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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일지

한강 왕복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예봉산 정상 찍은 걸로 만족하기!

by skyrider 2011. 3. 20.

일시: 2011.3/13(일)
장소: 팔당 예봉산
날씨: 맑음, 남서~서 2~3m/s
체공: 43분
동행: 비공어르신 외 서독산매니아 연합회원들

 

 

오늘은 예봉산 시공제가 있는 날, 작년 시공제는 배풍이라 비행은 못하고 지상에서 핸드링만 했는데 예보로 봐선 기분 좋은 비행이 될 것 같은 기분이다.

 

11시까지 오라는 하늘산 팀 연락을 받았다고 해서 10시 반쯤 착륙장 주차장에 도착하여 어르신께 전활 드리니 열차를 하나 놓치셔서 쫌 늦을 듯 하다신다. 덕소역에서 어르신을 모시고 하늘산 클럽하우스 앞에 도착을 하니 11시 5분, 그런데 벌써들 제를 다 마치고 삼겹살 바베큐를 굽고 이야기 꽃을 피우고들 있다. 서독산지기들도 다들 와있고....

 

11시까지 오라더니 왠일로 이리들 빨리 제를 마쳤냐고 물으니 이 지역 국회의원인 최재성의원의 스케쥴 때문에 당겨서 했단다. 매년 예봉산 시공제 때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 중 한 명인 최의원을 만났는데 오늘은 벌써 다음 스케쥴 때문에 자리를 떠 못 만났다.


어르신과 단둘이 뒤늦은 제를 올리고 서독산지기들이 둘러 선 바베큐 드럼통 앞엘 가니 모두들 긴 꼬챙이에 넓적한 삼겹살 고기뭉치를 끼워 불에 굽느라 정신이 없다.

왜들 그리 힘들게 꼬챙이들을 잡고 있느냐니까 자기 꺼 자기가 구워먹어야 하는데 다 구워 논 걸 남이 채 갈까 지키고 있는 거란다.ㅎㅎㅎ

 

^^ 뒤늦은 잔 올리기....

 

** 잘 구운 자기 꼬치구이 뺏길라 잘 지켜야지...ㅎㅎㅎㅎ

 

^^ 시공제! 친목도 다지고 안전의식도 다시 한 번 다짐을 하는 의미있는 행사다.

 

떡과 과일, 그리고 도야지와 오리고기등을 바베큐로, 또는 삶아서 입맛대로 배를 채우고 고깃내 잔뜩 밴 연기에 눈물까지 한 종지 쯤 흘리고 나서 예봉산으로 GO!GO!

 

^^ 예봉산을 오르시는 비공어르신! 금년 8순을 맞으시는데 정말 대단하시다....

 

오랜만에 올라 온 예봉산 이륙장!  역시 언제나 갤러리들이 많다.
예봉산을 처음 오는 등산객들은 커다란 장비를 멘 우리들을 보고 무슨 배낭이 그리 크냐고 놀라고 자주 와 본 등산객들은 놀라는 일행들에게 패러를 아는 체 하며 설명을 해 주는데, 아직도 패러를 행이라 하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은지... 행과 패러의 차이점을 설명해 주는 것도 이젠 귀찮을 정도다.

 

땀을 들이고 나서 지난 주 캐노피 터진 곳에 보수천으로 땜질을 하느라 하네스에서 분리해 놨는데 그 걸 이륙장에 펴놓고 셋팅을 하자니 눈치가 보일 것 같아 발길이 쫌 뜸한 등산로에 날개 한 쪽씩을 펴 놓고 하네스에 결합을 했다.

 

이륙장으로 돌아 와 보니 벌써 윈드더미가 나갔는데 열은 안 잡히는 듯 계속 쫄 모드로 착륙장으로 들어가나보다 했는데 능선을 벗어 나 고압선 있는 곳 쯤에서 열을 잡는다. 뒤 이어 두 번 째 더미, 이 번에는 이륙장 앞에서 릿지를 타더니 얼마 안 가 이륙장 상공으로 오른다. 그제야 너도 나도 서둘러 이륙장에 기체들을 펴 놓는다.

 

^^ 두 번째 더미는 벌써 이륙장 상공위로 오르고.....

 

한참을 순서를 기다리다 서독산지기들 중에선 매가님이 맨 먼저 나가는데 오른 쪽 윙탭이 꼬여있다.  앞으로 나가며 윙탭을 털어 낸다.  드디어 매가님도 한참을 앞으로 나가더니 고도를 잡고...

 

^^ 매가님!

 

^^ 그 다음 서독산지기 두 번 째 이륙자는 요즘 소래산 왕복에 개인돈 100만원을 걸어 서독산을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공로를 세운 김대욱씨!

