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받은 은진수보다 정봉주가 더 나쁘냐”

한겨레 | 입력 2012.10.16 12:10

[한겨레]정봉주 전 의원 가석방 불허 결정에 누리꾼 비판 쏟아져

법무부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복역 중인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가석방을 불허하자, 야권과 누리꾼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에서 1억원의 금품을 받아 복역한 은진수감사원 감사위원이 불과 두달여 전 가석방된 경우와 비교하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정봉주 전 의원의 변호를 맡았던 이재화(@jhohmylaw) 변호사는 가석방 불허 결정이 난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형편없는 정권이라지만 법집행을 이렇게 마음대로 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날조한 기획입국설 유포한 자에게 면죄부 주면서 정봉주 가석방조차 불허하다니, 참 나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Park_Youngsun)은 "대한민국에 법치가 있습니까? 법치 없이 민주주의가 있습니까? 물방울다이아 은진수 전 감사위원은 가석방? 정봉주 의원은 불허!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했다.

김용민(@funronga) '나는 꼼수다' 피디 역시 "정봉주의 '죄'가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7000만원을 받고 자신의 친형을 제주도 한 카지노 업체에 감사로 올린 다음 급여 명목으로 매월 1000만원씩 모두 1억원을 받은 은진수보다 더 나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1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모범수 등급인 에스(S)1등급으로 분류되고 형기의 70%를 복역한 뒤 지난 7월30일 가석방됐다.

지난 6일로 형기의 70%를 채운 정봉주 전 의원도 가석방 예비심사 결과 에스(S)1 등급을 받아 교도소 쪽이 가석방 적격심사를 법무부에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재범의 위험성이 없어야 하고 '개전의 정'이 있어야 하나, 정 전 의원은 그런 측면에서 평가가 좋지 않았다"며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노회찬(@hcroh) 의원은 "불허 사유가 재범의 위험성이라구요? 법무부에선 가카께서 BBK사건 또 일으킬 것으로 보는 모양이죠?"라고 비난했다.

트위터 사용자 @d***는 "재범의 우려가 있다는 말이 가진 함의는 '박근혜를 검증하려는 사람은 모두 감옥갈 준비부터 해라'는 뜻입니다. 대선 후보 검증을 다시할 우려가 있어서 가석방을 안하는 법무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wonyong****)는 " 정봉주가 강도를 했나 사기를 쳤나? 미친놈들. 가능성으로 보면 전과 14범인 가카가 더 재범 위험성이 있는거 아닌가?"라고 분노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2007년12월 대선을 앞두고 비비케이(BBK)와 관련, 이명박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실형 1년 확정판결을 받고 지난해 12월26일 수감됐다.

한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이 주최하는 '정봉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행사는 가석방 부결에도 예정대로 오는 26일 저녁 8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이경미 기자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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