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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일지

청풍호반 벚꽃구경에다 수몰지역 문화재 관광, 게다가 하늘여행까지 ㅎㅎㅎ

by skyrider 2011. 4. 19.

일시: 2011.4/16(토)
장소: 제천 비봉산
날씨: 맑음,남서~서1~2m/s
체공: 27분
동행: 비공어르신,홍기학상무님

 

 

이번 주말엔 전남 보성에서 생체협 참피온전이 있고 제천 청풍호반에선 벚꽃축제가 열려 장관익 진글라이더 총판사장이 동호인들을 초청한단다.
서독산 멤버들중 대여섯 명이 보성으로 내려가고 김용규씨는 제천으로 간단다.

 

잠시 고민을 하다 보성은 너무 멀고 청풍 벚꽃축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비행을 해 주는 동호인들께는 모노레일을 공짜로 태워준다는 비봉산으로 가기로했는데
김용규씨는 용인에서 참석하는 동호인 몇 분과 같이 출발한다고해서 우린 별도로 가기로했다.

 

어르신을 모시고 홍기학상무를 만나기로한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으로 오니 장기주차장은 상행선,하행선 모두 새벽 6시쯤에 벌써 만차란다.


사정사정하여 상행선 장기주차장에 홍상무 차를 억지로 맡겨놓고 출발을 했는데 의외로 중부선,영동선이 다 한가롭다. 청풍호반길로 들어서서도 예상과는 달리 차는 많친 않은데 벚꽃은 망울만 있고 아직 피질 않았다.

 

며칠은 더 있어야 만개가 될듯한데 벌써 벚꽃축제를 한다니 좀 의아스럽다. 그러나 실망은 곧 탄성으로 바뀐다.

호반길 초입을 벗어나 좀 더 들어가니 만개된 벚꽃터널이 이어진다. 구불구불 이어진 호반길의 햇볕을 받는 방향에 따라 벚꽃의 개화시기가 다른 듯...

 

^^ 양지바른 곳엔 벚꽃 터널이 이어진다.

 

  ^^ ^^ 어르신은 여기저기 동영상을 담으시느라 열심이시다.

 

^^ 암석으로만 이루어진 돌산,

 

인공암벽 같은 희안한 바위산이 있는 금월봉휴게소에 잠시 들렸다가 시간이 좀 일러 분수대 옆 호반가의 번지점프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미군들이 단체로 관광을 온듯 짧은 머리의 서양 젊은이들이 많다. 두 젊은 남여를 늘여뜨린 긴 로프에 행글라이더에 태우듯 묶더니 끌어 올리는데 발끝 쪽을 묶어 놓은 줄을 푸니 비명소리와 함께 마치 행글라이더를 타고 약 45도 각도로 내리박히듯 내리 꽂더니 앞뒤로 그네를 탄다.

 

청풍시내엔 제법 복잡하여 여기저기 길을 막고 차량흐름을 통제하고 있다. 점심은 이륙장 초입 동네인 대류리에서 먹기로 했는데 시간이 좀 일러 청풍대교를 건너서 오른 쪽 높이 올려다 보이는 정자 구경을 하기로 했다. 벚꽃과 산수유가 흐드러지게 피어 운치를 더한다.

 

이 곳에 비행 올 때마다 그냥 지나치기만 했는데 알고보니 충주댐을 만들면서 수몰위기에 있던 고인돌, 고풍스런 옛 조선시대의 기와집등 문화재들을 옮겨 와 청풍문화재단지를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을 하고 있었다.

 

 

^^ 고인돌 마저 떠 옮겨 왔다.

 

입장료가 있는데 어르신은 경로우대로 무료입장,나는 만으로 65세에서 한 살이 부족해 참전유공자증을 보여주고 그냥 통과, 결국 홍상무님만 입장권을 끊어 들어 왔다.

여기저기 볼거리가 제법 많다. 특히 수몰 전에 이 동네 저 동네 멀찍이 떨어져 있던 옛 고가들이 지금은 오손도손 이웃이 되어 처마를 마주하고 있는 것이 희안하기도 하고 부뚜막이 있는 부엌이며 사랑채,대문깐 옆의 외양간도 정겹고 시렁이며 물래등 옛 물건들이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 오르게 한다.

 

 

 ^^ 이 동네 저 동네 멀리 떨어져 있던 고가들이 다정한  이웃이 되어 정답다.

어르신은 여기저기 동영상을 찍으시느라 바쁘시다.

 

^^ 어르신 거기서 사진 찍을시다 잘못하면 곤장 맞아요 ㅎㅎㅎ

 

봉우리 위의 정자 위에서 내려다보는 청풍호의 풍광이 수려하다. 마지막 손질이 바쁜 청풍 현수교가 완성되면 뒷편의 패러 활공장에서 날아다니는 글라이더를 배경으로 한 그림과 함께 정말 아름다운 관광자원이 될듯하다.

 

^^ 정자위에서 내려다 보는 현수교가 아름답다.