 

뺑 둘러 선 등산객들은 동호인들이 이륙 해 나갈 때마다 박수에다 환호성이 요란하다. 처음 예봉산 비행을 할 때는 그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무척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예봉산 비행의 매력이 됐다.

 

러셀님이 날개를 폈는데 써멀 잡을 생각은 않고 왠일인지 그대로 착륙장으로 직행한다. 다른 동호인들은 고도를 올리려고들 안깐힘을 쓰는데 러셀님은 오로지 찍기에만 욕심이 나는 모양이다.ㅎㅎㅎㅎ
(몇몇이 의기투합! 만원씩 걸고, 찍기 1등이 몽땅 차지하는 걸로 도전자들을 모집하던데, 7만원이 걸렸다던가? 나중에 착륙을  해서 물어 보니 결국 러셀님이 소기의 목적달성을 했단다.집에 가서 가족들 한테 인심 좀 쓰셨을라나?)

 

^^ 러셀님은 그대로 착륙장으로 직행!

 

만다라 이영선님은 새로 바꾼 R2날개를 타고 잘 이륙을 했는데 무슨 일인지 이륙장을 벗어 나기 바로 직전에 탑랜딩(?)을 한다.왠일이지?

 

^^ 만다라님은 이렇게 잘 떴는데 왜 급히 탑랜딩(?)을 했을까?

 

 

^^ 백미님 이륙장면도 놓쳤네? 지~송!

 

^^ 박종호씨! 

 

한 참을 비디오로 활공장 풍경을 담으시던 비공어르신이 드디어 이륙을 하셨다. 아주 깔끔한 이륙! 그런데 이륙장 앞에서 갈之자를 한 번 그리시더니 좀 더 릿지를 타시면 좋을 텐데 그냥 일직선으로 나가신다. 앞으로 나갈 수록 고도가 자꾸 처지기만 한다. 애구 안타까워라!

 

^^ 어르신의 이륙!

 

^^ 그냥 착륙장으로 직행하시네 ㅠㅠ

 

어르신이 나가신 후 서둘러 이륙준비를 하고 나니  강산님이 이륙장 앞을 막 떠나고 있다. 애구! 이륙장면을 놓쳤네...

 

^^ 강산님도 이륙장면을 놓치고....

 

 

^^ 신임 서독산 관리위원장이자 경기도 생체협 이사이신 매봉님의 이륙!

 

이제 왠만큼 많이들 나가, 이륙대기자들이 좀 줄었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나도 이륙! 왼쪽으로 바로 틀어 릿지를 붙였다.

너무 깊이 들어가면 남서풍이라 철문봉 쪽에서 넘어오는 바람에 맞을까 싶어 더 못들어가고 다시 돌려 이륙장 쪽으로 나오니 고도가 좀 오른다.

 

이륙장을 지나 다시 턴, 왼쪽으로 도니 바리오가 약하게 운다. 이후 한 두번 더 이륙장 앞에서 릿지를 붙이니 드디어 이륙장 능선마루를 올랐다.

이륙장 상공으로 향하는데 큰 카메라를 들고 이륙장에서 서성이는 메이님이 보인다. 어떻해든 메이님의 카메라에 잡혀야하는데 안타깝게도 딴 델 보느라 날 못 본 것같다. 소리를 지르자니 그렇고.... 애그! 여길 좀 보시고 한 방 좀 찍어주시지...

 

메이님의 눈에 띌까 싶어 이륙장 바로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는데 드디어 메이님이 날 봤다. 커다란 카메라 앵글을 내게 들어 올린다. 멋진 작품이 나오려나?

 

^^ ㅎㅎㅎ 바로 요 사진! 멋진 작품 사진 하나 건졌습니다. ㅎㅎㅎㅎ

 

이후 이륙장에 누군가 날개를 펴기에 더 이상 이륙장 상공에서 얼씬 거릴 수가 없어 앞으로 나가 본격적으로 열을 찾기 시작했다.
어렵사리 이륙장 왼쪽 능선마루를 타고 철문봉 봉우리를 올랐다. 그런데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고도를 새까맣게 올렸던 기체들이 모두 착륙장으로 들어 가고 이제 막 이륙해 나온 기체들 중 노란 기체 한 대만 고도를 올려 철문봉 쪽으로 다가 오고 다른 기체들은 모두 착륙장으로 직행을 한다.

 

^^ 이륙장에서 누군가 나오고 있다!

 

철문봉 부근에서 써클링을 하며 고도를 좀 더 올리려다 보니 약간 기체가 흔들린다. 그래서 훗바를 걸으려 발을 휘젖는데 훗바가 안 걸린다. 왠일일까 싶어 손을 밑으로 내려 잡으려고 보니 아뿔싸! A라이저에 결합되어 있어야 할 훗바가 덜렁거린다. 아까 여유있게 셋팅을 한다고 했는데 잊어 먹은 거다.

