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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일지

오늘은 해가 꼴까닥 넘어 갈 때까지 황홀한 석양비행을 해야지...

by skyrider 2016. 3. 21.

일자: 2016.3/20(일)

장소: 구봉도 북망산 활공장

기상: 남서서~북서서,3~5m/s

체공: 29분13초

고도: 133.7m

속도: 45.9km/h

동행: 비공어르신,윤일중 원장님,창공클럽,날개클럽

 

 

윈드구르 예보는 서독산은 풍향이 왔다 갔다 한다. 봄철 기상은 아무래도 바닷가가 더 안정적이라 비공어르신과 구봉도엘 가기로 했는데 구봉도는 오후 3시께부터 3~4m/s

였다가 저녁 6시부터는 초속 5~6m로 강해진단다.

 

카톡채팅방을 보니 윤원장님이 오늘 비행을 가겠다며 어디로 가냐고 아침나절에 올려놓은 게 있다. (애고 너무 늦게사 봤네?) 당장 전화를 넣어 윤원장님과 비공어르신을 인공폭포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가 늘 만나 차를 정리하던 주차장 입구엘 도착해보니 이런? 식당건물이 사라지고 월드컵대교 남단 IC 공사장으로 변해있다. 공사장 팬스앞에 차를 세우고 전에 늘 차를 세우던 주차장 쪽으로 가보니 주차장과 공중화장실도 다 없어졌다.

서둘러 윤원장한테 전화를 걸어 여기 사정을 얘기해 주고 공사장 초입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비공어르신이 먼저 도착을 하시고 잠시 후 윤원장님이 당도했다. 오늘 잠실 쪽에 마라톤 행사가 있어 늦었단다.

 

내 차로 장비를 옮겨 싣고 구봉도로 출발을 했는데 윤원장이 먼저 지상연습을 좀 해야 할 거 같단다. 윤원장님은 수년만에 비행길에 나선 것이라 사실은 내가 먼저 하고 싶었던 말인데 잘 됐다 싶다.

올 겨울 스키는 캐나다 유명 스키장 원정으로 마무리를 했으니 이제 비행을 자주 하겠단다.

 

구봉도 유원지 초입의 빈터에 전부터 무슨 공사를 하더니 절반 정도엔 네델란드 풍의 풍차와 말 조형물을 설치하여 포토죤을 만들어 놨다.(혹시 이 거 우리 팀의 이광석 사장이 만든 거 아닌지?? ㅎㅎ)

 

그런데... 윤원장님이 풀어 논 장비를 보니 헉? 그동안 타던 썬글라이더 사의 리베로가 아니고 못 보던 날개다. 날개를 바꿨네? 살펴보니 스카이워크 사 제품으로 EN-B급!

 

^^ 빠닥빠닥한 새 날개, 그런데 스몰 싸이즈다. 윤원장님 체중에 맞을라나?

 

^^ 새 날개를 들어 올렸는데 날개 후방 브레이크 쪽으로 상판과 하판을 맞 뚫어 논 구멍이 횡으로 여럿이 보인다. 무슨 역활을 하는 건지? (평소엔 구멍이 닫혀있다가 브레이크를 당기면 구멍이 열려 부드럽게 견제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건가?)

 

웬만큼 연습을 하고 해안가 쪽으로 가보니 창공팀에서 마침 클럽차를 가지고 올라가려고 한다. 재빨리 장비를 꺼내 옮겨 싣고 편승! 창공팀은 오늘 텐덤 손님 때문에 서독산과 구봉도로 양쪽으로 나눠져 비행을 나왔단다.

 

차를 세우고 가파른 사면을 올라 이륙장으로 올라가는데 일단의 사람들이 내려오며 앞의 중년이 비공어르신을 아는 체 하며 일행들에게 패러타시는 할아버진데 TV에도 여러 번 나오신 굉장히 유명한 분이라고 소개를 한다. 알고보니 구봉도 둘레길 안내자 겸 4발 바이크 업자란다.

이륙장엘 당도해 보니 어느 팀인지 몇명의 동호인들이 와 있는데 한 명은 쫄~, 또 한 명은 몇 번 이륙 실패를 하다가 겨우 이륙을 하여 릿지를 탄다. 

쉼터에는 둘레길 순레자들 몇 사람과 드론을 가지고 온 두 사람이 쉬고 있다.