 

간간이 떠오르는 패러들이 있는데 김용규씨와의 일행인지 아닌지 아침부터 계속 통화가 안되니 답답하다. 
대류리 동네엘 들어 오니 전에 물이 가득 차 윈드색이 목만 내 밀고 있던 착륙장에 물이 빠져 착륙한 동호인 몇명이 장비를 챙기고 있다.


물어보니 김용규씨와 같이 온 용인팀이다. 김용규씨는 마지막 사람까지 이륙을 봐주느라 아직 이륙을 못하고 있단다.  그런데 계속 전화는 불통이다.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봐도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낚시터를 관리하는 곳을 찾아가 물으니 전에는 여기서 음식을 했는데 지금은 안한단다.
별수 없이 청풍시내엘 다시 나갈 수 밖에 없을 듯....

 

시내엔 아까보다도 더 차가 많아져 복잡하다. 가까스로 차를 대고 식당엘 들어가니 손님이 꽉 차 밥이 떨어져 언제 순서대로 밥이 나올지 모르단다. 어떤 집은 일반식사는  안되고 고기만 판다고 뱃장장사를 하기도 하고... 몇집을 더 들렸다가 간신이 한 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착륙장으로 들어가니 김용규씨가 있다. 왜 전화를 안 받았냐니까 전화기를 차안에 두고 올라갔단다. 열이 좋아 1800m까지 고도를 올려 청풍호를 건너 번지점프장 상공까지 날아 가 확실한 볼거리 비행을 보여주고 다시 건너 와 이제 막 착륙을 했단다.

 

가스트도 별로 없고 열비행하기엔 그만이란다. 아직 식사 전이라 비행중인 일행 중 마지막 한 사람이 착륙을 하면 귀가길에 청풍에서 식사를 하고 갈 거란다.
아침에 통화가 됐더라면 행동을 같이 하는 건데.... 장관익 사장의 차가 길옆에 있기에 물어보니 여기서 이륙하여 영월까지 날아 갔단다.

보성 대회가 있어서인가 오늘 여기로 비행 온 동호인들이 그리 많질 않다.

 

^^ 청풍호수를 건너 번지점프장위에서 확실한 볼거리 비행을 하고 건너 왔다는 김용규씨와....

 

김용규씨와 헤어져 모노레일 정류장엘 오니 관리인이 전에 정광산에 있던 분이 아니다. 비행동호인들은 우리 셋뿐! 모노레일을 타고 이륙장엘 오르니 몇몇 관광객들이 올라 와 구경을 하고 있다.

 

관리하는 분이 있기에 물어 보니 요즘은 여기 모노레일이 알려져서 비행하러 오는 분들보다 일반 관광객들이 더 많이 올라 온단다. 대부분 연인들인듯 쌍쌍이다. 하기야 여기만큼 풍광좋고 호젓한 데이트 장소도 그리 흔치 않을듯...가끔 눈요기로 비행하는 모습도 구경하고...

 

우리 셋이 장비를 내려 놓으니 모두들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다 보며 우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윈드색은 열바람으로 이리저리 몸을 흐느적거린다.

 

^^ 이륙 전, 기념사진!!

 

어르신이 먼저 이륙을 하시는데 열바람으로 풍향이 일정칠 않아 걱정이 약간 됐지만 무사히 잘 이륙을 하셨다. 이륙장 앞에 열이 있어 어렵지 않게 이륙장 위로 오르신다. 그런데 이륙장 오른 쪽으로 나가시면 고도가 떨어진다.

 

왼 쪽이 더 나을 듯한데 왼 쪽으론 잘 안나가신다. 몇차례 이륙장 앞에서 릿지비행을 하시다가 오른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시더니 고도가 많이 처져 착륙장 방향으로
방향을 돌리신다. 그만 착륙을 하시려나?

 

어르신 비행 동영상은 여기까지로 스톱을 하고 홍상무 이륙을 거드는데 이륙장 모노레일 하차를 도와주던 분이 올라 와 같이 거든다.

캐노피를 들어 올리는 폼을 보니 잘 모르는 것 같아 잡는 요령을 가르쳐주고 물어보니 자기는 이륙장 관리인이 아니고 산불감시인인데 심심하니까 모노레일 하차도 도와주고 가끔 활공인들 이륙도 도와주고 있단다.

 

그런데 착륙하실 줄 알았던 어르신이 착륙장 가까이에서 써멀을 만나 끈질기게 돌리시더니 드디어 이륙장 상공까지 올라 오셨다. 와우~ 대단하시다.
전에 보령에서도 착륙 직전에 열을 끈질기게 잡고 늘어지셔서 이륙장까지 오르시더니 정말 연륜은 무시할 수가 없다.

 

^^ 비공어르신의 이륙, 그리고 착륙 일보직전, 다시 열을 잡아 이륙장으로 오르신다!!!

 

홍상무님이 이륙을 하는데 아뿔싸! 이륙장 오른 쪽 나무숲 쪽으로 돌진! 이크, 클 났다 하는 순간에 급하게 왼쪽으로 틀어 걸기 일보 직전에 빠져 나왔다. 휴~

홍상무도 어렵지 않게 이륙장 상공으로 고도를 올려 릿지를 잘 타고 있다. 드디어 이륙장 상공에서 어르신을 만나 듀엣비행을 하신다.