 

(요즘은 출근하다 말고 뭔가 빼먹고 나온 게 생각 나 다시 돌아 오는 경우가 많아 할비랑 작별 뽀뽀를 하고 창문으로 내다 보고 있던 4살짜리 손녀가 제 할미한테 "할아버지가 돌아 오세요! 뭐를 또 잊어버리셨나봐요" 라며 일러바치는 정도인데 이젠 목숨하고 관계된 비행을 하면서도 이러니 보통 문제가 아닐세 ㅠㅠ)

 

전에 철문봉에서 한강 쪽으로 이어진 봉우리 사이에서 앞전이 밑으로 꺾여들어 와 철렁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가능한 한 느긋하게 맘을 먹고 디카를 꺼냈다.

한 컷 찍고 얼른 집어넣고 다시 꺼내 얼른 찍고... 다시 넣고.....

 

언젠가 바람이 좀 쎈날, 철문봉에서 고도를 잡느라 써클링을 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드리프트가 되어 나 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내려다 보던 백미님이 너무 뒤로 밀린다고 앞으로 나가라는 바람에 시껍을 하고 나온 이후 한 번도 예봉산 정상을 못 타 봤는데 오늘은 절호의 찬스다.

 

그 때 만큼 바람이 세지도 않고 해서 어렵지 않게 예봉산 정상을 찍고 다시 앞으로 나오는데 밑에 낮익은 연두색 부메랑이 보인다. 강산님이다.

 

^^ 강산님을 여기서 만나네요? 반가워유~

 

한 참을 철문봉 부근에서 놀다가 예봉산 정상 쪽으로 간 강산님을 찾아 보는데 안 보인다. 어라? 이 게 왠일? 혹시 불시착을? 밑의 능선을 찾아 봐도 없고 위를 봐도 없고.... ????

 

한 참을 찾았는데 강산님이 갑자기 내 머리 위를 휙 지나 나를 추월해 나간다. 휴~ 안심! (나중에 들어보니 아까 나와 지나쳐 정상으로 가면서 큰 열을 잡아 1천미터가 넘는 고도를 올려 두물머리까지 갔다 오는 길이란다.애구 아까워, 강산님을 따라 갈껄!)

 

강산님은 그 길로 착륙장으로 직행하고 하늘엔 나와 노란 색 줄루기체 둘 뿐이다. 이륙장에도 더 나올 기체는 없고 등산객들도 그냥 지나쳐 가고 있다. 

철문봉에도, 헬기장에도, 예봉산 정상에도 등산객들이 둘러앉아 먹을 것들을 나누고 있고...

 

^^ 예봉산 정상에서 음식을 나누는 등산객들.... 뒷쪽으로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다....

 

^^ 심심하니까 재미로 내 얼굴도 찍어보고....

 

재미가 좀 덜하다. 1시간은 채워야 하는데......

기체가 약간 꺼떡거릴 때마다 훗바를 안 맨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여 에이, 그만 내려가자! 나로선 큰 결단을 했다. 내가 착륙장 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같이 비행을 하던 노랑 줄루도 나를 따라 착륙장 방향으로 튼다.

 

예봉산 비행 때마다 팔당대교를 내려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팔당대교 IC, 장난감 같은 자동차들!

 

이왕이면 한강을 건너 갔다가 오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한강을 건너 갔다 돌아 오는 것은 다음 목표로 남겨놓고 오늘은 맛뵈기로 한 1/3쯤만 나갔다가 다시 들어 와 착륙장을 향했다.

다음 예봉산 비행목표는 한강 건너갔다 오기다, 그리고 운길산 찍기! (ㅎㅎㅎ Live 내 기체로는 너무 꿈이 야무진가?)

 

 

 

^^ 한강을 1/3쯤 들어 갔다가 다음을 기약하고 나와 착륙장으로....


강변을 걷던 몇몇사람들이 착륙해 들어오는 내게 폰카를 들이 댄다.

착륙한 후에 어르신이 달려 오시며 내가 들어 오는 걸 못 봐 동영상을 못 잡았다고 아쉬워하신다. 기체를 추스려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오며 백미님께 찍기 어떻게 됐냐고 물으니 2등을 했다는데 승자독식이라 2등은 아무 것도 없단다.

(찍기의 도사 백미님이 아깝게 됐네, 혹 주최측을 배려해서 부러 2등을 찍은 건 아닌지 ㅎㅎㅎㅎ)

 

^^ 착륙장에서 서독산지기들의 착륙인증 사진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