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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일지

찍는다,찍는닷! --- 남양주시장기 정밀착륙 대회에서

by skyrider 2019. 6. 3.

일시: 2019/6/2(일)

장소: 팔당 예봉산  

기상: 북북서 3~4 m/s

체공: 48분04초, 

최고고도: 약1,075.5 m(?)

최고속도: 53.2 km/h

동행: 비공어르신,천만필대장,박상현사장외 서독산매니아 횐님들 



남양주시장기 대회가 있는 날! 기상예보로는 그런대로 괜찮다. 특히 가스트도 걱정할만한 건 아닐 듯 하고... 그런데 해마다 남양주시장기 대회는 예보가 괜찮다가도 당일이면 기상이 안좋아 대체경기를 하거나 아니면 토잉으로 경기를 하곤했었는데 이번엔 어떨런지...?


며칠 전, 박상현사장한테서 전화가 와 남양주대회에 사전등록을 해 달라고 해 그럼 같은 동네에 계신 비공어르신을 모시고 오라고 부탁을 했는데 어르신께 전화를 드리니 박상현사장님과 만나기로 약속을 잡으셨단다. 그래서 느긋하게 집에서 나와 거의 착륙장에 당도했는데 어르신한테서 전화가 왔다 막 도착하셨다며 어디쯤 오냐고 하신다.


날씨는 예보완 달리 북서풍이다. 벌써들 많이 나와 있다. 이정호사장이 비공어르신을 친정아버지 보듯 반기며 오늘 오후에 결혼식엘 가야해서 비행은 못하는 대신 이륙장에서 하산하는 차량 운전봉사라도 하려고 일단 나왔단다.


^^ 외부 내빈이 안오고 순수 동호인들만 참석을 해서인지 다른 대회와는 달리 동호인들을 천막 그늘안으로 모시고 주최측은 뙤약볕에 서서 개회식을 진행을 한다.

역시 '손님은 왕이다'를 실천하는 남양주 패러연합회!


^^ 멀리 경남 사천 와룡패러팀이 참석을 하셔서 주관홍회장이 소개를 받아 인삿말을 하고 있다


개회식이 끝나고 이륙장으로 오르는데 한꺼번에 많은 동호인들이 오르려니 분주하다. 비공어르신과 나는 어물어물하다가 자리를 못잡아 장비를 잔뜩 실은 화물칸에라도 꾸겨져서 올라야 될 판인데 하늘산 승합차에서 비공어르신과 나를 부른다. 3인석에 4인씩 껴앉아 겨우 두자리를 마련하여 고맙게도 불러준 것이다.(이렇게 고마울 수가?)


운길산역쪽으로 해서 임도로 접어들었는데 아무래도 임도로 들어가는 철문 앞을 지나친 것 같다. 운전을 하시는 한영대 회장께 물어보니 그 쪽으로는 공사중이라 뒷길로 해서 올라가는 중이란다. 그 쪽도 철문으로 막혀있다. 열쇠를 가진 차가 맨 뒤에 와 한참을 기다렸다가 올라간다. 임도 끝 거의 다 올라와 앞쪽에서 오는 길과 합류를 한다.


^^ 개회식이 끝나고 장비와 동호인들을 태운 차량들이 이륙장 뒤 임도끝에 당도 해 장비들을 내리기 시작한다.


대한패러팀 화물차에 올려 논 내 장비를 찾아 이륙장에 당도하니 이 번 대회를 앞두고 말끔히 정비를 해 놨다. 어딜가나 현지 활공장을 관리하는 현지팀들의 노고가 많다.


^^ 착륙장 심판을 담당할 심판진들이 더미로 먼저 나간다.


이륙한 더미의 고도가 까지질 않는 걸 보니 오늘 기상이 나쁘진 않은 듯...  서풍이라도 이륙엔 지장이 없다! 윈드색 꼬랑지도 얌전한 걸 보니 가스트도 없는 거 같다.


^^ 장비 셋팅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이륙장에 걸어 논 대회 알림 프라카드를 뗀다고 해 얼른 비공어르신을 모셔다 인증 사진 한장 찍고...


비공어르신이 늘 내게 동호인들 이륙사진을 찍다가 매번 제일 마지막 그룹에 끼어 이륙을 하느라 써멀을 놓치곤 한다고 여러번 말씀을 하셔서 나도 부지런히 이륙준비를 하는데... 체중을 더 줄이라는 주치의사말을 듣느라 요즘 체중을 좀 줄였더니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

발라스트 빽에 1.5리터 짜리 물을 몇개 사 넣어야지 했는데 물을 못 사, 뭐라도 채워야 할 듯 해  제법 묵직한 적당한 모양의 돌을 찾아 발라스트 빽에 넣었다.


