등 모두 8026만5920원이었다. 얼굴 없는 천사가 9년째 보내온 성금 8109만7200원에 버금가는 액수였다.
컴퓨터로 작성한 듯한 편지에는 “대한민국 모든 어머님들이 그러셨듯이 저희 어머님께서도 안 쓰시고 아끼시며 모으신 돈이랍니다. 어머님의 유지를 받들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여졌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추신:하늘에 계신 어머님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전하고 싶습니다”라는 글이 있었다.
주민센터 측은 기부 방식이나 시점, 전화 목소리 등으로 미뤄 그 ‘천사’가 올해도 잊지 않고 찾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천사’는 2000년 4월 3일 58만4000원으로 시작해서 매년 성탄절 전후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이 주민센터에 전달해 왔다. 올해 성금까지 합하면 전체 기부액이 1억6136만3120원에 이른다.
천사의 신원은 올해도 확인되지 않았다. 주민센터 측은 올해 기부액이 유난히 클 뿐 아니라 예년과 달리 어머니에 관한 편지가 있었던 점 때문에 올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천사’가 유산이나 조의금까지 보태 성금을 보낸 것으로 추정했다.
전주시는 ‘천사’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성금을 전달하러 오고 갔을 주민센터 앞 도로 이름을 최근 ‘얼굴 없는 천사의 길’로 정한 데 이어 화단에 표지석을 설치하기로 했다. 1.2m 높이 표지석에는 송하진 전주시장이 붓으로 쓴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이 새겨졌다.
시는 이달 중순 제막식을 할 예정이었으나 기부자 가족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내년 초로 미뤘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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