 

^^ 홍기학상무님의 아슬아슬한 이륙과 비공어르신과의 하늘에서의 조우!!

 

모노레일이 도착을 하니 몇명의 관광객들이 올라오고 먼저 구경하던 관광객들은 내려간다.

두 분의 비행을 지켜보다 나도 천천히 이륙준비를 했다.  새로 올라 온 관광객들도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나의 이륙을 지켜보고 있다.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기체를 들어 올렸다. 부드럽게 이륙을하여 어렵지 않게 이륙장 상공으로 올랐다.

 

^^ 이륙장에서는 몇명의 관광객이 내 비행을 지켜보고 있다.


아까 김용규씨는 열이 넓게 퍼져 있어 열 잡기가 어렵지 않다고 했었는데 내가 비행할 땐 열은 그리 넓지 않고 거품처럼 드문드문 깨져있는지 고도가 오르다 말고 까지고 오르다 말고 까지고 .... (실력차이! ㅠㅠ)

 

사진을 찍던 관광객이 비행하는 나를 자기들 사진의 배경으로 찍으려는지 내가 자기들 뒤로 오면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내 고도가 너무 높아 카메라에 잘 안 잡히는 듯, 그 중에 한사람이 손짓을 하며 소리를 지른다. 자기들 사진에 배경으로 잡히도록 고도를 좀 낮춰 달라는 듯.....

 

억지로 고도를 낮춰 배경으로 잡히도록 비행을 하다보니 정작 나는 항공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다.


좀 멀리 나가서 열을 잡아볼까하다가도 잘못하면 열도 못 잡고 그냥 착륙장으로 들어갈까 싶어 용기를 못내고 이륙장 위에서만 릿지를 타다보니 어떤 땐 이륙장 나무테크
를 스칠 듯 지나치기도하여 탑랜딩 유혹을 받기도 했다.
이륙장에 동호인들이 있었더라면 한 번 시도를 해 볼만도 한데 동호인들은 없고 소가 닭보듯 구경만 하는 관광객들뿐이니 위험부담이 클 듯하여 단념했다.

 

이후 왼쪽 뾰족봉 사이 능선가까이에서 릿지를 타며 작은 열을 잡고 놀다가 좀 더 앞으로 나가 더 큰 걸 잡아본다고 했다가 고도만 축났다. 
착륙장을 내려다 보니  두 분이서 장비를 다 챙겨 넣고 나를 기다리시는 것 같아 그만 착륙을 하기로 하고 착륙장으로 향했다.

 

^^ 나를 지켜보고 있는 두 분!

 

내가 들어 오는 걸 보시더니 어르신께서 부지런히 핸캠을 겨누신다.

 

^^ 비공어르신이 찍어주신 나의 착륙장면!

 

착륙장에는 황토빛 한복을 입은 사람이 착륙을 지켜보다 길위로 올라간다. 장관익사장을 만나러 온 동호인이란다.

 

홍상무님이 모노레일 정류장에 있는 내 차를 가질러 한복 동호인차로 올라가고 얼마 후에 장관익 사장이 나타난다. 열을 잡은 김에 내쳐 영월까지 날아갔다는데 영월의
현지 동호인이 여기까지 데려다 줬단다.

 

장사장 말을 들어보니 금년 9월까지 착륙장에서 이륙장까지 전기모노레일을 놓을 예정이란다. 주차장도 구비하고 해서 일반 관광객들과 비행동호인들이 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확실한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란다. 그리되면 그야말로 풍광수려한 전국적인 명물 활공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듯하다.

 

^^ 영월까지 날아갔다 돌아 온 장관익 진글라이더 총판사장, 금년 9월까지 전기 모노레일을 깐단다!!!!

 

돌아오는 길,
호반가의 벚꽃은 아침나절보다도 더 활짝 피어나 기울어져 가는 봄볕에 더 반짝인다.

 

저녁식사를 하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청국장을 좋아하시는 어르신이 포장을 해서라도 청국장을 사 가시겠다고 해서 전에 맛있게 먹었던 기사식당을 들렸다. 그런데 직접 이 댁 어머니가 담그시는 청국장이라 양이 많질 않아 포장판매는 안한단다.

 

그래서 그냥 막걸리와 안주로라도 달라고 해서 청국장을 시켜 먹는데 어르신이 집에서 담가먹어도 이 댁 만큼 맛이 안난다며 비결을 물으니 며느리가 자기도 어머님께
얘기로만 들었지 직접 담가보진 않았다며 어머님께 들은 얘기를 술술 해주더니 많이는 못드린다며 포장을 해준다.

 

귀경길, 홍상무가 내 키를 뺏다시피 하며 운전기사를 자청한다. 못 이기는 척하고 키를 맡겼지만 이 거 대 재벌구룹의 상무님을 운전기사로 부려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