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의 역사관, 무지하거나 혹은 나쁘거나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 브리핑
박근혜 후보가 자신의 반헌법적인 역사관을 고수할 새로운 증거를 찾아낸 모양이다. 박범진 전 의원이 했다는 2010년 발언을 터 잡고 조직에 가담한 사람의 증언도 있으니 인혁당 사건은 조작 사건이 아니란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다. 박범진 의원이 자신도 가담했다는 조직 운운한 이야기는 1964년에 벌어진 1차 인혁당 사건이다.
그리고 박근혜 후보가 진실과 마주하길 두려워 인정하고 싶지 않는 박정희 정권의 사법살인, 그리고 재심에 의해 조작 사건으로 결론 난 사건은 1974년 2차 인혁당 사건, 혹은 재건 인혁당 사건이다. 10년 차를 두고 벌어진 다른 사건이다.
박범진 전 의원은 국제법학자협회에 의해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불린 2차 인혁당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분이다. 참고로 박범진 전 의원이 실체 운운한 1차 인혁당 사건마저도 무리한 사건인 증거가 부지기수다.
41명 구속에도 불구하고 기소된 이는 불과 13명이며, 이마저도 집행유예로 거의 대부분 풀려났다. 최초 담당 검사는 실체가 없다며 사표를 던지고 사직했다.
1971년 유신 선포와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등으로 궁지에 몰린 박정희 정권이 1차 인혁당 사건의 인물 몇몇을 당시 진보인사와 엮어 조작해낸 사건이 바로 2차 인혁당 사건이다.
박근혜 후보는 이를 몰랐단 말인가? 몰랐다면 자신의 무지를 스스로 드러낸 꼴이다. 알고도 박 전 의원 발언을 끌고 들어왔다면 박 후보의 후안무치함에 새삼 놀라울 뿐이다.
박근혜 후보는 통합, 미래 운운하며 진실에 대한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역사의 엄정한 평가 앞에 스스로 더욱 초라해질 것이다.
박근혜 후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대통령직을 위해 역사왜곡마저 서슴지 않는 스스로를 더욱 반성하고 성찰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대통령을 상상하는 것마저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