 

바람은 아까 시화방조제길을 달려올 때의 바람보다는 조금 더 좋아진 듯하다. 아까는 멀리 보이는 북망산 사면에 글라이더 한 대가 이륙장 보다 낮은 고도에서 버티다가 착륙을 했는데 지금은 아직 약하긴 하지만 릿지를 탈 정도는 될 듯하긴 한데 풍향은 남끼가 약간 있어 짧은 릿지비행만 될 듯하다.

 

오늘 창공의 텐뎀 손님은 여럿인 듯...  먼저 장정원교관이 텐덤을 준비한다.

 

^^ 손님은 약간은 긴장된 표정이다. 김문섭 스쿨장과 창공팀 몇이 달려들어 이륙을 도와 무사히 이륙! 

 

^^ 장정원 교관의 텐덤이 릿지를 타고 있다.

 

다음은 김문섭 스쿨장이 텐덤 준비를 하는데 이 번의 손님은 장교관의 손님보다 훨씬 간이 큰 아가씬가 보다. 연신 웃으며 기대감에 차있는 듯..

 

^^ 디카를 겨누니 주문도 않았는데 V자를 그리며 웃는 여유까지...?

 

^^ 이륙을 하면서도 시종 웃는다. 진짜 겁 없는 아가씨네? ㅎㅎㅎ

 

어느 팀인지 계속 이륙실패를 하던 동호인이 어렵게 이륙해 나가고 난 뒤, 비공어르신께서 먼저 날개를 펴신다. 풍향은 예보완 달리 남풍끼가 약간 있다. 풍속은 지금까진 좀 약한 듯 했는데 점점 나아지는 듯..

 

^^ 비공어르신이 윤원장님의 이륙보조를 받으며 이륙바람을 기다리신다.

 

^^ 날개를 세우시고 돌아서셨는데 날개가 오른 쪽으로 기우러진다.

 

^^ 역시 비행경력이 노련하시니 기우는 방향으로 따라가시면 날개의 중심을 잡으신 후 무사히 나가셨다.

 

^^ 그런데 릿지비행을 하시는데 좀처럼 고도가 올라오질 않는다. 이륙장 바람세기로는 충분히 릿지로 고도가 오를 것 같은데...? 아마도 바람이 이륙장고도보다

좀 떨어지면 바람이 약한 듯하다.

 

그래서 다음 이륙을 준비하시는 윤원장님께는 이륙하자마자 왼쪽 사면을 바로 타시라고 조언을 해 드렸다. 아까 어르신은 이륙을 하셔서 쫌 앞으로 나가신 후 릿지를 붙이시는 바람에 고도 손해가 많으셨던 듯하다. 

 

윤원장님이 장비를 풀고 셋팅을 하는 바람에 비공어르신을 계속 지켜보질 못했는데 윤원장님 날개를 이륙장에 펴 놓을 때 쯤 비행하시는 어르신이 안 보이신다.

착륙을 하신 건지... ?

무전으로 어르신을 호출을 하니 바로 응신을 하시는데 해안가에 잘 착륙을 하셨단다.  아니? 왜 그리 빨리 내려가셨지? 고도는 더 못 올리시더라도 6~7부 능선에서라도 계속 릿지는 되실 듯 했는데... 궁금하여 여쭤보니 물이 더 들어 오기 전에 착륙을 하시려고 내려가셨단다.

 

윤원장님이 이륙준비를 다 끝내고 이륙타이밍을 고르고 있는데 바람이 쫌 강해졌다.

날개를 들어올렸는데...? 이런 날개가 뒤로 밀리며 쉼터 난간에 걸쳐졌다.  드론을 가지고 올라와 있던 분들이 도와줘서 날개를 다시 챙겨 날개를 조금 더 밑으로 옮겨서 다시 셋팅!

 

^^ 윤원장님은 오랜만의 비행이라 후방이륙을 하실 때 좀 어색하신지, 도는 방향을 연습을 좀 하시더니 역시 연륜이 있으니 여유롭게 새 날개를 다루며...

 

^^ 부드럽게 이륙 성공! 이륙하자마자 왼 쪽으로 방향을 튼다.

 

아까 비공어르신은 이륙하셔서 좀 앞으로 나가시는 바람에 고도가 떨어져 그 이후로는 고도를 올리시지를 못 하셨는데 윤원장님은 이륙하자마자 릿지를 붙이니 역시 이륙장과 비슷한 고도에서 더 이상 고도는 안 떨어진다.