^^ 그래도 비공어르신 이륙사진은 남겨야지... 박상현사장의 도움으로 어르신이 무사히 이륙!


^^ 이륙장 앞쪽에서 고도를 잡으시려 릿지를 타시는 비공어르신! 고도가 안 까진다.


이륙장 통제를 하시는 하늘산 싸이버 회장님이 오후엔 써멀이 강해질 듯 하니 조용한 이륙을 원하시는 분들은 오전에 이륙을 하라고 해 나도 비교적 이른 시간에 이륙을 했는데... 


^^ 이병일 팀장님이 찍어 준 나의 이륙 동영상!


철문봉까지 건너오는 중에도 고도는 안까지고 철문봉 부근엘 오니 기체가 꺼떡이는데 거품성 써멀이다. (아직 봄기상인가?)


그래도 1천m 까지는 잡아봐야지 싶어 여기저기 써멀을 찾다가 드디어 괜찮은 열을 잡았다. 계속 우턴으로 써클링을 하니 고도가 급격히 오르는데 바리오 소리가 너무 빨라 겁이 날 정도라 바리오 고도를 보니 1,075m 까지 확인을 했는데... 바리오 고도계 보정을 해 논 지가 오래되어 맞는지를 모르겠어서 이륙직전에 켜 놓은 스맛폰 'G-바리오미터'를 확인해 보니 어라? 지난 번 터키 파묵칼레 비행 때 처럼 스맛폰 고도계가 제대로 작동을 하기 전에 이륙을 해 고도가 안 맞는다.


돌리면 계속 고도가 올라가련만 날개가 앞 뒤로 꺼떡대 슈팅 들어갈까봐 계속 날개만 올려다 보며 조종줄을 잡고 있으려니 갑자기 무서워진다.

이 정도 고도를 잡았으면 이제 편히 아랫세상 구경이나 하자싶어 써클링을 멈췄더니 바리오의 까무러치듯 우는 소리는 멈췄는데 이 번에는 우측 날개가 껶여들어오고 좌우로 기웃둥, 앞뒤로 흔들흔들, 써클링을 할 때 보다 더 흔들린다. (그러니까 열기둥 밖으로 흐르는 하강기류 때문이구먼? 상승풍이 쎄니 하강풍도 쎄다)


휴~ 열기둥을 빠져나와 조금 조용해져 인간들이 사는 하계세상 사진이나 찍자싶어 디카를 찾으니 이런? 이륙하기 전에 디카를 안전고리에 장착해 놓는다는 걸 잊어버렸네? 거품성 써멀때문에 날개가 흔들려 조종줄울 놓을 수도 없으니 허리 주머니에 든 디카를 꺼내 안전고리에 장착하기도 힘들 것 같아 포기! (헬멧에 장착한 캠코더 동영상을 캡쳐하는 수밖엔...)


^^ 두물머리 경안천 방향 호숫가, 친구네 카페가 보이려나 찾아보니 오늘 시계가 별로라서 안 보인다.(동영상 캡쳐본이라 화질이 많이 떨어지네?)


^^ 좌측 하단 이륙장, 중간 하단 철문봉, 그리고 우측 중간 예봉산 정상에 새로 만들고 있는 기상청의 '강우측정레이더' 기지


토요일인 어제 고교동창들 몇몇이 등산을 와 예봉산 정상에서 뒤로 보이는 패러글라이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혹시 내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는데 어제가 아니라 오늘 왔으면 내가 탑랜딩(?)이라도 해서 만날 껄... ㅎㅎㅎ


^^ 나보다 더 높은 고도를 잡고 놀고 있는 그룹들도 있고 나보다 밑에 있는 그룹들도 있는데 나랑 비슷한 고도에는 글라이더가 안보이더니 한 대가 날 지나친다.


^^ 비공어르신은 착륙하신지 한 참 되셔서 그만 나도 내려가자싶어 고도를 낮추려 한강쪽으로 나가며 내려다 보는 팔당대교 IC


검단산을 건너갔다와도 될 고도지만 거긴 비행금지구역이라서 그냥 미사리 스타필드나 내려다보고 돌아 올 생각으로 한강을 건넌다.


^^ 우측 미사리 조종경기장과 스타필드!


