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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로 자살한 딸의 어머니, "가해자 학생들 신싱털기 그만 했으면 좋겠다. 죽은 우리 아이가 그런 건 원하지 않을 것이다"

by skyrider 2011. 12. 23.

“내 딸 죽게 한 아이들이지만 신상털기는 그만”
대전서 여고생 왕따 자살… 어머니는 가해학생 보호
동아일보|
입력 2011.12.23 03:14
|수정 2011.12.23 08:30
[동아일보]

'저희가 원하는 건 이런 불상사가 다시는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가해자 아이들의 신상은 거론 안 했으면 좋겠네요. 그것 또한 아이가 원하지 않을 거예요.'

왕따 문제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 D여고 A 양(17)의 어머니가 A 양의 미니홈피에 21일 밤 남긴 글이다.

A 양은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이달 2일 대전 자신의 아파트 14층에서 투신자살했다. A 양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살을 고민하는 순간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이 21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 공개되면서 자살 사실은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괴로워하는 A 양의 마지막 모습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 가해자로 지목된 같은 반 여학생 4명과 담임교사의 신상을 털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대전 여고생 자살'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몇 시간 만에 가해자 4명과 담임교사의 실명, 휴대전화번호, 미니홈피 주소, 중학교 졸업 사진이 모두 공개됐다.

한번 털린 신상은 21일 밤 A 양 어머니의 만류에도 계속 퍼져 나갔다. 특히 트위터를 타고 퍼지기 시작한 신상정보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전파됐다. 가해 여학생들은 누리꾼들이 남긴 수천 건의 악플과 욕설에 충격을 받고 결국 미니홈피를 폐쇄했다. 이 중 한 명은 신상이 털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자신도 죽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제자를 잃은 충격에 더해 신상까지 털린 담당 교사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영상)"물고문-목 졸라 끌고다녀" 또 왕따학생 자살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