 

^^ 아무도 없는 북망산 앞 상공을 혼자서 유유자적 누비고 계신 윤원장님!

 

^^ 오랜만의 비행인데다가 오늘 새 날개 첫 비행인데 다른 글라이더들 신경 안쓰고 여유롭게 새 날개 적응을 하시게 되어 오늘 정말 잘 오셨네?

아까 지상연습을 할 때 보니 스몰싸이즈라 윤원장 님 체중에 비춰 볼 때 한계중량이 꽉차 고도가 잘 오르겠나 했는데 웬걸 방방 뜬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 오늘따라 북망산 활공장이 붐비질 않는다.  봄철 기상이라 크로스 비행을 하려는 고수급들을 제외한 동호인들이 예보대로라면 많이들 올 줄 알았는데...?

 

나도 이제 슬슬 나가 보려고 장비를 풀고 있는데 안면이 있는 동호인과 몇 분의 젊은 남녀 동호인들이 뒤에서 올라오며 내게 인사를 한다. 어디서 봤더라? 소속 팀이 생각이 안 난다.

 

그 중 한 사람의 동호인이 먼저 더미로 날개를 깐다. 이륙도우미를 하는 안면있던 동호인께 소속팀을 물으니 날개클럽이란다. 그러고 보니 전에 구봉도 비행시 지상연습을 할 때부터 이륙장까지 동행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바람이 쫌 강해졌다. 날개클럽에서 더미가 나가고 비행을 하는 걸 보니 이제는 이륙장 위 상공 위로도 고도가 오른다.

 

아까는 안보이던 윤청 날개클럽 대표가 올라와 비행중인 팀원의 비행을 컨트롤 해 준다.비공어르신은 먼저 나가셔서 착륙을 했다니 아까 밑에서 뵈었단다.

그런데 아까부터 드론을 가지고 올라와 있던 두 사람과 윤청 씨가 얘기를 하는 걸 들으니 어느 언론사에서 오신 분들인데 아마도 날개 팀의 비행모습을 드론으로 촬영을 하러 온 듯하다. 한 대가 더 뜨면 뒷 쪽에서 드론이 촬영을 시작하기로 한 모양이다.

 

그런데 앞에서 비행을 잘 하시던 윤원장님 날개가 안 보인다. 방방 뜨며 그렇게 좋은 비행을 하셨는데? 벌써 착륙에 들어 갔을 것 같진 않은데 혹시 어디 오리알 됐나 걱정이 되어 무전을 날렸는데 윤원장님 응신이 없다. 비공어르신께서 응신을 해오셨는데 윤원장님은 잘 착륙을 하셨단다. (휴~ 안심!)

 

자, 그럼 우리 팀은 다들 착륙을 했으니 맨 마지막으로 내가 나갈 차례!

 

날개 산줄을 정리하여 이륙장에 날개를 펴 놓고 타이밍을 골라서 날개를 세우고 돌아섰는데... 평소완 달리 약간 여유를 부리며 주춤하는 사이 윤원장 님처럼 날개가 뒤로 끌려가며 1차 이륙 실패!

 

날개 팀의 도움으로 날개를 수습하여 다시 날개를 세우고 이 번에는 여유부리지 않고 잽싸게 이륙 성공! 이륙하자마자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사면을 타니 바로 이륙장 보다 높이 고도가 올랐다.

 

^^ 이륙장에서는 또 한 대의 날개 팀원이 이륙을 준비하고 있고...

 

날개팀 두 대의 글라이더가 뜨니 드론도 이륙을 한다. 나는 날개 팀의 드론 촬영을 위해 이륙장 앞 사면에서 멀리 떨어져 비행을 하기로 했다. 

나도 드론을 디카에 담으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드론이 워낙 작은데다가 윤청 씨한테 글라이더의 안전을 위해 뒤에서만 촬영을 하라는 안전수칙을 교육받아서 그런지, 이륙장 뒤에서 멀리 떨어져 드론이 날고 있으니 더더욱 잘 안보일 정도다.