^^ 다시 돌아서며 저 멀리 팔당댐!


^^ 다시 건너오며 보이는 팔당대교 IC와 팔당역(상단 오른 쪽)


^^ 자 이제 타켓을 향해 고도처리를 해야 할 때다!


^^ 아직 고도가 한참 남으니 한강물 위로 나갔다가...


^^ 펌핑! 펌핑! ....잘하면 찍겠는데...?


^^ 찍는다.. 한 번 더 펌핑!


^^ 찍는닷!


^^ 찍는닷! 찍는닷!


......  애쿠! 한 번만 더 펌핑을 하면 될 것도 같은데... 실속에 걸릴 듯 해... 마지막 펌핑은 참았다.

그 덕분에 타켓 정중앙을 약간 지나쳐 마지막, 정성수 연합회장이 서있는 원안에 들어 갔는데...  그런데..??  줄자로 거리 측정을 할 생각을 안하네? (이런 덴장, 하네스 밑바닥이 닿았다고 실격이란다..  넘어지진 않았는데... ㅠㅠ)


^^ 안양연합회 오병선 회장도 못찍었다고 하고...


^^ 파주 동서남북 곽승건님도 못 찍었다고 하고...


^^ 김형태씨도 못찍었다고 하고...


^^ 천대장도 못 찍었다고 하고... 어르신은 안전착륙이 찍은 거 보다 더 좋다고 하시고...


^^ 김재완 창공 클럽장도 못 찍었다고 하고...


^^ 매텔님도 고감독님도 못 찍었다고, 아니 안 찍었다고 하고..  가만.. 그러고 보니 매텔님은 영월에서... 고감독님은 팔당에서 강릉까지 CC를 하신 분들이니 찍기 같은 건 애들 장난이라 생각하셨남?


^^ 전국 대회 때마다 늘 주관홍 회장께서 삼천포에서부터 횟감들을 푸짐하게 냉동하여 가지고 오시는데, 역시 오늘도 싱싱한 피조개를 잔뜩 가지고 오셔서 비공어르신을 대접하고 계신다. 오늘은 또 횟감에 더해서 1년씩이나 차에 싣고 다니며 개봉을 안한 러시아 산 보드카를 꺼내 놓으셨는데 그 향이 술을 못하는 내게도 향긋하다.

 

^^ 한영대 회장과 비공어르신이 보드카를 주거니 받거니 하신다.


^^ 오후 3시에 대회가 close 된다는데 고도를 잡아 신나게 놀던 글라이더들이 거의 3시가 임박하여 급하게 내려오며 타켓에 욕심을 내 무리한 착륙을 하는 분들도 있다.


착륙장 왼쪽 언덕의 음식점들 마당에는 갤러리들이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 보며 타켓을 찍는 글라이더들이 착륙할 때마다 박수를 치거나 아니면 "에이~" 하는 탄식들을 쏟아 놓는다.


^^ 뒤늦게 착륙을 하신 모르진 최영철님, 스카이다이빙 고수인데다가 한국에 몇 안되는 윙슈트 자격증을 미국에까지 가서 따오신, 그야말로 액티브 스포츠 매니아시다.


^^ 드디어 시상식!  본격적인 시상식에 앞서 등외의 단체 클럽에 애석 선물부터 준다.(왼쪽부터 창공,평택,서독산매니아)


^^ 연습조종사부에서 류제동씨가 2등을 수상했다. (그래서 아까부터 점수 집계하는 곳을 못 떠나고 배회를 하셨구먼? 축하합니다!)


^^ 강산 김용규님은 조종사부 3등! 이승춘 골드윙팀장과 동점이였으나 연장자 순으로 3등 수상! 이승춘팀장은 등외 애석상!


^^ 단체부에서는 안양팀이 단체2등 수상!  멀리 남해안에서 오신 와룡팀이 영예의 1등, 그리고 수원골드윙팀이 3등! 축하합니다!

(그런데, 상패를 주면서 왜 남양주 시장'기' 대회지? 남양주 시장'패' 대회가 아니고? ㅎㅎㅎ)


이렇게 해서 오늘도 남양주 시장이 베풀어 준 즐거운 하루가 갔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 이 날의 비행 로그리스트(이 날도 터키 파묵칼레 비행 때처럼 'G-바리오메터'가 고도 원점을 잡기도 전에 이륙을 하는 바람에 고도가 바다밑으로 556.1m나 들어 간 것으로 나온다. 결국 이 날의 최고고도는 1,075.5m 정도는 된단 얘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