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부끄럽지 않은가? 오죽하면 여당 최고의원까지 이런 말 할까?

한나라 의원 자괴감 “쥐구멍 들어가고 싶다”

민간인사찰 본질 눈감은 '굴욕 검찰'…여당 내부 "우리가 민정당인가"

2010년 08월 12일 (목) 17:01:09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 "이 정부 탄생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심히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누구의 얘기인가. 이명박 정부 탄생의 주역 중 주역이라는, 실세 중 실세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2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내용이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과거 군사독재정부에서나 있었던 민간인사찰, 정치인 불법사찰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 검찰은 그것을 적당히 덮고 하는 일이 이 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부시장을 지냈던 핵심 측근이다. 그는 검찰의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지 못한 게 아니라 안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검찰 수사는 한나라당 지도부까지 '부끄럽다'고 규정할 만큼 참담한 결과를 내놓았다. 국무총리실이 의문을 풀어줄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의도적으로 손상시켰는데, 검찰은 하드디스크 복원을 시도했는데 잘 안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지난 7월12일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력투쟁설과 관련, "이번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와 정부내 비선조직의 존재와 불법행위 이후 일부 측근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라고 밝히다 갑자기 통곡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 법과 원칙이라는 잣대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현실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아니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정두언 의원은 "누가 이것을 파괴를 했는지 그건 금방 밝힐 수 있다. 누가 이것을 지시했는지? 왜 했는지? 이것을 밝히지 못하면 검찰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과거 권위주의 검찰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권위주의 검찰이라면 언제를 말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서울시 부시장을 지냈던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해답을 내놓았다. 정태근 의원은 12일 성명을 통해 "검찰이 '1차 수사 결과'라고 밝힌 것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수사관 2인만을 구속한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것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권위주의 시대 검찰은 바로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을 말하는 것이었다. 정태근 의원은 한나라당 내부 반응에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 11일 논평을 통해 "검찰의 수사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정태근 의원은 "한나라당은 민정당이 아니다. 그동안의 대변인들의 관행으로 이해하려 했지만 '검찰수사를 존중'하다는 어제 대변인의 성명에서 보수의 철학도 역사의식도 결여한 과거의 어두운 보수정당의 모습을 본다"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은 "국민은 권력이 겸손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기다렸다 심판하지만 정직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곧장 분노한다"면서 "정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한나라당의 정권재창출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상처가 더욱 커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