 

^^ 그나마 젤 가까이서  잡힌 드론(중앙에서 약간 왼쪽, 고압선 밑)

 

^^ 드론으로 탑랜딩 장면을 찍으려는지 날개 팀에서 비행 중인 팀원을 유도하여 탑랜딩을 시키고 있다. (왼쪽 고압선 철주에서 약간 오른 쪽 작은 새 같은 크기의 드론)

 

그런데 창공팀이 올라 오면 비공어르신도 물도 빠지고 있으니 2차비행을 위해 또 올라오실텐데 어쩐 일인지 창공팀들이 안 올라온다. 우리 도착하기 전부터 비행들을 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텐덤 손님들 체험비행이 다 끝나 철수를 한 모양이다.

 

윤원장님한테서 무전이 들어오는데 구봉저수지 모래톱에 보이는 사람이 자기란다.

아까 이륙장에서 밑을 내려다 보며 밀물때문에 내릴 곳 없으면 앞쪽의 구봉저수지 가의 모래톱이 드러난 곳에 내려도 될 듯하다고 하기에 혹시 뻘일지도 모른다는 얘길 했었는데 그 걸 확인하려고 내려와 본 모양이다. 내려다 보니 한 사람이 조그맣게 보이는데 흙이 굳어 여기 내려도 되겠단다.

 

북망산 상공이 너무 한가하니 릿지폭이 좁은 서쪽 사면이지만 다른 글라이더들 충돌할까 신경 쓸 일도 없다.

예보상으로도 저녁으로 갈수록 바람도 더 강해진다고 하고 비교적 시야도 좋으니 오늘은 여유롭게 석양이 질 때까지 비행이 될 듯하다.  (멋진 석양 비행 항공사진 한 장 찍어야지)

 

한 참 후 윤원장님으로부터 다시 무전이 들어온다. 비행중인 내 속을 꿰뚫어 보는 듯.. " 지금 저녁 먹으러 가려는데 황회장님은 아직 내려 오실 생각이 없죠?" 한다.

난 아직 내려 갈 생각 없으니 날 기다리지 마시고 바다횟집으로 가셔서 먼저 드시라고 응신을 했다.  (이 좋은 황혼비행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암!)

 

이렇게 한 20여분 비행을 했는데.. 헉? 이 게 웬일? 고도가 떨어진다.

바람이 예보완 달리 약해졌다. 사면에 바짝 붙여 고도를 올려 보려고 아둥바둥하는데 아무래도 날개팀의 글라이더들이 신경이 쓰여 그만 내려 가기로 했다.

 

^^ 아까 윤원장님이 괜찮다고 하던 구봉저수지 모래톱으로 내릴까 하다가 보니 고도를 죽여 진입을 하는 초입코스에 도롯가 전신주 생각이 난다. 해안선의 물도 이제 나가고 있고 ..그럼 해안가로 내리자!

 

해안가에 무사히 내려 장비를 챙기고 매점앞에 세워 둔 차에 장비를 싣고 있는데 일열로 쭉 늘어선 해안가 한 식당에서 임기형 씨와 또 한 분의 동호인이 나온다. 

아까 우리가 오기 전에 비행을 마치고 지금 껏 식당에 있었던 모양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나서 지난 번 같이 왔다 전깃줄에 걸린 분 다치진 않았느냐고 안부를 물으니 함께 나온 분을 가르키며 "여깄잖아요. 아주 말짱합니다" 한다. 그 동호인은 게면쩍게 웃으며 머리만 이렇게 됐다며 파마를 한 머리칼을 가르킨다. ㅎㅎㅎ

 

바다횟집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니 두 분이서 해물탕과 전어구이, 막걸리를 드시고 계시다가 내 몫이라며 전어구이 한 접시를 내 앞으로 밀어 놓으신다.

비공어르신이 껍질 벗긴 북어 안주를 찢어 내게 주시며 방금 전에 중국인 패러동호인들이 주고 간 안주란다.

 

말은 통하진 않지만 같은 패러 동호인들이라 인사들을 나누신 모양이다.  우리가 이륙장 올라 갈 때는 못 만났으니 그럼 그 중국인 동호인들은 애석하게도 바람이 약할 때 쫄비행으로 마무리를 한듯...

 

오늘 식사는 윤원장님의 새 날개 턱이란다. ㅎㅎㅎ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식당을 나오니 이제야 석양이 지기 시작한다. ㅠㅠ)

 

 

^^ 오늘의 비행로그, 근데 애고? 체공시간이 30분에서 47초가 빠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